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도시재생에 ‘정원’ 시범도입 [라펜트 조경뉴스]

순천시, 도시재생에 ‘정원’ 시범도입

‘도시재생 선도지역내 정원디자인 및 시공 시범교육’ 시행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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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팀 작품_시민아트정원 조성 ⓒ순천시 도시재생과

“배운 내용을 직접 실습으로 진행하고, 내 집 앞에 정원을 조성하니 나의 정원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은 교육입니다”

순천의 골목길에 봄이 찾아왔다. 정원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모여 ‘내 집 앞 정원’으로 가꾼 것이다. 정원사로 거듭난 주민들의 얼굴에도 봄꽃이 피어났다.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은 순천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원문화와 정원디자인에 대한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내 정원디자인 및 시공 시범교육’이 3월 10일(목)부터 16일(수)까지 일주일간 순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열렸다. 기본교육을 통해 주민이 스스로 도시를 가꿀 수 있도록 하며, 시민을 중심으로 정원도시 조성과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목할 만한 것은 순천시의 ‘도시재생사업’에 ‘정원’이라는 테마를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시범교육을 통해 ‘정원’이 원도심 재생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실제로 보여준 첫 사례인 것이다.

순천시 도시재생과가 주최한 이번 시범교육은 안명준 조경시공연구소 느티 대표가 교장을 맡았으며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회장, 이계순 수원시 칠보꽃밥상 대표(2013 마을계획단 단장), 한성일 한그루조경 대표(정원시공총괄), 이호우 조경시공 강사가 강사로 나섰다. 튜터로는 김지영, 김화령, 윤문선 작가가 함께했다.

교육은 정원문화와 정원디자인에 대한 기본 이론교육이 선행되고, 디자인, 소재선정, 견적서 작성, 그리고 시공으로 이어지는 실습교육으로 진행됐다. 특히 실습교육은 3팀으로 나누어 △가로정원 조성, △시민아트정원 조성, △마스터플랜 도출 등 ‘정원’이라는 테마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1팀 작품_가로정원 조성 ⓒ순천시 도시재생과

1팀은 ‘오래된 좁은 골목길을 꽃길로 가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육생들이 직접 정원을 설치할 골목길을 선정해 작은 가로정원을 설치했다. 데크로 처리한 플랜터에 식물을 심고, 행잉가든으로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는 향후 주민들이 직접 가로정원을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꽃을 직접 생산에서 유지관리에 사용하는 것을 염두해둔 프로젝트다.

2팀은 ‘순천시 ‘정원의 거리’에 설치할 소규모 시범정원’을 조성했다. 2팀은 벤치상판과 같은 데크와 자갈로 바닥의 패턴을 바꾸고, 벤치를 설치해 빈 공터를 훌륭한 정원으로 재탄생시켰다. 2팀은 설계안부터 설계내역서, 발주계획, 시공까지 직접 해보며 정원설치에 대한 전반적 활동을 체득, 진정한 마을정원사로 거듭났다. 이 또한 향후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참여주민들이 주도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3팀은 도시재생 선도지역인 에코지오마을의 한 블록에 ‘정원’을 테마로 한 마을계획을 세웠다. 주민들은 마을 현황을 분석하고 마을의 이미지를 도출, ‘옛이야기 가득한 정원마을’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특히 △매산등 벚꽃길 조성, △우리마을 정원사 프로그램 운영, △골목이 있는 마을, △텃밭정원 조성사업 등 마을의 이미지에 맞는 다양한 사업계획을 발굴했다. 의욕이 넘치는 3팀은 그중 재활용품에 다양한 초화를 식재해 독특한 가로환경을 조성하는 ‘가로가꾸기 시범사업’을 실제로 실현시켰다.

백운석 도시재생과 과장은 “이번 시범교육은 교육받는 내용을 그대로 시공으로 실현시켜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정원을 디자인하고 시공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시범교육을 기반으로 앞으로 도시재생에 있어 주민참여형 사업을 체계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운석 도시재생과 과장 미니인터뷰

이번 정원디자인 및 시공 시범교육을 진행한 소감은?

도시재생을 시설사업으로만 하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참여형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교육을 진행했었지만 안명준 대표와 같이 전문가가 참여한 교육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해본 것이다. 지난해에는 지역에서 지도를 받아가면서 컨설팅 하면서 주민과 진행했다면, 올해는 전문가의 손길이 첨가되어 보다 진전된 작업으로 진행됐다. 지난번에는 주민들이 직접 시공하는 것까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올해는 교육받는 내용을 그대로 시공으로 실현시켰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정원을 디자인하고 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여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크고 대단한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소소한 정원을 본인의 생활터전인 골목길에 직접 조성했기 때문에 모두가 본인의 정원이라 생각하고 애착을 갖고 임했다. 앞으로 가꿔나가는 것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 교육 계획은?

이번 시범교육으로 많은 구역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직접 녹화사업을 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발견했다. 앞으로 재생구역 내에 시범교육과 같은 주민참여형 사업을 큰 그림으로 확장해 체계적으로 그려내려고 한다. 교육으로 풀어낼지 마을만들기 형태로 풀어낼지 고민 중에 있다.

앞으로 순천시의 정원이 나아갈 방향은?

순천시는 국가정원1호 도시로서 전국에 정원의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순천만국가정원 내에서뿐만 아니라 도시로, 생활 속으로 퍼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까지는 정원 내에서만 작가정원을 볼 수 있었으나 도심 속에서도 작가정원을 조성해 정원도시에 걸맞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허국진 도시재생과 팀장 미니인터뷰

이번 정원디자인 및 시공 시범교육을 진행한 소감은?

우선 교육의 질이 훌륭했다. 시 관내에 교육을 받은 시민정원사 분들이 있는데, 이번 전문가 시범교육을 다른 시민정원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교육을 하고 시공하는 사례가 흔치않기 때문에 매우 인상 깊었다.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 중에 에피소드가 있다면?

교육시간이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에 끝나기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교육을 통해 참여할 주민들을 모집하고, 정원산업과와 협의해 시민정원사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골목길 사업을 진행할 때 교육에 참여했던 분들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순천시 도시재생과

손정순 정원산업과 팀장 미니인터뷰

이번 정원디자인 및 시공 시범교육을 진행한 소감은?

정원산업과에서는 시민정원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정원사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

이번 시범교육은 해당 지역 맞춤형으로 교육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시민들이 고연령이고 교육기간이 짧아 모두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역 주민과 함께 정원이나 골목길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시도했다는 것과 그것을 교육과 병행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시민정원사 교육에서도 고민했던 부분이었는데 먼저 시범교육으로 실천을 해주신 것이다.

시민정원사의 경우에는 교육 현장실습을 할 때 가능하면 소외계층이 거주하는 곳이나 복지기관 등에 작은 정원을 조성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역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정원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려고 구상 중에 있다. 이번 시범교육으로 진행됐던 것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시민정원사 교육에 접목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순천시 정원교육이 나가야할 방향은?

생활 속에서 정원을 가꾸고 관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 관심이 있다면 새싹이 돋고 꽃이 필 때의 기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정원가꾸기를 생활 속에서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성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부분에 대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정원교육을 받을 수 없는 여건에 계신 분들에게도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개인 정원을 이웃에게 공유하는 ‘오픈가든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원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보편화시켜 이웃과의 소통이 단절된 마을에 ‘정원’으로 소통의 길을 열고 정원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