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원 설계공모

정현조경기술사사무소 ‘환원'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05-24

동해남부선 포항역~효자역구간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 설계공모에서 정현조경기술사사무소의 '환원'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3일 포항시는 △계획개념 △공간 △경관 △친환경 △기술계획 등 총 5개분야에 대한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당선작 1점, 우수상 1점, 입선 1점을 각각 선정해 발표했다. 


정현조경기술사사무소의 `환원(시간이 축적된 경관)`은 시간·문화·생태·인프라 등의 기본바탕에 기억과 랜드마크, 참여와 놀이, 숲과 물, 길 등의 주제로 끊어진 도시적 기능을 회복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원화사업은 실시설계와 공청회를 거쳐 설계가 완료되면, 2017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조감도


개요

공모명 : 포항역~효자역 구간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
위 치 : 지곡건널목(효자역) ~ 안포건널목(포항역)
사업규모 : 총 연장 4.0km, 면적 120,538


설계사: 정현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윤용찬 소장

참여자: 윤용찬, 정익재, 김다윤, 손종미, 박혜진



'환원'


일제 식민지시대의 물자약탈 수단으로 개통하여
산업사회의 도시인프라로서의 기능을 마감하는
100여년 동안, 시간이 기록한 대지의 흔적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폐선된 대상지의 기능을 보존과 재생산이라는 맥락에서
도시구조에 재편입 시키고, 사회·문화·경관생태·경제적
가치를 이끌어 내어 단순한 도시하부구조가 아닌
도시의 문화경관복합체로서의 새로운 경관인프라스트럭처로 환원시키고자 한다.





동해남부선 147 트레일 비전


포항과 부산으로 운행되던 147km의 동해남부선은 철도복선전철화 및 노선변경으로 순차적으로 폐선되거나 폐선될 가능성이 크다. 포항-울산-경주-부산의 네 개 도시를 내륙으로 잇고 있는 후기산업시대의 잔재는 포디즘적 해석으로 입지가 결정된 전략적 노선인 만큼 경유지의 도시적 특성들이 잘 반영되어 있다.


147km의 폐선로는 네 도시의 독특한 도시문화경관을 잇는 철도트레일이 될 것이며, 포항의 4km구간은 이 트레일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 이에 포항을 현재 추진중인 동해안블루벨트에 이어 내륙그린벨트가 합쳐질 그린블루관광벨트의 중심도시로서의 비전을 제시한다.



대상지 현황


5줄기의 산자락과 너른 들판은 철로의 운행 이후 도시 남북교통망의 중심축이 되어 도시발전과 개발을 견인하였으나, 서측의 핵심생태지역과 동측의 형산강 및 해안으로 이어져야 할 도시경관생태·문화적 인프라를 단절시키는 오류를 범한다.

폐선 이후 단절된 관계를 회복시키는 촉매로서의 대상지의 이해는 도시화과정 속의 당위적 해석이다.



대상지 여건


대상지의 좌우측은 주거지역과 포항역 주변으로 일부 상업지역이 분포하고 있다.
폭원 40m 이하가 전체 구간의 57%로 가늘로 긴 형태를 취한다.

6개의 건널목이 6개의 마디로 공간구조를 분절시키고, 철로에 의해 단절된 교통망은 4개의 입체도로를 형성시킨다.





대지의 인덱스

생태적·물리적 인덱스가 전구간에 걸쳐 분포되어 있고, 이는 대지 본연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읽어내는 복합적 시각을 제공한다. 대지의 인덱스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지켜내고자 한다.



설계개념 ‘환원’


환원은 연속된 시간성에 기초하여 어긋난 자연적·사회적 순리를 본디의 상태로 되돌려 생명력이 불붙은 재생의 개념을 함축하여 제시한다.
 
폐선구간의 독자적 환원이 아닌 시각·문화·생태·인프라의 4가지 바탕과 8가지 행위수용장치를 통해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 도시재생의 촉매가 될 수 있도록 한다.









개념의 발전


시간의 환원


기억



철길의 기억을 담다_ 철길의 고유경관을 보존하고 철로의 기억을 모티브로한 포토존을 조성한다. 궤도 내측 자갈 존치, 외측자갈은 식생의 자연활착을 유도하기 위해, 제거후 포장부의 기층재로 활용한다.



우연한 발견으로 옛기억을 회상시키다_ 과거의 흔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보다 이용시간 · 행태 · 이용속도 등 이용자의 상황에 따른 우연한 발견을 유도한다. 



증기마당_증기기차의 추억이 떠올려지거나 기억이 없다해도 너무나 즐거운 공간이 된다. 아이들이 노는 풍경을 내려다 보는 이의 표정도 밝아진다.


Landmark




미래의 기억_대상지의 랜드마크로서 광섬유가 내장된 빛투과콘크리트 박스 안에, 폐기된 기차를 담는다.
누군가에게는 유년시절 철로에서 놀던 추억, 누군가에게는 생의 도태를 당해 삶의 길을 찾아 만주로 이민을 떠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노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옛기억을 회상케 하기에는 기차가 주는 개개인의 의미가 너무 다양하다. 포항역에서 마지막까지 운행되었던 기차시간표의 시간을 내장해 그 시각에 따라 경적소리와 함께 기차 특유의 기계음이 잔잔히 울려퍼진다. 



문화의 환원


참여




사회적 참여를 공원성장의 기초개념으로 삼는다. 시민·단체·전문가가 함께하는 민간협치기구로서의 포항그린트러스트를 출범 실천전략으로 대상지를 ‘53만 시민내나무갖기운동’의 거점공간화 




공간구조는 시민 스스로 문화를 생성해내는 자궁이 된다


놀이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밝은 경관에 주목하며, 대상지를 아이들의 정서적·육체적 성장과정의 영향까지 고려하는 비의무적인 공간으로 계획


컬처노믹스


포항의 관광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장소마케팅 시도



생태의 환원




7개의 숲과 숲을 잇는 산책길로 끊어진 5개의 산자락에 대한 경관생태적 회복을 시도하며, 그린인프라로서의 시간성과 문화성에 대한 인덱스와 결합하여 다양한 유형의 숲을 만들어 낸다.



①어울누리숲_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이라는 이름처럼 시민참여에 의해 조성·관리되는 대상지의 거점 숲이다. 숲이 성장해 우거지면 그린루프를 형성해 시민들의 쉼과 참여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가 된다.



②회상의 숲_ 증기마당(안개분수) 양측으로 키 큰 나무를 식재하여 수경관과 조화된 비스타 경관 연출



③애환의 숲_ 공감하기 힘든 식민도시의 애환의 삶과 이내 이어진 한국전쟁의 슬픔, 1970년대 부터 2000년까지 30년 동안 운행되었던 포스코 통근열차, 포항스틸러스의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축구장까지 운행해 주던 추억의 이야기들을 시민공모로 모은다. 구불구불 느린 걸음을 만들고 고개를 숙여야 보이는 이야기 바닥을 만들어, 나의 이야기와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감의 길이 될 것이다.



④기억의 숲_ ‘미래의 기억’으로 명명한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좌우의 너른 잔디마당을 둔다. 잔디마당은 위요된 숲에 의해 다양한 행태를 잉태시키는 숲의 자궁이 된다.


⑤경관조절숲_ 연접한 고층아파트의 수직인공요소에  대한 시각경관적 완화 시도



⑥배움의 숲_ 방장산 줄기의 식생구조를 반영하고 사유지의 녹지활용계약을 통한 도시텃밭을 도입하여, 프로슈밍경관(생산과 소비경관)을 연출


⑦시간의 숲_ 기존 완충녹지에 조성된 숲으로 포항역사 방향의 차폐숲은 개방형 숲으로, 도로방향은 위요적 배식을 보완하여 시각경관의 변화를 시도



WSUD 물친화디자인


들마을, 못골, 벌레골, 대잠못 등의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1960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상지 주변은 광활한 논밭과 구릉지였으므로 물의 흐름이 순리적이었으나. 대잠못을 메운 자리에 시청과 상업시설이 들어오고 도시가 개발되면서 토지의 빗물저류, 침투, 유출계수의 관리가 어려워졌다.



구릉지와 8차선도로 사이에 위치한 대상지를 생태수로 · 조절지 · 레인가든 · 도로연석부 식생지 · 생태주차장 ·투수포장 등을 활용한 물친화디자인을 적용하여 도시빗물관리 녹지로 계획함





인프라의 환원; 길


사업구간인 효자동에서 용흥동과 기조성된 폐철도 도시숲 구간인 우창동까지 남북시가지를 관통하는 총 6km의 선형적 길이 만들어진다. 이 길을 포항의 도심보행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띠앗길·시각의 길(철로)·자전거길 등 3개의 길로 구분한다. (띠앗길 : 형제자매 사이의 도타운 정이 오가는 길이라는 우리말)



접근 및 동선체계_동선체계의 물리적 단절요소였던 철로는 선형부지 특성인 다양한 단면구조를 통한 접속부를 조성해 길의 관계회복을 시도한다. 횡단보도 설치지역의 수평접근로, 지형변화구간은 경사로를 통한 보행 · 자전거 접근체계를 계획한다.




자전거길 이용체계_ 포항의 대중교통은 버스 하나로 제한되어 있어, 대중교통 분담률이 현저히 낮고 자가운전자에 의해 혼잡도가 극심한 실정이다. 새로운 대중교통(지하철 등)의 분담과 자가운전 비율의 축소없이 교통량의 개선은 어려운 분석이다. 

남북시가지를 관통하는 2차선(폭2.5m)의 자전거도로의 개설은 대상지 전구간에 걸쳐 단절없이 이어진다.자전거 출퇴근 문화의 저변화와 병행되어 포항의 교통문화개선의 촉매가 될 것이다.



자전거 문화의 저변화를 위하여 무인자전거대여 시스템과 자전거 이용의 관심과 호감도 증대를 위한 디자인바이크스테이션을 제시한다.


철로변 경관계획





철로 전구간을 존치시킨다. 초기경관을 위해 최소한의 초본류 식재외에는 자연적 식생천이를 유도하고 폭 20m 내외의 철길주변 길은 산책과 휴식, 자전거이용, 철도오브제를 활용한 포토존을 위한 경관으로 구성한다.


고가도로하부 경관계획



포항갤러리(효자교)_관광방문객을 위한 포항의 정체성을 담은 사진과 관광지를 소개하는 갤러리벽을 조성한다.



한터(대잠교가차도)_‘한터’는 옛마을의 넓은 공동공터의 의미로 소소한 만남과 담소를 나누는 휴식공간이다.



두럭마당_ ‘두럭’은 놀이를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인 떼를 뜻하며, 경사지형을 이용하여 스탠드를 조성하고 주만운동시설과 아이들의 놀이를 유발시키는 시설을 배치해 다양한 행태를 유도한다. 구조물의 위압감을 완화하기 위해 컬러풀한 색채와 생동감 있는 디자인 선형을 적용한다.



부문별계획


식재계획



해풍의 영향권별 수종분류_동해안의 해풍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여, 북측은 내염성수종을 중심으로 배식하고 비교적 영향이 미약한 남측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종을 배식함


생태네트워크 회복시키기



북측구릉지의 핵심생태지역과 형산강과의 수평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층식재에 의한 숲의 조성으로 생태네트워크의 복원지역화 계획



야생동물들의 먹이실물과 곤충의 화분매개를 위한 다양한 초본류의 식재로 숲의 자연생태계 회복을 목표한다.


프로그램계획



대상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장소가 남긴 시간/문화/생태/인프라를 바탕으로 사회적 공감을 유도하며
도시의 외형적 재생을 뛰어 넘는 소통과 나눔의 재생을 주도하게 된다.



당선소감: 정현조경기술사사무소



동해남부선 포항구간은 일제 식민시대의 물자약탈 수단으로 개통되어, 산업사회의 도시인프라로서의 기능을 마감하는 100년의 시간이 남긴 대지기록물이다.


환원은 대상지에 기록된 시간・생태・물리적 인덱스를 보존과 재생산이라는 맥락에서 도시구조에 재편입시키고 어긋난 자연적・사회적 순리를 본디의 상태로 되돌려 생명력이 불붙는 재생의 개념을 함축한다.


포항의 허리를 관통하는 4km의 선형적 부지는 도시의 사회・경관・문화・경제적 가치를 고려하는 당위적 해석을 거쳤다.

 
대상지의 독자적 성장이 아닌 시간・문화・생태・인프라의 4가지 바탕 위에 8가지의 행위수용장치와 결합되어 도시재생의 촉매이자 문화경관복합체로 환원 되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곳은 과거의 기억 위에 새롭게 기록될 미래의 기억(memories of the future)을 위한 풍부한 공간이 제공될 것이며, 이는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가 담보되어져야 한다.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ch_19@hanmail.net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