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한 그루만 심어도 지구는 한 그루만큼이라도 변화한다’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09-29

"한 그루만 심어도 지구는 한 그루만큼이라도 변화됩니다"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던 세월호 사건, 위안부 피해 할머니, 네팔 산간지역 지진피해등의 이야기를 담아 숲으로 조성한 회사가 있다. 바로 환경과 사람, 그리고 사회를 위한 가치를 나무에 담아 세상에 심고 있는 사회혁신 기업인 '트리플래닛'이다.


트리플래닛은 2020년까지 1억 그루를 목표로 현재까지 12개국 127개 숲에 55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진정성 있는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형수 대표를 만나 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나무심는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원시림 또한 무분별한 벌목, 경작 등으로 탄소 자정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곧, 도시의 미세먼지는 갈수록 심해져서 늘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테고,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겁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TOP10 안에 '미세먼지'란 단어가 꾸준히 올라올 정도로 환경오염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고등어를 굽지 말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환경오염에 대한 정책은 상당히 미흡한 수준에 있습니다.


전 세계 70억 인구가 사는 녹색 별 지구에서 매년 13,000,000ha 규모로 영국 본토 크기만큼의 숲이 사라집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나무는 미세먼지의 40%가량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리플래닛은 사람들과 함께 6년 전부터 계속 참여하는 숲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나무심는 사회혁신기업 트래플래닛은 현재까지 사막화방지숲, 스타숲, 네팔커피나무 숲 등 전세계 12개국에 127개 숲과 55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숲을 조성하는 기업을 창업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어릴 적부터 환경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는 직접 환경다큐멘터리를 찍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를 살려 대학도 언론정보과에 진학해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려고 했지만, 다큐는 공감은 이끌어도 실천으로 이끌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숲을 조성하는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2010년 창업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무수히 많은 숲들이 조성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숲이 조성되는 건가요?


2010년 초창기 모델은 스마트폰 나무심기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던 방식이였습니다. 사용자가 게임 속 비료, 물뿌리개 아이템으로 가상 나무를 키우고, 아이템에 광고를 노출한 기업들의 광고비로 실제 숲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NGO나 정부기관을 통해 실제 숲이 조성되는데 쓰여졌습니다. 이때 조성된 사막화방지숲은 한화에서 4억 정도를 투자받아 조성됐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매우 변화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2012년도부터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인 또는 그룹의 신청 및 참여로 숲을 조성해 주고 있습니다. 스타의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숲을 만들어주는 스타숲, 특별한 기념일을 위한 가족 숲, 사랑하는 모교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학교 숲 등 개인의 노력이 모여 커다란 숲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조성된 숲은 어떤 방식으로 유지관리를 하고 있나요?


숲 관리는 해당 숲이 소속된 공원을 관리하는 지자체 및 담당기관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재보식이 필요한 경우는 트리플래닛에서 2년간 진행하며, 2년 후 부터는 나무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관리만 진행됩니다. 


트리플래닛은 모든 숲의 상태를 분기마다 확인해 영양분 투여, 급수 등 바로 실행이 가능한 간단한 관리는 해당 분기에 진행합니다. 재보식, 추가 보식, 이식 등의 업무는 나무의 건강상태, 토질 상태 및 계절을 고려하여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숲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무의 생육과 숲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거나 관리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로이킴숲은 팬들이 직접 숲을 꾸준히 아름답게 관리한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서울시의 '꽃피는 서울상'을 받은바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시흥시에 첸숲을 조성한 첸 팬들은 첸의 생일을 맞이하여 추가 보식, 잡초제거 등 숲 가꾸기 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숲 관리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한화와 함께 사막화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몽골 사막화 지역에 꾸준히 조성해오고 있습니다.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화석 연료가 아닌 태양광을 통해 공급받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숲이 조성된 중국 닝샤자치구 링우시 바이지탄 자연보호구는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으로 중국 정부에서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오드리 햅번 가족과 함께하는 '세월호 기억의 숲' ⓒ트리플래닛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트리플래닛


한화 '사막화방지숲' ⓒ트리플래닛


게임이나 펀딩을 통해 숲을 조성하면 일반인의 참여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나요?


스타숲 프로젝트 전체 참여자의 약 40%는 중국, 프랑스, 멕시코 등 해외 참여자로,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의 참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Forest in peace’라는 추모숲을 통해서는 ‘세월호 기억의 숲’, 제2 연평해전의 영웅들을 위한 ‘연평해전 영웅의 숲’,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룬 숲이 조성됐습니다. 이러한 추모숲 조성 프로젝트에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 약 4,000여 명이 참여하여 총 3.3억 원 이상이 펀딩됐습니다.


추모숲을 조성하면서 숲이 추모하고 기억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세월호 사건 때는 오드리 햅번 재단으로부터 함께 숲을 만들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모든 국민이 슬픔에 빠져 무기력함과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숲은 유가족을 치유하고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기록하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굉장히 많은 언론에서 보도가 되었고, 지금도 숲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흔적들로 이 숲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런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숲을 통해 해결하자는 움직임이 자발적으로 발생되고 있습니다. 기록하고 상처를 치유를 하는 숲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네팔 커피나무숲은 심각한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 산간 지방에 커피나무를 심어 재기의 힘을 선물하였습니다. 


대표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트리플래닛은 202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전세계에 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개개인이 동참하는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과 홍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트리플래닛 소사이어티'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숲을 가꿔 미래 세대에게 보편적 가치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정치와는 상관없이 환경이라는 관점만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합니다. 


트리플래닛 소사이어티는 1년에 나무 한 그루씩 심음으로써 매일매일 세상을 변화시켜나갈 것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한 그루씩만 심어도 사실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숲에서 캠핑이나 파티 같은 것도 즐기면서 숲의 피톤치드도 느끼고,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함께 나무를 심을 생각입니다. 만일 해외에서 나무를 심게 된다면 그곳 현지에서 새로운 트리피플을 만들어 서로 교류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네팔 커피나무숲으로 가거나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나무를 심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제대로 가꾸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다같이 나무와 관련된 책을 읽고 토론도 할 생각입니다. 매년 필독서 2권씩 읽어간다면 나무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밖에도 새롭게 재탄생되는 서울역고가에 조경을 관리하거나 2,900만 평에 이르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에 숲을 조성해 서울까지 들어오는 미세먼지 양을 크게 줄이는 역할도 수행하게 됩니다. 최근 인천시의 큰 땅을 기부 받았습니다. 장애가 있는 딸이 있는 기부자를 대신해 장애인을 위한 공원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결과적으로 2020년까지 1억 그루를 달성하는데 소사이어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전세계가 힘을 합쳐 나무를 심어가면 '플래닛과 피플과 소사이어티'가 변화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트리플래닛 소사이어티를 기획한 핵심적인 목표입니다. 


나무와 숲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무 한 그루에는 2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 그루가 죽으면 2만 종의 생물 역시 죽게 됩니다. 세상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변해야만 진정성 있는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인간이 살면서 평균적으로 열그루의 나무를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죽기 전까지 나무 한 그루라도 심는다면 나무 한 그루만큼이라도 세상을 좋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2016년 추석 디너파티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다른기사 보기
ssinkija@naver.com

기획특집·연재기사

관련기사

네티즌 공감 (0)

의견쓰기

가장많이본뉴스최근주요뉴스

  • 전체
  • 종합일반
  • 동정일정
  • 교육문화예술

인기통합정보

  • 기획연재
  • 설계공모프로젝트
  • 인터뷰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