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 ‘김충식 학과장’

“현대조경과 조경문화재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영역”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5-07-09
김충식 학과장(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

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는?

2000년에 개교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문화재청 산하 국내 유일의 문화재 전문가 양성을 추구하는 국립 특수목적대학입니다. 또한 본교의 ‘전통조경학과’는 전국 40여개 조경학과 중 유일무이하게 조경문화재 교육을 특화한 학과입니다. 개교 초기에 개설되어 현재 18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학년별 최대 20명의 소수정예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적(궁궐, 왕릉, 주택, 서원, 향교, 관방유적 등) 및 명승(정원과 원림 등) 등 조경문화재의 수리보수 및 정비와 천연기념물 및 노거수 등 식물보호관리에 관한 학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임교수진에 한국전통조경학회장을 역임하신 진상철 교수님이 한국조경사, 한국조경양식론을 담당하며, 조경수목학과 전통식재론, 자연유산론을 담당하시는 이선교수님, 전통조경계획과 사적지정비계획, 전통조경시설을 담당하는 김영모 교수님 등이 국내 유일의 전통조경 강의체계를 구성하는 구심점입니다. 저는 컴퓨터조경설계, GIS, 현대조경설계, 조경구조학, 상세설계 등과 같은 현대조경분야 과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특화된 커리큘럼은 현장으로 찾아가는 수업입니다. 리무진 스쿨버스 2대가 서울, 땅끝, 강릉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문화재 현장의 실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장답사비용은 전액 국고에서 지원됩니다. 


진상철 교수, 이선 교수, 김영모 교수


학과만의 차별화된 커리큘럼이 있다면?

우리학과의 교육체계는 조경문화재 수리보수, 문화재환경 정비계획, 식물 보호 및 관리 3가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저학년부터 분야별 필수이수과목에 대한 안내와 지도를 통해 집중된 전문지식의 습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수체계도를 작성하여 학생들의 진로 및 학습 상담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조경문화재 수리보수는 전통조경조형실습 및 제도를 바탕으로 수리보수에 필요한 문화재실측, 문화재구조실습 및 적산, 수리복원 설계 및 시공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광파 및 3차원 스캐너를 이용한 실측 및 측량, GIS를 활용한 분석기법 등 현대기술과 장비를 접목한 수리보수 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수업에 필요한 최신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강의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실험 · 실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문화재환경 정비계획은 문화재 발굴현장의 이해에서부터 전통조경계획, 조경문화재 정비계획, 문화재조경관련법규, 자연유산론, 문화재활용론 등에 이르는 조경문화재 전반에 대한 사항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물의 보호와 관리는 수목학, 토양학, 생리학 및 병충해학, 조경수관리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천연기념물과 같이 중요한 수목의 외과수술 및 관리기법 등에 대한 전문교육은 매 학기 관련분야 전문가 초빙을 통한 특강으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전공탐색 강의를 통해 전공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설계를 저학년 때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전 학년 공통 과목으로는 조경문화재 학습에 기초가 되는 한국조경사 및 세계조경사, 컴퓨터그래픽, 조경문헌강독 등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또한 타 학과의 전공선택 인정제도를 통해 고고학, 보존과학, 전통건축 등 관련분야의 기초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졸업한 학생들이 기대할 수 있는 진로는?

본 학과의 학생들은 현대조경설계사무실 및 시공업체의 근무에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실무능력과 더불어 타 대학의 조경학과 졸업생들과 차별화되는 ‘조경문화재’에 대한 지식을 겸비하여 졸업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200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었으며, 그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육 목적에 따라 졸업생들은 문화재수리기술자(조경, 식물보호) 취득 후 조경문화재수리업체 및 식물보호업체 등 조경문화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공공기관인 문화재청, 부여군고도보존사업소,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 백제고도문화재단 등) 등에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학술연구와 관련해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 한국문화재단,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졸업생들도 있습니다.

이에 함께 현대 조경을 다루는 조경설계사무소, 시공회사, 건설업체, 정부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도시공사, 서울시설관리공단, 수목원 등에도 다양하게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의 현대조경과 조경문화재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영역의 확보는 최근 건설업과 조경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재학생들의 진로 결정시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전통조경학과에 근무한지는 약 2년 정도 되었습니다. 부임 첫 해의 생일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침 8시, 연구실에서 수업준비를 하던 저는 학생회장의 손에  이끌려 세미나실에 들어섰습니다. 세미나실 안에는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전 학년생들이 모여 있었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재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우리 학생들이 선생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1기 입학생부터 내려온 전통이라고 합니다. 모두의 수업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한 아침 생일상, 그리고 어릴 적에 보았던 무지개떡 케이크..... 등교와 강의 준비에 1분 1초를 다투어야 하는 타 대학의 학생들이 가지지 못하는 아침행사여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원 기숙사 생활이 주는 우리학교의 큰 특징은 한 학기 결석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우리학교는 출석부가 필요 없습니다. 전공선택과목은 많아야 15여명 남짓이어서 얼굴과 이름을 바로 알고 결석생이나 지각생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기숙사와 강의동까지 거리는 불과 걸어서 7분 안팎, 아무리 늦잠을 자도 수업시간 10분 전에 일어나면 지각하거나 결석할 일이 없습니다. 기숙사가 가까워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주로 같은 학과 학생들이 룸메이트여서 늦잠을 자면 깨워주고 아플 경우 학과에 대신 알려주는 가족 관계(?)가 형성되어 있더라고요.

생일상에 차려진 떡케이크처럼 촌스럽지만 정감이 갑니다. 그리고 0%에 이를 정도로 지독한 공부벌레처럼 보이지만 인정과 훈훈함이 가득 찬 이곳에서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는 꾸준히 발생 중입니다.






앞으로의 학과 사업방향은?

우리 학과는 문화재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실습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첫째, 60%인 실습과목의 비중을 70%로 상향할 예정입니다. 둘째, 조경문화재수리업체 및 식물보호업체,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수목원 및 생태원, 국외 유관기관 등과 협약을 통해 실습학기제(1학기, 18학점)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셋째, 전문가가 현장을 견학하고 실험을 하는 계절 학기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학기 중에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제약이 많기 때문에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집중적인 실습수업을 운영하여 실무에서 학생들의 업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2014년부터 개설된 문화재융합대학원의 조경전공 석·박사 과정, 산학협력단의 학교기업과 연구소과 연계학습과정을 개발하여 학생들의 심화연구와 실무능력 증진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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