‘농촌정원, 왜 필요한가?’ 설득이 우선

농진청·정원디자인학회, ‘농촌정원 조성방안 심포지엄’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5-18


“농촌정원이 농민들에게 왜 필요한가?”

15일(금) 열린 농촌정원 조성방안 심포지엄에서는 농업을 하는 농민들이 ‘농업일을 하면서 정원을 가꾸는 것이 왜 필요한지’가 먼저 농민들에게 설득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중지가 모아졌다. 자칫 정원가꾸기가 농민들에게 또 하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토대로 농촌진흥청에 다양한 제안들이 개진됐다.

오경아 정원디자이너는 농촌진흥청에게 ‘정원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보다는 왜 구성해야하는가를 설득해야 하고,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농촌의 활성화를 위해 6차 산업을 지향하지만 실제 2차, 3차 산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며, 이것이 중앙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농촌정원의 구성방법은 디자이너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권진욱 영남대 교수도 “농촌정원을 원하는 주체가 농민인지, 도시민인지, 공공기관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고,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도 “농촌민이 정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며, 이해를 돕는 것이 우선이다. 농민에게 먼저 매뉴얼을 제시하는 것은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박율진 전북대 교수, 오경아 정원디자이너, 최연철 농림진흥재단 부장

최연철 농림진흥재단 부장도 정원모델 제시보다는 인프라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 농촌은 준비되어있는가?’를 먼저 질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에는 고령화와 단독가구 수 증가, 높은 여성비 문제가 있다. 실제 노동시간만 8~10시간인 농촌에서 정원을 가꾸기 위한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과 지속적인 지원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초기단계의 농촌정원은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조성되어야 하며, 이는 붕괴된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공동체정원’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드닝교육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지역단위의 관광자원화는 그 다음 버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정원의 가치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홍렬 (주)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연구소 책임연구원, 최진아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

김홍렬 (주)랜드스케이프어바니즘연구소 책임연구원도 지속가능한 농촌정원 운영·관리를 위해서 ‘주민들의 의식개혁과 가드닝에 대한 교육, 동기부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촌현장포럼을 적극 장려하고, △행정업무를 지자체나 관리 부서에서 담당하는 등 주민활동의 지원체계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농촌현장포럼은 농촌마을 발전단계별로 필요한 결과물 도출을 목표로 한 주민협의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정책적으로 주민들의 역량을 끌어내고 쉽게 하도록 돕는 ‘퍼실리테이터’ 형태의 새로운 활동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주민참여를 위한 마을의 홍보담당자, 문화프로그램 육성 및 운영자, 농촌정원 전문컨설팅 등의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이 주민참여 지원에 맞도록 개선되고, 지역특성에 맞는 정원식물 보급 등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진기관인 국립농업과학원의 최진아 연구사는 농촌정원의 필요성에 대한 주민설득에 동의하며, “농촌정원이지만 다양한 법들이 엮여있기 때문에, 농민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로 관리하게끔 하는 등 농촌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가는 방안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6차 산업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는 법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정원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를 위해 농촌의 현황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홍광표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은 “마을숲이나 정자주변, 우물가, 담장 및 등 정원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또 다른 모습의 정원을 상정해볼 수 있다”며 농촌정원의 모습들을 설명했다. 대체적으로 알고 있던 궁궐이나 귀족들의 정원에서 시야를 대중으로 넓혀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학회는 농촌정원 연구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을 예정이다.

최진아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농촌마을의 정원의 현황분석을 통해 몇 가지 특징을 설명했다. 

농촌정원의 식재는 상록교목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낙엽교목으로는 유실수가 주를 이룬다. 조형물로는 맷돌이나 장독대, 장작더미 등 안 쓰는 농촌의 도구들을 활용하며, 해먹, 의자 등 개인적 공간보다는 평상과 같은 함께하는 공간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정원의 기능으로는 깨 털기 등 농 작업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올해 4월부터 순천대 정원문화사업단과 함께 전남 담양 도래수마을에 농촌정원 시범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마을조성 현장협의회를 거쳐 정원설계 중이다.


권진욱 영남대 교수, 정명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 송군호 (주)이소PLAN 대표

이밖에 △선진 외국의 정원조성과 최근 연구동향(권진욱 영남대 교수), △가드닝 기술의 농촌마을 도입방안(정명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 △농촌지역 정원조성 사례(송군호 (주)이소PLAN 대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전혜경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농촌에 정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농촌을 가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한다. 농촌정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통해 ‘농촌다운’ 곳으로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혜경 국립농업과학원 원장, 임영호 화훼협회 회장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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