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건축, 미적·정서적 맥락과 문화까지 고려해야″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AURI ‘2016 녹색건축 국제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05-31


“생태건축은 에너지 의식, 환경 대응 및 보호뿐만 아니라 미적, 정서적 맥락과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

고주석 와게닝엔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네덜란드 오이코스디자인 대표)는 생태건축이 에너지 절감 및 저렴한 재료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모두가 생태건축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실현방안은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왜 아직도 이루지지 않는지에 대해 내외부적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지난 27일(금) (사)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회장 성종상)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김대익)이 공동으로 ‘2016 녹색건축 국제세미나’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주제는 ‘녹색건축기술로 여는 지속가능한 삶’으로 진행됐다.

고주석 와게닝엔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네덜란드 오이코스디자인 대표)

고주석 명예교수는 생태건축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생태 디자인은 심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생태 디자인은 창의성을 억제한다는 잘못된 인식, △초기 생태 디자인은 분석 강하고, 합성에 약했다는 점, △부족한 사례, △생태 디자인을 ‘화려한 녹색 디자인’ 또는 '태양열 디자인'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부티끄 생태'로까지 이어지는 인식, △시각적 효과와 부르주아 미적 취향이라는 오래된 패러다임에 의한 소외, △건축을 보존, 생태로 바라보지 않고 특별함을 부각하려고 함, △아름다움에 대한 다른 관점, △복잡하고 역동적인 생태학적 과정을 종이 또는 컴퓨터로 표현하고 시뮬레이션하기 어려움, △부유한 고객만을 위한 작업으로 운영비용과 공공적 이익을 터부시하는 태도 등을 짚었다.

그리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에너지’와 ‘재료’에서 더 나아가 비선형적 표현을 이용해 미학, 실내외의 통합, 건물과 풍경의 통합을 이루어내고 시각적 기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물은 공간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곳에서 시간을 쓴다. 따라서 생태 디자인은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요구에 응답하고 장소의 시간성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주석 명예교수는 생태건축의 예로 네덜란드 Alterra Lumens building, Cinemec, Monnikenhuizen. 한국의 울산대공원, 월드컵공원, 삼성메디컬센터 등을 들었다.



생태에 대한 미학적 시각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태는 ‘과정’이며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눈에 띄게 아름답지도 않고, 어떤 방식이나 상징도 없다. 그러나 고주석 교수는 “생태는 아름답다”고 말한다. 생태디자인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스타일이라는 것이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계획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드러난다.

고주석 명예교수는 생태건축을 이루기 위해서 ‘개방형 설계’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디자인과 파라메트릭을 통해 중첩되고 복잡한 생태건축을 할 수 있지만, 사무실에서 PC로 모든 설계를 완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존 설계안에서 체험과 보완을 더해 현장에서 설계가 완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 프로세스를 붕괴시키고 유동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에너지의 유입과 기온, 산소의 양, 오염원, 생태학적 기회비용까지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것(인포그래픽 등),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 보존, 참여를 위한 장소 등을 설명했다.

고주석 명예교수는 “생태건축은 생태 경제와 생태 민주주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며, 이것은 우리가 할 수 있고,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연숙 연세대 교수, 이명주 명지대 교수

이연숙 연세대 교수는 ‘녹색건축기반 생애셀프케어미래주택’에 대해 설명했다. 생애셀프케어주택은 스스로의 삶을 부양하고 케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주택으로, 누구에게도 의존적인 사람이 되지 않도록 건강과 경제로부터의 자립을 돕는다. 이 주택은 △빈민계층, △양육가족, △장애인, △노숙인, △고령자 등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각 특성에 맞는 주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공공지원서비스주택’은 취약계층이 저렴하게 접근가능한 적정주택과 거주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함께 전달되는 주택이며, 공동체문화를 육성하고, 주민에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셀프케어주택은 영월과 함양에 테스트베드를 설치, 운영 중에 있다. 특히 영월의 경우, 상호교류와 사회적 접촉이 중요하며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이들을 위한 ‘공유형 주택’과 독립생활을 중시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단위세데 독립형 주택’으로 구분하고, 공동공간과 옥상 온열화원 등을 설치해 공동체 활성화 및 먹거리 생산으로 경제적 수익창출을 도모한다.

이연숙 교수는 “이 지역공동체 시스템은 지가와 사용자 및 지역 특성에 맞게 다른 형태로 들어갈 수 있으며, 처음부터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명주 명지대 교수는 제로에너지 주택 활성화를 위해 개발한 최적화모델과 실증단지 구축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제로에너지주택'은 거주자의 요구를 만족하면서 에너지절감요소 적용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사용을 통해 에너지를 제로로 절감하는 주택으로, 현재 노원구에 단지가 구축되어 있다.

이 단지에는 아파트(7층) 3개동 106세대, 연립주택 9세대, 합벽주택 4세대, 단독주택 2세대가 건립되며 부대시설로 홍보관, 근린생활시설, 경로당,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섰다.

단지는 패시브(Passive)공법과 액티브(Active) 기술을 사용해 화석연료의 사용 없이 냉난방, 온수, 조명, 환기 등 필수 에너지를 제공한다. 패시브 기술인 고성능 단열, 기밀, 창호 등 자재와 열 회수 환기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한다. 액티브 기술로는 태양광전지판, 지열히트펌프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했다.

이밖에도 고단열 고기밀의 외단열, 3중 유리시스템 창호, 열교차단 발코니를 설치하고, 지붕과 외벽에 일체형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시간당 7.4kwh 연간 5200kwh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Santiago Porras Alvarez 고려대 교수, Mannisi Alban 한양대 교수

스페인 Santiago Porras Alvarez 고려대 교수는 스페인의 Mancha Real이라는 소규모 단지를 재생하기 위해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으로 구분해 건물의 생애주기, 에너지사용량, 에너지효율, 이산화탄소 방출량, 재건축비용 등을 분석했던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아울러 “도시는 전체 생태계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생태학적으로 건축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하며, 특히 한국은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이해하고 도시의 역사를 살리면서 리노베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프랑스 Mannisi Alban 한양대 교수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라질의 한 도시를 예로 들며, 사람간의 관계를 구축하고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예로는 협력농장시스템 등이 있다.

이를 위해서 어렵더라도 시민들의 니즈를 알기 위해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방식에 대한 논의로 이를 건축에 녹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또한 ‘주인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지속가능한 프로젝트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안충환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성종상 (사)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

김대익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

한편 이날 심포지엄을 위해 참석한 안충환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은 “2017년까지 신축건축물에 패시브 건축물기준을 강화하고, 2020년까지 제로에너지빌딩을 강화하는 등 건축물 에너지소비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녹색건축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성종상 (사)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은 “학회 15주년을 맞이해 다시 한 번 학회 창립당시의 비전과 미션을 되새기며 전지구적 환경 위기의 시기에 생태과 지속가능성을 탐보해줄 수 있는 친환경건축 관련 기술과 지식, 경험을 연구 개발 소통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익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소장은 “아우리는 그동안 다양한 정책제안과 동시에 기후변화연구를 지속한 결과 국토부로부터 녹색건축센터로 지정됐고, 국가녹색건축 기본계획이 수립되는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도 바람직한 녹색건축을 위한 연구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 2016 춘계학술발표대회 우수논문 시상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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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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