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가와 함께하는 공원산책4_하늘공원

라펜트l이경l기사입력2016-10-20

공원산책4 하늘공원 ⓒ빅바이스몰

10월 15일 토요일, 40여명의 산책자들이 참여한 네 번째 ‘공원산책(公園散策)’이 하늘공원에서 진행됐다. 가을이면 가장 사랑받는 공원답게 이용자들이 많아, 안전에 특히 주의하면서 산책이 이루어졌다. 

설계자인 (주)CA조경기술사사무소의 진양교 대표는 90년대 말 공원을 설계할 당시를 회상하며, 하늘공원의 탄생 스토리와 설계를 하며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을 설명했다.

진 대표는 처음 쓰레기 매립지 정상에 올랐을 때 배수를 위한 4개의 독특한 피라미드 지형과 하늘을 발견했다고 한다. 4개의 피라미드가 하늘공원의 경관적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보아, 피라미드를 살리는 것을 설계의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고. 또 하늘을 보기 어려운 서울에서 이곳은 별다른 간섭 없이 하늘과 만나는 곳이라, 초지 위주의 단순 식재로 5만평의 하늘을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진양교 대표는 하늘공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설계자로서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초기 설계 때 키 큰 억새와 키 작은 초지로 식재의 높낮이 차이를 의도했지만, 억새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키 작은 초지가 거의 사라지고 전부 억새밭이 되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수요에 따른 변화이지만, 설계자의 입장에서는 초기의 의도가 사라져 다소 아쉬울 수 있겠다 싶다. 대부분의 공원들의 모습도 시간에 지남에 따라 변하고 쉬운데, 이는 공원의 주재료가 살아있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욕망과 자연이 일으키는 변화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조경가의 숙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공원산책은 걸으며 수목 이름을 맞춰보기도 하고 질문도 주고받으며 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쉼터에서 짧은 추가 질문 시간을 갖고 마무리되었다. “단순 식재를 설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고,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의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없어 아쉽다”, “산책 중간 쉬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

이번 공원산책 기획의 마지막, 다음 주 선유도공원에서의 산책에서는 또 무슨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된다.









ⓒ빅바이스몰
_ 이경  ·  서울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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