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회장들의 무능·오만·독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심우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상상환경학회 회장
라펜트l심우경 명예교수l기사입력2016-02-17

학회장들의 무능ᆞ오만ᆞ독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_심우경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상상환경학회 회장



각 분야의 산업발전은 창의성에 달려 있기 때문에 대기업은 R&D에 많은 예산을 투자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영세한 조경업계는 연구 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따라서 창의적 아이디어의 산출은 학회를 중심으로 교수들이 해야 할 영역이다.


학회는 연구자들이 모인 단체로 학회가 활성화되면 업계는 따라서 발전될 수 있다. 학회는 교수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연구를 활발히 하는 업체대표도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산업체 대표가 학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외국 경우 교수들이 이사도 될 수 없는 경우까지도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조경학회 23대 학회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가 과열된 양상을 띠고 있다. 학회장 자리는 봉사, 희생하는 자리이며, 교수들에게는 학장을 하는 것 보다 자기 전공분야의 학회장을 역임하는 것이 더 큰 영광의 자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도 총장후보가 자기 분야 학회장을 역임하지 못한 자는 자격이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경학회 뿐만 아니라 한국전통조경학회,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등 그간 역임한 학회장들이 무엇을 했는지 백서가 나와야 하고, 공과 과는 평가되어야 한다. 그간 조경관련 학회장들이 크고 작은 봉사는 많이 해서 오늘날의 학회를 만든 것에 대한 공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더러는 학회장의 임기 채우기식 무능, 전횡을 휘두르는 오만, 학회 회칙을 무시하고 독선으로 운영하면서 학회 재정을 대책 없이 바닥나게 한 학회장들이 있었다.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유사학회를 만들어 기존 학회를 흔들고 있는 학회장도 있었고, 조경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의 학회장도 있었다. 한심한 현실이 한국조경계를 추락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분야 논문도 없는 자들이 학회장 자리를 넘보는 일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반시설이 거의 마무리되었으니 앞으로 조경업이 할 일이 없을 거라는 체념은 무지의 소산이다. 몇 년 전 미국 갤럽 보고서에 21세기 30대 유망 업종 가운데 조경업이 상위에 발표된 적이 있고, 조경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제가 발전될수록 할 일이 많아지고,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지구환경문제가 가장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작금에 조경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구환경보전은 조경가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일찍이 일본학자가 조경가를 ‘神의 대역자’라 했다. 이 엄청난 역할을 당당히 수행할 수 있는 조경가가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 금수강산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고래로 자연을 사랑해 온 풍류의 민족이기 때문에 지구지킴이의 선봉국가가 되어야 하며, 될 수 있다.


추락하고 있는 한국조경계를 다시 살릴 수 있는 학회장의 자리는 막중하다. 더 이상 학연, 지연으로 나눠 먹기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땅에 떨어진 한국조경업을 다시 소생시키고 국제적 네트워크로 국가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자 만이 학회장에 선출되어야 한다.

_ 심우경 명예교수  ·  고려대, 세계사상환경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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