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조성을 위해 조경가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라펜트 e-아카데미 ‘공원실무 전문과정’ 엿보기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7-03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공원’. 공원을 계획하고 설계하며 조성하는 것은 ‘조경가’의 몫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공원을 만들기 위해 조경가는 어떤 고민을 해야할까?

최신현 대표((주)씨토포스)는 라펜트 e-아카데미 ‘공원실무 전문과정’ 과목에서 실무에서 겪었던 다양한 노하우를 풀어냈다. ‘공원실무’는 노하우는 물론, 공원의 역사부터 계획, 설계, 시공, 최신 경향, 미래의 공원까지 공원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총 24차시의 강의에는 최 대표가 직접 설계, 시공 감리한 다양한 공원사례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그중 ‘서서울 호수공원’편을 통해 공원 설계와 시공 노하우를 살짝 엿보자.



기존 시설물의 활용, 소재의 재생

기존 부지에 있던 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좋다. 재활용된 소재들은 공원의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로 하여금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서서울 호수공원에도 정수장의 대표적 시설물인 송수관이 다양하게 이용됐다. 레어저커팅으로 송수관 기둥에 다양한 구멍을 내 자전거 보관대로 이용되기도 하고, 물속에 세워져 조명탑의 역할을 하거나, 바닥에 누워 보도를 비추는 간접조명의 역할도 해낸다.

공원을 조성하면서 조명을 간과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조경가들은 공원의 주간과 야간의 경관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폴로 세우는 조명, 간접조명 등 적절하게 설치해 시민들이 주야로 공원을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큰 송수관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로 변신했다. 단면을 잘라내고 목재로 앉음판을 만들어 넓은 벤치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곳에 다리를 뻗고 앉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장기를 두기도 한다. 단, 벤치와 같이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은 옷에 녹물이 묻을 수 있기 때문에 녹방지용 도포액을 발라주어야 한다.

포장에서도 소재를 재생할 수 있다. 보통 단조로운 포장에 자연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싼 포장재를 사용해 포장하고 잔디를 심어 패턴을 만들기도 하는데,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식재환경이기 때문에 잔디가 잘 자라기는 어렵다.

산책로의 포장은 기존 부지에 가장 많은 물성인 ‘콘크리트’로 선정했다. 단, 단조로운 것을 피하기 위해 콘크리트 포설 후 일부 패턴으로 덜어내 틈을 만들었다. 주변에 식재지가 있는 경우, 시간이 갈수록 콘크리트 틈 사이에 다양한 씨앗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스스로 그 공간에 식생이 꾸려지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씨앗들은 생명력이 강한 것들이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패턴만 있어 삭막해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산책로는 점차 다른 경관으로 변하게 된다.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변화되고 진화하는 공원을 만드는 것도 조경가의 역할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서서울 호수공원은 김포공항이 근접해 비행기로 소음이 심한 지역이다. 이러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소리분수’다. 81데시벨 이상 소음 발생 시 부착된 센서에 의해 41개의 물줄기가 하늘로 쏘아 올려지는 것이다. 분수의 간격은 점점 더 벌어지도록 설계해, 비행기 항로에 맞춰 물을 내뿜는다. 어느새 소음은 사라지고 흥미로운 경관에 집중하게 된다.

공원의 가운데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수경관은 공원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지면과 호수의 높이차가 2m 정도가 나 물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2m의 높이차는 다단의 데크로 극복했다. 사람들은 쉽게 물에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높이에서 수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데크 사이사이에는 미루나무를 식재해 수평적인 데크와 수직적인 수목이 강한 대비를 이룬다.

데크를 수변에 만들 때는 안전을 위해 주변에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데크에 앉는 사람들의 시야에 난간이 걸리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호수 가장자리에 최대한 성토해 수위를 낮추고 식물을 식재해 난간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안전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곳곳에 램프를 설치해 장애인도 데크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디자인도 필요하다.

데크를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가장자리다. 나무는 동일하게 목재로 느껴지기 때문에 계단이 있는 경우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단의 가장자리에 알루미늄 철판이나 테이핑을 통해 라인을 보여주는 것도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문화데크’에는 주말에도 소규모 공연들이 이루어진다. 단을 계단처럼 일직선으로만 만들기보다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주어 서로 다른 규모의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간은 다양한 행동을 야기한다. 어떤 공간을 만들 때 단순히 하나의 기능으로 디자인할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떠한 프로그램이 오더라도 유기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공간은 비어있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있는 공간이 된다.
‘서서울 호수공원’은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총 225,368㎡ 규모의 공원으로, 정수장부지를 공원화한 곳이다. 2011년 ASLA Professional Awards 중 General Design 부문 Honor Awards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밖에 공원에 대한 다양한 내용은 라펜트 e-아카데미 ‘공원실무 전문과정’ 강의를 통해 배울 수 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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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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