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 8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경관’ - 74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04-27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일본의 봄을 만나다'



22일 교토는 흐리다 맑았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봄비와 함께 지냈지요. 오늘은 그래도 아침부터 해를 볼 수 있어 가벼운 기분으로 숙소를 나섭니다. 3일째 연속하여 첫 답사지는 황실정원이네요. 남은 두 곳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10시에는 교토고쇼입니다. 이곳 교토고쇼는 궁내청이 관장하는 슈가쿠인리큐, 가쓰라리큐, 센토고쇼 중에서 건축물이 가장 많고 상대적으로 정원이 빈약한 곳입니다. 한편, 다른 세 곳에 비하여 한회 입장인원도 3배정도 많은 100명 정도가 되나 봅니다.



오늘 아침식사는 일식 세트메뉴를 선택하였습니다. 날씨가 좋아 장식된 꽃들도 더욱 화사해 보이네요.



숙소가 교토역 앞이라 지하철을 이용하여 10분이면 교토교엔(어원)에 도착합니다. 어원이란 황궁 전체구역을 의미합니다. 이 구역 안에 통제되는 두개의 고쇼(어소)가 자리하고 있지요. 나머지 대부분의 공간은 울창한 숲으로서 도시공원이나 다름없는 오아시스 공간이지요. 시민들이 자전거 타고 와서 쉬기도 하고 개와 같이 산책하거나 숲속에서 운동을 즐기는 등 아주 다양한 여가와 문화 활동들이 자유롭게 이뤄집니다.



답압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시설.



숲속 출입을 억제하기 위하여 주요 산책로에 수벽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래도 숲속에는 흙을 밟을 수 있는 길이 인기입니다. 생울타리 수종은 그늘에 강한 종가시나무가 대부분이네요.



교토어원은 역사적 의미가 매우 높은 사적지이나 시민공원이나 다름없이 다양한 시설들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교토고쇼 조감도.



입장하여 대기실에서 간단한 영상물을 보고 설명을 듣습니다.





문이 열리고 백 명 가까운 일행이 가이드와 함께 이동합니다.



이곳 역시 중간문이 여럿 나옵니다.





높은 담장이 있는 외곽으로는 완충기능의 수목들이 빼곡하지요. 주로 소나무와 해송 그리고 상록성 활엽수가 가끔 보입니다.





천황 즉위식이 거행되는 교토고쇼의 상징인 정전(시신텐,SHUNKODEN)









중심 정원인 오이케니와. 건물을 에워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작지만 아늑한 정원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은 주로 건축물과 관련한 역사적 내용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황실정원에 이용된 대부분이 소나무와 해송입니다. 일본의 정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소재이지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무 역시 소나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원이나 정원에서는 소나무가 그렇게 비중 있게 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입장하여 혼란스럽고 복잡합니다.



다시 통제구역을 나와 교엔입니다. 대부분의 수목들이 신록으로 물들고 있는데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있는 멀구슬나무입니다. 전설의 동물 해태가 이 나무의 잎과 열매를 주식으로 한답니다. 그래서 공간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부여하여 출입구에 식재하기도 합니다. 출입구에 식재하지요. 멀구슬나무는 저의 직장이자 모교인 경남과기대의 교목입니다. 지지대로 보호받는 노거수가 자리하고 있지요.



녹지와 수목의 보호책



교토교엔의 경내 중심동선. 이곳에서 공연 등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늦게 피는 겹벚나무



숲속의 맑은 시냇물은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됩니다.



차량이 통제되는 경내의 넓은 도로에는 자갈이 깔려있습니다.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싱그러운 녹나무의 신록의 모습입니다.








교토고쇼 참관이 끝나고 13시 30분까지 여유가 있어 인접한 동지사(도시샤)대학을 찾았습니다. 캠퍼스는 역시 젊음의 활기가 있어 좋습니다. 잘 가꾼 녹나무가 눈길을 끄네요.

우리나라의 캠퍼스는 승용차가 장악한지 오래됐지만, 이곳은 자전거가 학생들의 주된 교통수단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문화로 바뀌게 될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바로 이 비석 때문입니다. 윤동주를 기리는 정지용의 시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후 1시 30분 센토고쇼(선동어소) 입장.



입구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잘 생긴 명품 소나무.



여기는 인원을 많이 받지 않습니다. 30명 전후이지요. 그래서 답사하기도 여유롭고 좋습니다.









호수와 숲길을 걸으며 정원을 감상하는 임천회유식입니다. 원로에서는 다양한 경관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지요. 건축물 보다 자연이 지배하는 정원이 주된 곳입니다.











호수를 낀 숲속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모습의 다리와 폭포도 만나고 잘 가꾸어진 품격 있는 정원도 볼 수 있습니다.





연못 주변은 자갈이 깔렸고, 섬의 가장자리는 자연석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다실 입구에 놓인 석등. 한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설명하고 있네요. 교량을 따라 설치된 등나무 시렁도 보입니다.



교엔의 도로에 서 있는 정자나무(녹음수). 푸조나무입니다. 



다음 행선지는 공립 식물원인데, 바로 인접하여 ‘도판 명화의 정원’을 먼저 찾았습니다. 안도 타다오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세계적 명화를 도자기로 구워서 설치한 새로운 장르의 예술관입니다. 정원이란 이름이 우선 마음에 듭니다. 작품은 다빈치의 ‘최후의 심판’ 등 모두 7점으로 건축물에 비하여 작품수가 적습니다. 기획에서 완성까지 주관한 기업에서 교토시에 기증한 것입니다.









건축물이 안도 타다오를 떠오르게 합니다.








본질인 도판 그림은 빛이 맞지 않아 실패.



교토공립(부립)식물원







입구광장 분수



봄꽃 기획전시장









다양한 테마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토는 고품격의 명품 정원들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녹나무 길







다목적 잔디광장. 연구 활동은 물론, 시민공원이자 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여기서도 보호받고 있는 멀구슬나무



왼쪼은 호주 시드니 근교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서 생존이 확인된 화석식물 울레미나무입니다. 이 식물원에는 의외로 환경조각 작품이 많습니다. 잘 가꾸어진 매력 넘치는 정원들을 매일같이 답사하다가 이곳을 왔는데, 결국 인간의 간사한 눈이 쉽게 적응을 못하네요. 정교하고 세련되게 손질된 일본의 정원은 시각적으로는 선호도가 높게 평가되지만, 생태적 다양성과 자연성 측면에서 보면 매우 취약하지요. 앞으로 이들 두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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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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