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불황? ‘기능인 양성 소홀했다’

전효중 대표 ‘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 배출해야’
라펜트l나창호 기자l기사입력2015-11-12

“학생들의 조경기사 합격율이 저조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다른 자격시험보다 더 많은 과목을, 더 많은 범위를 조경기사 문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과목을 줄이자고 하였더니 해당 과목 교수님들이 반대를 하였다. 조경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설계뿐 아니라 시공과 관리까지 자격시험에 적극 포함시켜 조경의 영역을 넓히자고 한다. 그래서 수험생이 소화해야할 영역과 기준이 많아졌다. 그러나 학교에서 이 모든 것을 가르치기엔 한계가 있다”



전효중 대표(조경기술평가사무소)


11월 6일 단국대 생명자원과학관에서 개최된 (사)한국조경학회·(사)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공동학술대회 특별발표에서 전효중 대표(조경기술평가사무소, 前산업인력관리공단 수석연구원)는 앞으로 조경기사를 포함한 조경 자격시험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으로 작동될 것이라며, 산업분야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변화의 흐름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년부터 조경자격시험에 NCS 자격능력단위를 반영해 출제된다는 점이다. 전효중 대표는 “일단 내년에는 그동안 치러온 자격시험과 틀과 내용면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교육에서 취업, 능력관리에 이르기까지 NCS가 미치게 될 파급을 생각한다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2016년도 출제기준은 당해년 1월 1일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고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

이를 위해선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대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한다. NCS는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수요자 중심(산업체)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소양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체계를 말한다.   


조경에서는 ‘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조경감리’ 이렇게 총 4개의 직무능력이 있다. 현재 신자격까지 개발을 완료하였고, 학습모듈을 개발 중이다.  


전효중 대표에 따르면 이미 특성화 고등학교와 전문대 조경과에서는 올해부터 NCS를 적용한 곳이 있으며, 앞으로 전면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합학문을 가르치는 4년제 대학은 사정이 다르다. 해당 학과에서 하나의 직무능력에 맞는 인재를 키운다고 하면, 이와 관련이 적은 교과목을 담당하는 학과 교수진에게 영향이 가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대안으로 “4년제의 경우 능력단위의 50%만 마쳐도 그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의 조경학과에서 2개 이상의 직무능력을 이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능력단위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학과 교수진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NCS에서 말하는 능력단위란 하나의 교과목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해당 직무능력과 관련 교수진과의 매칭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조경설계 직무능력에는 총 13개의 능력단위가 있다(01. 조경프로젝트 개발, 02. 환경조사분석, 03. 조경기본구상, 04. 조경기본계획 수립, 05. 조경기본설계, 06. 지형기반시설 설계, 07. 식재설계, 08. 조경시설설계, 09. 정원설계, 10. 조경설계관리, 11. 조경설계프레젠테이션, 12. 조경공사비 내역서 작성, 13. 조경설계도서 작성).


이와같이 조경교육은 NCS에 의한 재편을 호출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각 대학 조경교육 시스템을 고려하면 앞으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대학 교과과목의 편중현상이 그 중 하나이다. 전 대표가 전국 조경학과 교과목(교수진 5명 이상) 비율을 조사한 결과 대학 교과목의 45%가 조경설계 과목이었으며, 환경생태관련 교과가 1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조경시공, 조경관리는 각각 10%, 3% 비율로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전효중 대표는 조경산업의 기초가 되는 ‘기능인 양성’을 조경교육에서 소홀히 해왔다며, 관계된 문제점을 짚어주었다.


“(전문)대학을 만들면서 기술은 가르쳤지만, 기능을 가르치지 않았다. 일본의 조원분야가 20여년의 긴 불황을 뚫을 수 있었던 저력이 바로 조원분야를 지탱하는 기능사였다. 일본에서는 기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능사를 따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타분야의 유입이 가속화 되는 원인으로 ‘조경만의 강점과 특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번은 조경관련 발주처 직원이 ‘건축에서 그린 식재설계도면이 조경이 한 것 보다 낫다’고 말하더라. 만약 도면에 수목을 학명으로 표기하도록 했으면, 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까? 조경계에서 이런 측면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결국 분야만의 강점에 집중하고, 이에 대한 전문 기능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부의 국정과제로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수용하기 위한 교수사회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_ 나창호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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