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영일 (주)예건 대표

″조경, 생각의 지경을 넓혀 융합하는 것이 살 길″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5-29


지난 5월 19일 제51회 발명의 날에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산업분야 최다 디자인 및 특허보유, 新디자인 시장 개척 및 경제 상생’을 공로로 ㈜예건의 노영일 대표가 조경산업분야 최초로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노영일 대표는 지난 26년간 디자인조경시설물 전문기업인 ㈜예건을 통해 조경시설물 제조 기술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아이템을 창출하며 조경산업 분야의 비전을 제시해 왔다. 또한 친환경 어린이 놀이시설물 아이붐(IBOOM), 토탈 가드닝 솔루션 푸르너스(PRUNUS), 빗물저장활용 솔루션, 반려동물 테마파크 왈로(WAALO) 등 각 분야의 전문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패밀리 브랜드를 런칭하며 국내 산업경쟁력 재고강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약 440여건에 달하는 산업재산권을 확보, 국내산업분야 최다 산업재산권 보유를 자랑하는 ㈜예건은 중소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을 고취하는 등 발명의 지식기반 및 산업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공분야에 전문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 접목으로 산업융합 활성화, 공원시설의 품격 및 공공기관의 브랜드와 발명가치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 다소 위축된 조경시장에 소소한 단비를 뿌리듯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는 2016년 ㈜예건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예건의 특허제품인 ‘서까래퍼걸러’가 조달청 우수제품에 선정된 소식을 시작으로, 4월에는 서울역고가 설계자인 비니마스 초청 특별강연회를 개최하여 분야 내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5월에는 노영일 대표의 산업훈장 수훈과 우수조달공동브랜드 인증 등을 통해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있다.


이렇듯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다양한 활동영역을 구축하며 조경분야에 힘을 싣는 이슈들을 배출해내고 있는 ㈜예건의 노영일 대표를 만나보았다.


노영일 (주)예건 대표


㈜예건의 경영방침은 ‘융합’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진보적인 의식으로 조경 트렌드를 이끌어 가겠다.”


노영일 대표는 ‘디자인이나 새로운 산업들을 접목하고 융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설립당시 조경시설물 전문기업이 거의 전무했다. 예건산업((주)예건의 전신)도 사실 조경을 기반으로 설립된 업체가 아니었다. 때문에 조경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 초심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예건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종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고, 탈영역적 디자인의 경계 해체에 따른 전반적 디자인 트렌드를 조사, 연구하고 조경과 시설물 간의 접점 및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 아래 창조적 공간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주)예건에서 디자인·생산하는 시설물과 어린이놀이터는 종류도 다양하고 스펙트럼도 방대하다. 업계 최초의 과학놀이시설이나 엑스트림, 엑스게임과 같은 것을 도입하는 등 남들보다 한 발 앞선 도전이 조경설계사나 발주처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노 대표는 이것이 곧 경쟁력이며, 회사가 큰 흐름을 가지고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또한, (주)예건의 경쟁력은 바로 친환경 기술로 탄생한 아름다움이다. 친환경시설물 개발을 통해 아름다운 도시환경 창조, 경제적 가치와 친환경적인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녹색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한 지난 궤적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공원시설물 최초로 빗물 저장 및 다양하게 활용(수경시설, 잔디관리, 도로청소 등)할 수 있는“초기우수 처리 가능한 빗물저장시스템”등 개발로 수자원 낭비도 해소했다. 태양광 및 태양열 전지를 이용한 친환경 퍼걸러 개발로 에너지 절감은 물론 도시경관을 충족한 신·재생에너지 랜드마크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조경제조업으로써 다른 산업문화를 융합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산업에 우리가 일정한 부분을 내주면, 우리도 그 산업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 경제의 원리다. 순수조경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한편으론 경관디자인이나 빗물에 대한 사업 등 조경과 연관되는 사업 분야와의 융합도 필요하다.


깨어있는 생각, 행동하는 사람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경가, 건축가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그 팀들의 힘을 빌려야할 때는 한국에 모셔서 특별강의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런 부분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찾아가서 짧은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나를 믿고 찾아와주었다.

노 대표가 국내 조경산업의 창조적인 발전을 위해 힘써왔던 것 중 주목할 점은 매년 유명 건축가를 초청, 강연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건축가 안도타다오(Ando Tadao), MVRDV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도시·건축·조경계의 거장인 비니마스(Winy Maas) 특별초청 강연회 등 유명 조경·건축가 초청 및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우수인재 육성과 지식기반 초석을 마련했으며, 디자인 개발을 가속화 시키는 파급효과를 조성했다.


디자이너라면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디자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세계적인 유명인사의 콘셉트 도출 방법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왔던 것에서 분야의 발전을 바라는 노영일 대표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서울역고가의 설계자 비니마스 특별초청강연회도 같은 일환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비니마스 강연회의 경우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행사였다고. 조경분야에 새로운 정보와 세계적인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었던 의도와 달리 빼곡하게 자리한 참가자들 중 조경분야의 비율이 생각보다 낮았다는 것. ㈜예건의 마케팅팀에 따르면 한정된 장소 때문에 조경학과에 포스터를 발송하고, 조경매체를 최우선에 두고 강연소식을 홍보했으며, 이외에는 서울시 홈페이지의 공지 만으로 홍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참석신청 첫날부터 건축업계로부터 관심이 뜨거웠으며, 최종적으로는 총 1500명의 신청자 중 70% 이상이 건축분야였다.


물론, 비니마스가 워낙 건축분야에서 유명인사인 이유도 있겠지만, 조경도 전공했고 조경분야의 이슈인 서울역고가 디자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경분야에 좋은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싶었고, 당연히 조경분야에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참여도가 너무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이다. 그저 ‘유명한 건축가이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짓기엔 조경분야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비니마스 특별초청강연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초청강연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노 대표는 “언젠가는 중국의 장이머우 영화감독을 초청하고 싶다”고 답했다(장이머우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노 대표는 특히 항저우 서호의 수상공연 ‘인상서호’를 가장 감명 깊은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인상서호’는 지역의 민간 전설 ‘백사전(白蛇傳)’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하고, 그것을 영상과 빛, 분수로 나타내는 중국 대표 공연이자 관광상품이다. 장이머우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조경인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이제껏 개최해 온 수많은 초청강연들을 미루어 볼 때, 언젠가는 대중언론도 주목할 만한 이 강연회도 열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노영일 대표는 ‘행동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대비


중소기업중앙회, 공원시설업협동조합,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대외적인 영향력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노영일 대표는 정통 조경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새로운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관련 분야의 견제 또한 있기 때문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새로운 법률을 갖기는 어렵다. 제정된 조경진흥법이나 관련법을 개정하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분야와 융합해 제도개선을 해나가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의외로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이 많다”며 그런 아이템을 발굴해서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노영일 대표. 그가 7년째 이끌고 있는 공원시설업협동조합에서는 조경업체들이 ‘전통정자’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전통정자 표준화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장애인을 위한 놀이터와 놀이 활동가에 대해 사회복지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제도개선을 위한 용역도 발주했다.


이처럼 식재분야와 설계분야 등 다양한 단체에서 조경 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터를 닦아놓으면 앞으로 제도권의 안정적인 사업들을 조경분야에서 수행할 수 있고, 그러한 순기능을 통해 자연스럽게 분야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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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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