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대학교 Level up 창업 캠프 대상 '꿀비'

높은 경쟁률 뚫고 조경시설물 대상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08-12
PNU-창업동아리 발굴·육성사업 일환으로 개최한 ‘부산대학교 Level up 창업캠프’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PNU-창업동아리 발굴·육성사업’은 학생들에게 창업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준비된 예비기업인을 육성하고자 진행됐다.

창업에 관심 있는 부산대학교 학부생 및 대학원생 3명 이상으로 구성된 10개 팀이 참가했다. 팀당 300만원 내외의 창업활동비용을 지원하며, 최종 선정된 팀은 사업화 지원금, 학내 창업동아리 공동 회의 공간, 창업기업 및 전담지도교수 멘토링 지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최종 선발된 부산대 조경학과 ‘꿀비’팀을 만나 창업 동아리 준비과정을 들어봤다.

이현주 꿀비팀 팀장 인터뷰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꿀비'


꿀비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꿀비팀은 팀장 이현주, 팀원 정세빈, 김보겸, 김재형으로 조경 관련 창업에 뜻이 있는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조경시설물 창업팀입니다. 
 

부산대학교 Level up 창업 캠프에 대상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대상작이 어떤 작품인지 설명부탁드립니다.

꿀비는 확장되고 있는 도시농업, 정원 가꾸기 시장에 '우수재활용'이라는 기능성을 가진 조경시설물 제품입니다. 우천 시 내린 빗물을 받아 모은 물을 펌프의 동력을 이용하여 순환시킨 다음 관수에 다시 재활용합니다. 옥상정원이나 텃밭, 건물의 로비나 실내에 설치가 가능하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뿐 만 아니라 기능적이고 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한 조경시설물 입니다. 


작품_꿀비

저희 팀은 작품의 콘셉트를 ‘실용성과 친환경’으로 정했습니다. 많은 아이디어 회의 끝에 ‘우수활용’이라는 키워드를 실용성에 대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 부족, 기후변화현상과 같은 환경보전 측면에서 우수의 활용은 조경 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온 이슈입니다. 이에 저희 팀은 우수활용을 옥상, 텃밭디자인에 적용시켜 좀 더 실용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버려지는 우수를 최대한 활용하고 순환하여 식물을 재배하고 생물을 위한 작은 서식지를 마련함으로서 실용적인 측면과 친환경적인 측면을 모두 충족하려 하였습니다. 

물 순환을 고려한 대나무물길

작품의 핵심원리는 ‘빗물의 흐름’인데, 비가 내리게 되면 수반에 빗물이 모이게 되고 그것을 수직 상승시켜 대나무물길로 올려주면 대나무의 배수구멍으로 빗물이 흐르면서 관수가 되면서 물이 순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각적인 미뿐만 아니라 물이 떨어지는 청각적인 요소도 첨가되어 작품의 매력을 한층 더 배가시켜 줍니다. 

그리고 꿀비는 전체크기가 1.8 * 1.8 ㎡ 정도로 비교적 협소한 공간에 설치가 가능하며 지면이나 벽면에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둠범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로는 ‘둠벙’에 착안하였습니다. 둠벙이란 ‘물웅덩이’의 방언입니다. 저희는 둠벙이 하나의 작은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것은 조경전공에서 배우는 비오톱 개념의 일환으로서 실제로 비가 내린 후 만들어진 작은 물웅덩이는 수초나 개구리, 지렁이들 같은 생물들에게 서식지의 역할을 합니다. 이는 생물다양성 뿐만 아니라 환경의 다양성 또한 제공할 수 있어 저희가 충족하고 싶었던 친환경적 측면을 부합시켜줄 수 있는 개념입니다.


스케치작업

시공작업

3D 시뮬레이션

작업과정은 약 한 달 동안 둠벙, 친환경, 우수활용이라는 콘셉트와 디자인 모티브를 참고하여 작품스케치 작업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 팀원모두가 참여하였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제품을 실제로 구현해 내기란 생각보다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수 십 번의 아이디어 회의를 거치면서 좀 더 완성도 있는 스케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콘셉트에 부합하는 디자인을 완성시켜 3D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멤버 모두가 직접 발로 뛰어 자재를 구입하고 시공까지 참여하였는데 실제 제품의 소재 같은 경우에도 원래는 철제를 사용하기로 하였으나 차가운 느낌과 무게가 무겁다는 단점을 발견하여 목재나 자연소재 등으로 최종결정 하였습니다. 수반도 예정되어 있던 색의 제품이 없어서 직접 도색작업을 했고, 식재수종의 선정도 딸기, 상추 등 수확과 재배를 할 수 있는 텃밭작물 위주로 식재하고 후각적인 효과를 위한 허브, 작품의 이미지와 색감이 잘 어울리는 백일홍을 가장 앞쪽에 식재하였습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하나의 시설물이 완성되기 까지 정말 많은 과정과 시행착오가 있다는 것을 모두 직접 해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개념적인 부분을 실물로 이루어내기까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그것을 해내었을 때의 느끼는 뿌듯함과 배움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었습니다. 
  

첨단 제품을 제치고 조경시설물이 대상을 차지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심사평을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부산대학교 Level up 창업 캠프에는 첨단 제품과 같은 정말 쟁쟁한 참가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대회는 창업대회이기 때문에 얼마나 창업아이템으로서의 가치가 있느냐, 즉 사업성의 유무와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수요가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꿀비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경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가는 것은 통계적인 자료로 이미 입증 되었고, 꿀비는 그 수요에 맞게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심사평에는 “더 많은 제품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제품을 조금 더 간소화하여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등 현실적이고 소비자, 수익과 연결될 수 있는 심사평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현주 꿀비팀 팀장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경학이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는데 어떤 이점이 있었나요? 

아이템 개발부분에 있어서는 조경학도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맨 처음 꿀비를 설계할 때 기본적인 개념인 우수활용, 비오톱 개념부터 식재, 아이템 3D모델링 스케치업, 루미온 등 개념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교수님의 말씀, 수업 내용, 실습 경험 등 실제로 조경학도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부분이 많았습니다. 

꿀비를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아이템을 구상하면서 고려했던 부분은 크게 식재, 디자인, 시공 3가지입니다. 식재는 꿀비 같은 경우 텃밭작물을 주로 식재하였기 때문에 설치환경이나 생육이 양호한 식물을 조경학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식재학, 수목학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선정했습니다. 디자인은 조경설계 수업에서 배우는 2D손 스케치로 시작하여 포토샵, 스케치업, 루미온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3D모델링을 완성하였습니다. 시공은 직접 시공한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시공학에서 배수나 관수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참고하였고, 원가책정 견적에 있어서는 적산학을 참고하였습니다. 이처럼 조경학을 수학한 것만으로도 식재, 디자인, 시공 등 각자 다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 같지만 서로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 하나로 융합될 수 있다는 것이 아마 조경학의 가장 큰 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꿀비팀은 Level up 창업 캠프 대상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부산 도시농업 박람회에서도 전국 텃밭 디자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들었습니다. 연이은 좋은 결과를 내고 계신데 앞으로 꿀비팀의 창업 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희 팀 역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조경이 가까워졌으면 하는, 단순한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닌 조경과 사람을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기에 과정이 즐거웠고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Level up 창업캠프는 막연히 꿈꿔왔던 창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사위원 분들과 많은 멘토 분들을 만나 아이템의 개발방향에 대해 논의하였고 많은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조경시설물의 판매 뿐 만 아니라 유지, 관리 분야의 시스템 마련과 실내조경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군의 개발 등 앞으로 고민해야 할 많은 부분을 차근히 해결해 나가는 것이 꿀비팀의 계획입니다.
   

학생으로써 바라보는 조경계의 전망은?

많은 분들이 조경시장이 어렵다고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조경은 정말 스펙트럼이 넓은 분야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조경시설물과 조경관리, 유지 시장은 사람들의 소득수준이나 의식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수요가 생겨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부산대학교 Level up 창업캠프에서 꿀비가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같은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한 마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빨리 찾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그것을 찾고 싶었고 지금도 확실히 찾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도전하고 싶은 것에 주저 없이 도전하고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경험하면서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열정도 더욱 생기게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번 창업대회를 통해 전공공부에 대한 중요성 또한 많이 느꼈습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학업인 것 같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계속 도전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자신의 길을 머지않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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