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14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06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6-12-29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특별사적이고 명승이자 세계문화유산 ‘은각사’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하루가 다르게 가을 해는 점점 짧아지고 교토의 답사일정도 막바지입니다. 슈가쿠인리큐와 만수원을 거쳐 도착한 곳이 오늘의 마지막 종착지 은각사.







은각사 입구와 통하는 ‘철학의 길’은 언제나 많은 시민들과 연인들로 붐빕니다.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하는 따스한 봄날은 밀려다닐 정도로 번잡한 곳이기도 합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는 ‘철학자의 길’이고 교토는 ‘철학의 길’입니다.







예쁜 찻집과 가게와 카페도 곳곳에 숨어있는 매력적인 산책코스입니다.







주변을 살피며 걷다보면 눈길을 끄는 잘 가꾸어진 정원들도 만나게 됩니다.











걷고 싶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숲길에는 개성 넘치는 가게들과 찻집이 유혹의 손길을 뻗칩니다.













분위기에 이끌려 찾은 곳은 아담하고 깜찍한 모습의 전통 찻집. 포켓 쉼터나 다름없는 각별한 명소들이 수두룩합니다.



철학의 길은 수로를 따라 벚나무 숲길을 걷게 되는 산책로입니다.



은각사 입구.



동백나무로 다듬어진 입구의 생울타리가 인상적이자 상징적입니다.



후지산을 표현한 향월대.



은사탄이라 불리는 모래로 이뤄진 일본 특유의 고산수정원.



다실이 있는 동구당. 주변은 연못을 비롯한 정원으로 가득합니다.









동구당 차실과 주변의 정원. 자연과 정원을 감상하며 차를 접대하고 여유를 즐기는 일본의 차 문화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연못은 일본정원의 필수요소입니다. 자연석으로 쌓은 연못축대와 돌다리가 수목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공간의 깊이감과 운치를 한층 더해줍니다.



연못과 고산수정원이 있는 평지를 지나면 산책로가 언덕으로 연결됩니다.





일본의 정원에서는 계단과 녹지보호책, 그리고 수목을 보호하는 지지대마저도 기능 그 이상의 정원요소로 디자인되어 시각적 자원으로 활용됩니다.







찻물로 인기 있는 옹달샘과 교토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오르는 원로까지도 많은 정성의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과연 이곳이 스님들의 수행공간인지, 아니면 정원을 가꾸어 품격 있게 차를 마시기 위한 별장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드디어 언덕에 올랐습니다. 이미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있네요. 언덕이래야 5분이면 족한 거리입니다. 그래도 시야가 넓고 앞이 툭 트여 시원한 분위기를 맛보게 됩니다. 이게 이 정원의 또 다른 특징이요, 묘미라 생각합니다.



큰 나무로 덮여있는 녹지는 대부분 부드러운 이끼로 피복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도 삭막하지 않고 지표면도 보호됩니다.







은각 앞의 연못 금경지. 돌다리와 가을을 상징하는 단풍과 억새가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해가 저무는 시점이라 매우 매혹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어둠이 짙어질 무렵까지 카메라에 의지한 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해가 지는 이곳에서 비슷한 장면을 찍고 또 찍으며 수 십 장은 족히 남겼습니다.

은각사를 뒤로 한 채 어둠을 헤치고 버스를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하니 아직도 7시 남짓. 이렇게 해가 짧으니 저녁시간은 넉넉하기만 합니다. 제법 차가운 날씨 덕분에 따끈하게 데운 정종 반주는 하루의 피로를 푸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보약 이상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이번답사의 마지막 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비행기가 내일 저녁시간입니다. 결국 내일도 하루 종일 답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즐거운 마음으로 내일새벽을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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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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