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창환 (사)한국전통조경학회 신임회장

″ICOMOS 등 통해 전통경관과 정원문화 대외에 알릴 것″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1-20


올해 학회장으로서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가 될 텐데, 소감은?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조경산업이 침체되고, 유사학문과 자격제도의 변화로 산업의 역할이 혼란을 격고 있어 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조경분야는 나날이 발전하리라 확신합니다. 21세기 녹색환경문화융합시대에는 더욱 필요한 학문이며 산업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지와 희망을 갖고 회원여러분과 함께 국가발전에 일익이 되는 학회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무엇보다 정체성 있는 우리전통경관 보존과 계승발전에 기여하는 학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임기 내 역점사업은?

우리 국토는 예로부터 삼천리금수강산이라 하여 주변국가로부터 부러움을 샀을 정도로 기름진 옥토와 생물다양성, 그리고 아름다운 국토를 자랑해 왔습니다. 우리국토는 일제강점기, 6.25 등 국가적 혼란기를 거치면서 많이 헐벗었으나, 그동안 우리 조경인들의 노력으로 많은 부문에서 녹화사업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정체성 없는 단순녹화사업과 관리의 소홀로 아름답던 우리국토의 모습은 정체성 없는 녹지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전통조경학회는 그동안 35년간 전통경관 및 정원문화에 대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다수의 논문 발표 및 세미나를 통해 우리의 전통경관 보전과 계승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따라서 본인은 삼천리금수강산의 원형은 무엇이며, 이들을 보전하고 계승발전하는 방안이 우리학회의 시대적 책무라 생각하며 이들에 대한 지속적 연구와 인력개발, 그리고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할 계획입니다.

전통조경은 주변국과 비교연구를 통해 우리민족의 정체성이 있는 경관적 가치발굴이 중요합니다. 주변국과 유네스코 국제기념물협의회(ICOMOS) 등을 통해 우리의 전통경관과 정원문화를 대외에 알리고, 아름다운 국토의 가치를 발굴 및 홍보하여 국민적 자긍심을 갖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역사경관 및 녹화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 실천방안을 찾고자 합니다.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대해 1만 명 서명운동과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이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대응방안은?

우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때라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조경의 탄생 배경은 원예, 산림, 토목, 도시, 건축, 미관사업, 환경심리 등에 대한 융합학문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생긴 학문입니다. 근대조경의 탄생은 이미 100여년이 넘은 학문이며 업역입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사회는 이미 150년 전부터 조경의 전문영역이 인정받아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조경가협회(IFLA), 유네스코의 국제기념물협회(ICOMOS-IFLA) 등 많은 국제기구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지 않습니까? 왜 우리사회만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100여년 전으로 돌아가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마 이것도 우리사회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또는 단편적인 사회상이라 생각합니다. 세계조경가협회가 생긴 지 벌써 8~90년이 되었으며, 각 나라에 조경학과가 생긴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73년 조경학과 생겨 그동안 12만 명의 조경가를 배출하지 않았습니까? 전통조경분야도 학회가 생긴지 35년이 넘었으며, 조경인들은 우리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철학적, 사상적으로 우리의 전통조경공간을 국제적 수준으로 가꾸어 놓았습니다. 편협한 영역싸움에서 벗어나 유사학문 간의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학문분야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에 걸맞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조경 부분의 인정은 필연적이며 당연합니다. 그래야 ‘일본식, 서양식’이라 일컫는 헷갈림에서 벗어나 진정한 우리공간의 경관을 만들고 보전해 가야 합니다. 따라서 서명운동 및 피켓시위는 우리국토의 효율적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전 세계 조경인들의 의견이라 생각합니다. 본인도 천여 명의 우리학회 회원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화재조경기술자회, 그리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조경가협회(ICOMOS-IFLA) 등과 협력해 우리의 권리와 주장을 적극 펼쳐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조경인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지원바랍니다.


"문화재수리 조경규제, 참을 수 없다"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경관생태조경학과 피켓시위



지난 10월 ‘명승 활용 전략마련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명승의 활용에 대한 생각은?

명승은 우리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담은 대표적 경관이며 중요한 관광자원입니다. 그동안 다소 소홀히 했던 명승에 대한 보전 및 관리에 대해 최근 관심을 가진 것은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명승에 대한 보전과 계승 발전은 중국과 북한 등에 비해서도 다소 뒤진 면이 있습니다. 전통경관 중 가장 중요한 명승은 우리의 중요관광자원이며 문화입니다. 이들에 대한 가치발굴 및 보전, 그리고 계승발전은 우리 전통조경인의 책무이며 중요연구 자원입니다. 이 분야의 연구활동과 가치발굴, 그리고 홍보에 우리학회의 역량을 확대해 가겠습니다.    


명승 활용 전략마련 국제 심포지엄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있어 조경분야의 역할은?

조선왕릉은 조선시대 518년간의 정치, 사상, 문화, 건설, 경관보존, 역사경관림 등 조선왕조문화의 대표적 상징물입니다. 이들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이 되었습니다. 조선왕릉은 왕실에서 엄격히 보존 관리하여 조선시대 말기에는 수도권에 수천만평의 수백년 된 왕릉 숲이었으며 현재에도 600여만평의 오래 된 숲이 보존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숲이 광릉숲과 청량리 홍릉숲입니다. 이 중 98%가 인위적으로 관리한 역사공간 숲입니다.

또한 왕릉에는 많은 잔디면적과 많은 석물과 정자각, 홍살문, 연지 등 조경시설이 있어 조경가의 역할이 중요한 공간입니다. 대표적 역사경관이며 풍수적 이론을 절대적으로 이용한 역사경관입니다. 이 분야 대한 조경인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곳입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14건 중 남한의 세계유산 12건, 북한의 2건 중 상당한 부분이 잔디와 숲, 그리고 조경시설물로 이루어져 있어 조경인에 의한 관리 보존이 요구되는 공간입니다. 물론 국제적 조직인 ICOMOS-IFLA참여를 통해 세계유산경관 보전과 계승발전에 대한 우리회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도 부탁드립니다. 

2009년 6월. 훼손된 능제시설을 복원하고 세계인이 함께 보존하고 향유할 문화유산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창환 교수


10월 학회 임시총회에서 북한 문화재담당자와 만나 한국 전통조경분야의 교류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은?

북한의 문화재 조경 및 녹화사업은 우리 보다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ICOMOS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을 통해 북한의 문화재 조경 및 명승, 그리고 녹화사업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경험을 살려 북한의 문화재 조경복원 및 관리에 대하여 우리학회의 역할을 찾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의 역할이 있었으면 합니다. 


조경인들에게 한 마디.

그동안 우리 선배님들과 동료 후배님들의 역할로 우리 국토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최근 사회적 변화와 건설경기의 침체로 우리 조경인들의 역할이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는 환경생태문화 융합의 시대로 우리 조경인에게 또 다른 기회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다소 분열되어 업역과 학회를 발전시키던 시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융합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조경인들의 단합과 융합된 힘으로 확대해 간다면 금번 위기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서로 통합하고 융합하는 시대적 소명에 다할 수 있도록 저도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새해 조경인 모든 분들께 뜻하시는 모든 일 소원성취하시라 기원하면서, 정조대왕의 신년인사인  “戶戶富貴 人人幸福” 글귀를 인용해 모든 조경인들께 전합니다.


(사)한국전통조경학회 2015 중국학술답사 ⓒ한국전통조경학회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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