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정원박람회 "끝나도 끝이 아니다"

[인터뷰] 홍광표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10-13

“정원의 산업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정원이 무슨 돈이 되느냐’는 것이다.”


홍광표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은 이제 개인정원에 한정지어 가든을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원문화의 잠재적 가능성과 조경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경인이 만드는 정원박람회


“대규모 조경공사로 한번에 큰 액수를 손에 쥐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원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다양하고 많은 장소에 스며들 수 있다. 오히려 영세한 회사가 산재한 조경분야로서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2015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으로서, 홍광표 회장이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것도 바로 ‘조경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정원향하기’였다. 침체기 조경분야에 ‘정원’이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 공간적으로 박람회장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 였다. 단순히 소재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실제 올해 서울정원박람회 전체를 놓고 보아도 조경분야 참여율이 과반수를 웃돌았고, 정원작품 이외에도 부스디자인(예건)부터 환경조형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장치들 속에 조경인 땀방울이 스며 있다.


이를 계기로 홍 위원장은 조경분야가 미개척 시장인 정원산업으로 발빠르게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정원산업에 조경분야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려면 정원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국내 정원시장은 아직 미비한 단계이다. 흔한 모종삽 하나에도 충분히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조경소재를 만들었던 기술력을 정원산업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유지관리에 정원문화 길 있다


주지하듯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제는 ‘재생’이었다. 노후된 월드컵공원을 정원으로 새롭게 리모델링 하자는 취지였다.


“노후공원을 ‘정원’으로 재생한다고 하면, ‘유지관리’ 부문까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시민정원사 등 자발적인 참여문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지관리에 수반되는 예산 증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려면 이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지속적인 유지관리 차원에서, 향후 서울정원박람회가 다른 곳에서 치러진다고 하더라도 올해 대상지도 박람회장으로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가을 초화 위주로 심겨진 지금 정원의 봄, 여름 수종변화와 작가의 지속적인 참여도 유지관리 측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홍광표 위원장은 이렇게 서울시는 도시재생 수단으로서 정원박람회를 공원에 점적으로 활착시키고, 동시에 선적인 요소인 가로에 정원을 적극 적용하여, 생활 속 곳곳에 녹색 실핏줄을 연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원의 대중화라는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일상 곳곳에 녹색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원이 지금까지의 조경사업과 가장 큰 차이점은 ‘능동성’에 있다. 입찰에 의해 조성되는 패턴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가는 행위 자체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경인들도 지금까지 익숙한 패턴을 탈피해, 시민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트랜드를 직접 만들고 상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원디자인학회 행보 주목해 주길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는 이제 1주년을 맞는 신생학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해 인접분야 단체와 활발한 교류로 정원분야를 선도하는 단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무주공산이었던 정원분야가 학회 설립이후, 조경을 중심으로 큰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홍광표 회장은 “만약 정원을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정원 이름으로 단체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상상하기도 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그는 “이러한 흐름으로 결국 서울정원박람회의 총괄조직으로 작동하게 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고, 그 자체로만으로도 학회를 설립한 보람이 든다.”고 밝혔다.


현재 학회가 주목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적 생활문화공간 조성’이다. 그동안 홍 회장은 ‘정원은 문화’라는 생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그결과 지금까지 실내공간 중심이던 사업적 시각을 ‘한국 정원’에 돌려놓게 됐다. 홍광표 회장은 올해 추진위원장을 맡아 사업 전반에 참여하며, 한국정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기업과 손을 잡고 해외에 한국정원 조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광표 조직위원장은 “올해 정원을 조성한 많은 작가분들이 부족한 예산으로 최고의 정원을 만들었다. 조직위원장으로서 작가들이 어려움없이 조성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크게 남는다. 서울시 역시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쉴새 없이 뛰고 또 뛰어다닌 줄 알고 있다. 더욱이 1회 박람회라 쉽지않은 여정이었지만, 우리 정원을  접한 시민 중 누군가가 오후 6시에 동네 화단에 꽃과 나무에 물을 주는 사람이 생겼으리라는 자부심으로 첫 서울정원박람회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독려하며, 지속적인 정원문화 확산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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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_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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