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도시공원의 재생은 도심의 재생

김수봉 논설위원(계명대 생태조경학과 교수)
라펜트l김수봉 교수l기사입력2016-05-19
도시공원의 재생은 도심의 재생


_김수봉 교수(계명대 생태조경학전공)


달성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대구의 두 개의 자치구인 서구와 중구는 최근 잇따라 달성토성주변의 도심재생에 관한 여러 가지 사업을 시행하고, 새로운 재생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서구의 발전을 이끄는 프로젝트 중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도심투어로드’이다. 이는 달성공원과 서부시장을 연결해 관광상품화하는 것으로 지역 주민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골목투어 프로그램인 ‘근대로의 여행’을 개발하여 ‘한국관광의 별’과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중구는 ‘순종 어가길 복원사업’도 곧 마무리하게 된다. 2013년 시작한 이 사업은 70억 원을 들여 거리 개선과 조형물 설치 등을 완료하고 내년까지 추가 정비를 한다고 한다. 중구청은 해당구간인 달성공원~북성로 약 1㎞를 정비했고, 북성로~서성로 1.6㎞에는 휴식공간과 상징물, 벽화거리를 설치했으며 인도와 차도에는 읍성 이미지를 넣은 돌을 깔았다고 한다.


두 구청 모두 ‘길 만들기’와 ‘걷기 편한 도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을 재생하자는 생각에는 본인도 적극 공감한다. 그러나 두 구청이 계획하는 길의 시작이자 끝인 달성공원에 대하여서는 말을 아끼고 있음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필자는 며칠 전 대구광역시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가칭 ‘달성토성서문주변 활성화 방안’에 대한 컨설팅회의에 참석하였다. 이 회의는 관광, 조경, 도시, 건축, 디자인, 문화재 관련 전문가 및 주민대표가 참여하였으며,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골목길과 서부시장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러나 나의 주장은 “달성공원을 재생시켜야 그 인근지역이 재생된다”였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공원의 재생이 주변의 경제적, 문화적, 생태적 환경의 재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예이다.


대구의 달성공원은 청동기시대에 취락이 조성되었고 삼한시대인 4세기 무렵에 최초의 토성을 조영하였으며 1596년(선조29년)에 경상감영이 개설되었던 역사적인 터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인 1905년 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다음해에 일본인들은 대구신사(大邱神社)의 전신인 황대신궁 요배전 낙성식을 거행한 아픈 기억도 가지고 있다. 대구시는 1965년 2월 달성공원 종합조성계획을 확정한 후 1969년 8월 1일 달성공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고 1970년 5월에는 동물원을 개원하였다. 달성공원은 한 때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동물원을 가진 도시공원이었지만 동물원의 예전 명성은 찾을 길이 없고 지금은 노인들의 휴식처로 변한지 오래이다.


달성공원은 그 곳의 주이용자들인 노인들처럼 무표정하고 시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인근 서구와 중구의 일부지역의 쇠퇴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한때 달성공원 인근의 인구가 5만명에서 지금은 1만 명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달성공원이 살아야 그 인근지역이 산다고 필자는 믿는다. 달성공원은 대구의 모든 시민들이 찾고 자랑하고 사랑하는 시민의 공원으로서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지상철 3호선을 제외하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 너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입구도 한 곳뿐이다. 달성공원의 토성을 둘러싼 콘크리트벽을 허물어 서구와 중구의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시민들도 공원에 걸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컨대 수성못의 상화시비를 거쳐 범어천 끝의 정호승 시비를 따라 동신교를 지나면 김광석거리에 이르고, 여기서 시내 중심부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2.28기념중앙공원 – 경상감영공원을 거쳐 근대골목을 따라 달성공원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 이 공원을 대구의 동서의 사람들이 소통하는 중심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달성공원의 재생을 가로막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그것은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벽이고 또 하나는 동물원이다. 벽은 허물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공원을 통해 왕래할 수 있도록 하고 동물원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여 달성공원을 대구시민들이 아끼는 역사공원으로 재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달성공원이 가진 역사적인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훌륭한 역사공원이 탄생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원이 살아나면 사람이 모일 것이고 사람이 모이면 그 지역도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믿는다. 대구광역시 서구와 중구의 도심재생은 사람이 모여야 가능하다. 사람이 모이는 달성공원이 다시 되살아나야 한다.





달성공원에 필요한 것 ⓒ김수봉

_ 김수봉 교수  ·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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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kim@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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