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평정원 페스티벌 작가정원 작가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6-10-27

지난 16일 '제3회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시상식이 열렸다. 총 30일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띤 경연을 펼친 60개 작품 중 총 26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작가부 주제는 '정원, 옛 도심을 꽃 피우는 새 감각'으로, 원도심 내 정원을 설치했다. 대상지의 실명적은 40㎡ 내외로 평준화했으며, 원도심권의 잊힌 공간(Forgotten Spaces)과 한국형 생활정원의 감각을 발굴하는 정원 가치를 표현했다.


올해 작가부 정원은 순천시와 총괄감독이 함께 진행하면서 참여작가들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도심지 내 자투리 땅에 수준 높은 정원을 탄생시킨 참여 작가들을 만나 그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상 石亭(석정)
작가 박준서 조경설계사무소(주)엘 소장


수상하신 소감은?

우선 기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을 받게 되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상을 받았다는 기쁨과 함께 부담감이 드는 이유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설계가로서의 역할이 가볍지 않음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좋은 공간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 한평정원페스티벌에 참여하게된 계기는?

사실 이와 같은 정원 박람회 및 전시성 기획에 조금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정원문화의 확산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볼거리 제공에 지나지 않을까, 그리고 조경가로서 공공성에 대한 역할이 배제된 것 등이 사실 참여를 망설이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원페스티벌은 ‘정원’이라는 말이 붙긴 했지만 다분히 공공적인 프로젝트이고, 일회성 전시를 지향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진보라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출품한 ‘석정(石亭)’은 마을 귀퉁이 작은 휴게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마을 어귀에 돌 하나를 놓아서 길 가던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걸터앉을 수 있는, 그리고 거기서 풍경을 관조하듯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설계했습니다. 특히 이 자리는 마을 골목의 어귀이고 동서 방향으로 긴 형태를 지니고 있어 햇볕의 변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특히 저녁 해질 무렵 이곳에서 느끼는 감성이 우리의 컨셉에 잘 맞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개인이나 무리가 자신들의 상황과 의지에 맞게 앉을 수 있는 돌 마루와 수목의 지붕을 놓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아울러 저녁 무렵의 석양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풍경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시간이 흘러가 그 켜가 쌓일 수 있도록 하려고 재료와 마감 등을 선정 적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마을 귀퉁이 풍경과 조화가 잘된, 마치 거기에 그 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일상에 잘 쓰이도록 하자는 것이 첫째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곳을 만들자는 것이 두 번째였습니다. 

전시를 위해 과도한 형태를 도입하기보다는 무심한 듯, 평범한 듯 만들어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지 않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하자고 많이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또한 일상에 정말로 잘 쓰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앉는다는 행동에 주목한 것도 그 고민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었죠.

한정된 예산으로 구현해야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였는데 특히 어떻게 하면 시간의 흐름이 묻어나게 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돌(경계석)과 코르텐스틸 플랜터 그리고 초화 등은 그런 시간성을 담을 수 있는 소재로 선정했고 최소한 2,3년 내 괜찮은 변화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박준서에게 정원이란?

정원이란 일상 속에 구현한 (자연)숲에 대한 오마주(hommarju)


그늘정원
작가 조원희


수상하신 소감은?

난대수종이 풍부한 순천에 제가 생각했던 정원을 하나 더 완공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늘을 즐기는 정원 입니다. 기존의 커다란 느티나무와 새로 도입된 교목의 그늘 아래 걷고 앉기 편한 포장 공간이 있습니다. 그늘은 정원의 요소중 기본적인 하나이지만 저는 이를 주제로 삼고 비옥한 그늘의 푸르름을 즐길 수 있도록 잎이 아름다운 지피소재와 사용했습니다. 초봄에 꽃이 피는 다간형 산벚나무와 늦봄에 향기가 좋은 때죽나무를 눈 높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하고가 낮은 나무들을 선택 했습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본 대상지는 생활권 정원으로 주민들께서 많이 이용해 주실때 그 의미가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정원을 리모델링 하기 전에도 대상지에 이미 조성된 정원이 있었지만 풀과 관목이 너무 많이 자라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보행이 편안하고 들어오고 싶은 넓은 공간으로 보이도록 자연스러운 벽돌포장공간을 전체면적의 반 이상 도입했습니다. 녹지공간은 처음 생각보다 많이 낮추되 교목으로 그늘을 확보해 넓은 쉼터들을 마련했습니다. 

조원희 작가에게 정원이란?

식물과 함께하는 세련되고 편안한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Floating Lounge
작가 최혜영


수상하신 소감은?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상 그 자체보다, 정원을 설계하고 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각박한 현대인의 삶에서 정원은 ‘자연’, ‘치유’, ‘휴식’ 등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 주는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정작 일상생활에서 정원을 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원은 여전히 거실, 침실, 부엌과 같은 주거 및 일상생활의 필수 요소가 아니며,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부수적 장치일 뿐입니다. Floating Lounge는 이러한 현실에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의를 제기하여 정원의 위상과 의미를 재정립하고자 했습니다.

1. 집의 중심인 ‘거실’을 ‘정원’으로 불러들여 정원의 위상을 높인다.
2. 기존 주택의 담을 중심으로 ‘거실’과 ‘정원’을 병치시켜 정원의 의미를 되새긴다.
3. 기존 주택의 담에 반사되는 재질을 부착함으로써 ‘정원’이 ‘거실’로 확장되도록 한다.

정원이 된 거실, Floating Lounge는 바닥(Floor), 가구(Furniture), 벽(Wall)이라는 세 개의 레이어로 구성됩니다. 먼저, 순천만의 자연을 형상화한 바닥은 지역의 장소성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쉽게 거닐고 앉으며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됩니다. 다양한 유형의 가구는 순천만의 자연 위를 유영하며, 집 안의 거실처럼, 이 공간을 사용하는 주민들의 소통의 장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거실과 정원의 병치를 위한 반사 벽은 거실로서의 정원에 대한 의미를 부각시키고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함과 동시에, 좁은 정원을 반사 벽 너머로 확장시켜 공간적 협소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주민뿐만 아니라 방문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지역의 아이콘으로서의 역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필요를 수용하는 공간의 유연함, 관리의 용이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이들에 초점을 맞추어 Floating Lounge의 설계 및 시공이 이루어 졌습니다. 


투영된 숲
작가 황신예

ⓒ한국조경신문 박흥배기자

수상하신 소감은?

이번 한평정원은 생활공간 속에 존치되는 정원이니만큼 정원이 주민들 생활공간 속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거리가 멀어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만큼 마음이 많이 가는 정원입니다. 주민들과 생활 속에서 잘 녹아든 정원이 되길 바랍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투영된 숲” 은 잊혀진 공간 속 소외된 도심에서 정원은 어떤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정원입니다. 투영된 숲은 정원이 기억하는 태초의 무한한 숲의 기억을 익숙하지 않은 재료인 코르텐 스틸 조형벽에 투영시켜, 투영된 추상적인 숲의 이미지와 그림자를 통해 일상에 무뎌진 감각을 깨우며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정원입니다. 추상적으로 반복되는 나무형상이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은 재료를 통해 깊은 숲 속을 헤메이는 듯한 집 앞의 숲 속 휴식처가 되길 바란 정원입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일상 생활공간 속에 존치되는 정원이니 만큼 정원의 조성의도가 잘 반영되면서 유지관리의 용이성과 계절성을 반영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식재공간과 조형물이 가진 공간비율을 조정하였고, 비교적 식재가 빈약한 겨울에는 조형물의 구조와 형태가 식재를 대신하여 시간의 변화를 나타낼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황신예에게 정원이란?

내가 나 자신일 수 있게 해주는 재밌는 공간이자 놀이터


Tiny Table Garden (작은 탁자 정원)
작가 정주현 경관제작소 외연 대표


수상하신 소감은?

대상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나름대로 참여의 의의가 잘 살아서 다행이라고 여기며 상장, 출품증서, 상금 등의 배려가 있어서 참가한 모든 작가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차제에 존치형 작가 정원의 경우 실제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의 증액이 필요합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최 측의 요구인 “정원을 새 감각하게 하라”는 취지에 맞게 ‘작은 탁자의 휴게 공간’을 모던하고 심플하게 조성했다고 생각하며 몇 번의 시리즈 정원으로 연출되는 Show Garden의 전형을 연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몇 년 전 조경용 시설 소재로 직접 고안하고 개발한 S.F.C라는 소품을 가든 퍼니처(Garden Furniture)로서 실제 정원 소유자가 직접 손쉽게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D.I.Y 가든의 모델로서의 가능성과 가변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정원으로 꾸며봤습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보통의 협의적 정원의 조성은 사적공간으로 개인의 관리를 전제로 만들어지지만 이러한 주거지 내의 생활공간으로서 자투리 녹지에 조성되는 공공적 정원의 경우는 무엇보다 대중의 Vandalism에 대응하는 설계의 간결성과 시공의 내구성에 있다고 봅니다. 

정주현에게 정원이란?

선진화 된 주거문화의 꽃이다.


찰나원
작가 김효성 플레이스랩


수상하신 소감은?

좋은 기회를 얻어, 좋은 인연과 좋은 추억을 갖게 된 보람된 나날들이었습니다. 우선 함께 도와주신 플레이스랩에 박종완소장님, 이재연사원, 번암조경에 김은익사장님, 대성레이저 작업팀에게 감사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출품한 정원이었는데 점점 정원이 저의 일상 속에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획부터 시공까지의 과정을 통해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의 더 큰 정원을 그려나가는 밑바탕이 될 꺼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소중했던 찰나의 순간을 돌이켜 보고 싶었습니다. 필름형태의 조형프레임은 자연의 모습과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보고 자연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로, 미러철재를 통해 안밖의 있는 자신을 정원 안으로 들이고 놓칠 수 있는 순간의 꽃까지 감상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찰나의 변화를 나타내는 취병을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으며, 잔디마당의 원형패턴은 찰나원에 모습을 담는 캔버스로 빛을 통한 꽃과 나무의 그림자까지 담아보고자 하였습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관심이라 생각합니다. 한 번 더 고민하고 나무와 꽃을 심어 간다며 더 멋진 정원의 모습으로 주민들과 함께 풍경을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관심이 더 큰 관심으로 이어져 모두가 주인이 되는 정원을 그려가 봅니다.
 
김효성에게 정원이란?

잠자고 있던 나의 오감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긴장감’ 


역전다방
작가 김재혁 작가, 오사랑 작가 아이엘오퍼레이션


수상하신 소감은?

순천시에서 좋은 기회를 주어 조경인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순천의 신도심과 구도심의 중심에 있는 순천역과 옛 도심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다방을 모티브로 하여, 역전다방이라는 컨셉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동선은 기찻길, 중심부는 다방에서 볼 수 있는 뮤직박스를 형상화하여 레코드 판은 돌아가는 레일 벤치로, 축음기의 핀은 앉음벽으로 표현하여 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앉음벽 뒤의 프레임은 다방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도록 조성하였습니다.

정원을 시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생활공간 속에 존치되는 정원인 만큼 그 공간 속에 스며들어 정원이 주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정원의 컨셉이 ‘역전다방’인 것처럼 만남의 장소가 되는 공간적 의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김재혁 작가에게 정원이란?

김재혁 : 즐거운 추억이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사랑 : 제 생각을 펼칠수 있는 큰 도화지라고 생각합니다.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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