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과 도시가 만나 명소가 된다

한일 조경인 축구단, 히비야공원 답사 - 2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6-11-18




공원과 도시의 만남, 공원 속 레스토랑
점심 때가 되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이 붐빈다. 히비야공원 근처에는 긴자와 신주쿠, 가스미가세키 등이 인접해 있어 점심시간 짬을 내 공원을 찾는 회사원들이 많다. 공원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공원 안에 둥지를 튼 식당도 이유 중 하나다.

공원 내 몇 군데의 식당 중 ‘마츠모토로’라는 식당이 인기다. 1903년 히비야공원 개장과 동시에 태어나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레전문점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맛과 서비스 모두 훌륭하지만 공원 안에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히비야공원이 식당의 정원이 되는 것이다. 날이 좋으면 야외 테라스에 앉아 공원 속 정원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식당의 별명이 ‘숲속의 레스토랑’이다. 사람들은 만족스러운 식사를 위해 테라스석에 앉으려 1시간 기다리기까지 불사한다. 그래서 날마다 식사 때면 줄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마츠모토로 식당. 녹지에 둘러싸여 있다


공원 내 상업시설들



점심시간 공원 내 매점 앞의 회사원들


공원 안 상업공간이 명소가 되는 경우는 1973년 개장한 일본 최초의 공원인 우에노공원에서도 볼 수 있다. 우에노공원은 황실의 소유였던 땅을 시에 기증한 곳으로 처음에는 간에이신원와 무덤, 도쇼구 신사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이후 국립박물관, 국립서양박물관, 과학박물관 등이 지어져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공원에는 문화공간, 야구장, 보트장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타벅스 우에노 온시점’이 공원 명소로 손꼽힌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어디서든 만날 수 있지만 이곳은 조금 다르다. 일본 전통건물 형태로 지어져 나무의 뼈대를 드러내고 있는 심플한 디자인의 스타벅스는 건축물이 스스로를 뽐내기보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1층짜리 건물은 전면 통유리로 되어 있어 공원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실제 내부도 의자를 전부 공원을 바라보게 배치되어 있다. 이제는 일부러 스타벅스 우에노 온시점까지 찾아와 줄을 서서 커피를 마시고, 기념사진도 찍을만큼 인기라고 한다.

우리나라 북서울꿈의숲 글래스파빌리온 내 레스토랑들도 사람들에게 많이 찾는다. 동행했던 일본 조경인 히구치 사이도 씨(Off Saido Planning 대표, 일본 조경인축구단원)는 “공원과 도시가 융합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한다면 좋은 명소가 될 것”이라고 귀띔해주었다.


스타벅스 우에노 온시점




우에노공원에서 한일 조경인축구단. 조경인 축구단에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신석 축구단 총무(010-6339-7901)에게 연락하면 된다.


두 번째 화단(第二花壇)과 대분수
히비야 공원의 가장 큰 상징 ‘대분수’는 매일 오전 8시부 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28분 간격으로 24경을 즐길 수 있다. 분수대는 삼단 구조이며 연못의 직경은 30m이다. 물의 높이는 12m까지 올라간다. 밤에는 야간조명이 더해져 화려한 경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두 번째 화단 부근은 히비야 공원의 대표적인 경관이며, TV와 잡지 등의 촬영 포인트로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첫 번째, 두 번째 화단이 히비야공원의 자랑인 만큼, 공원에서도 화단관리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인지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봄에는 팬지, 동백, 벚꽃, 개나리, 튤립, 철쭉 장미, 여름에는 수국, 수련, 치자꽃, 백일홍이 얼굴을 내민다. 가을에는 층층나무 꽃과 금목서 꽃, 털머위, 그리고 단풍이 화려하다. 겨울 중에는 매화가 빨간 꽃잎을 낸다.

히비야공원을 찾는 이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원을 관리하는 5개의 자원봉사단이 있다. 각각 활동 구역을 정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유지관리를 한다. 그중 회사단위로 참여하는 봉사단에서는 사내 화단공모를 통해 당선된 작품을 화단에 적용하기도 한다고. NPO법인 일본 토피어리협회도 자원봉사를 자처, 공원 내 토피어리 손질을 담당하고 있다.


정형적으로 식재된 장미


대분수





울창한 숲, 100년된 수목
히비야공원 한 켠에는 100년의 세월동안 자리를 지켜온 수목들이 수두룩하다. 콘크리트 정글에서 몇 발자국만 더 걸으면 갑자기 숲 속으로 들어오는 기이한 경험이다. 두 팔을 벌려 껴안아도 한 품에 넘치는 수목들 탓에 ‘도시의 오아시스’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100년 전 공원에는 도쿄 농과대학(현 도쿄대학 농학부) 혼다 박사가 심은 수십 센티미터의 묘목이 있었다. 당시 신문을 보면 ‘그늘이 아니라 햇빛이 쏟아지는 공원’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식재된 수목은 당시 드물었던 버즘나무와 칸사이 서쪽에서 볼 수 있던 굴참나무 등으로, 도쿄의 기후에 이 수목들이 잘 생육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한 의미가 컸다고.

예전에는 화단 관리를 위한 전문 직원이 있었으며, 화단의 꽃모종은 스톡 야드에서 연간 계획을 세우고 생산됐다. 꽃의 매력이 끊이지 않는 화단 만들기를 콘셉트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히비야공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류의 낙원이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물총새가 날아들었다. 쇠딱따구리, 센다이무시쿠이 등 자연이 풍부한 곳에서 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조류들을 볼 수 있다. 공원의 물이나 덤불, 초원 등은 조류의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숲 사이 마련된 한적한 위요공간



독특한 수형의 100년 수목들













다양한 모양의 울타리


테니스코트. 총 5면이 있으며 인조잔디와 야간조명이 있다. 히비야공원 서비스센터 창구에서 등록접수하면 이용할 수 있다. 1면 1시간에 1,300엔(야간엔 500엔)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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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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