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가을이 깃든 일본의 정원 - 完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07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1-03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교토 중심에 위치한 ‘선동어원(센토고쇼)’과 ‘이조성’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선동은 신선들의 공간이요, 어소는 왕의 거처입니다. 이곳은 퇴위한 천황을 위하여 조성된 황실공간이지요.











교토 중심가 동측에는 압천(가모강)이 흐릅니다. 이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나와 기르기가 많았다는 가모강을 산책하고 첫 목적지 센토고쇼로 향하기로 하였습니다. 강물은 많지 않으나 물은 맑아 보입니다. 원래 교토가 경주처럼 역사도시라 고층건물이 적습니다. 특히 이곳 강변에서는 눈에 띄는 빌딩이 보이지 않지요. 아침에 강변을 따라 걷는 기분도 꽤 상쾌합니다.



교토고쇼는 가모강에서 한 두 블록 안쪽이라 금방 도착하였습니다.



센토고쇼와 교토고쇼는 교토교엔(어원) 안에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토교엔은 도시 숲이나 다름없습니다. 센토고쇼 역시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한적하고 매력적인 정원입니다.



자갈로 피복된 산책로.











호수를 따라 숲속을 걷는 탐방코스는 몇 개의 다리를 건너고 폭포와 쉼터, 다옥과 거목들을 만나게 됩니다.













일행은 35명 내외. 정원 탐방은 순로를 따라 약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이곳도 슈가쿠인리큐나 교토고쇼와 마찬가지로 설명하는 안내자와 뒤에서 이탈을 감시하는 보안관이 항상 동행합니다.



오늘은 11월 22일. 아직도 교토는 단풍이 한창입니다.









일행이 지나온 운치 있는 다리와 곱게 물든 단풍.





교량위에 설치된 퍼걸러는 그늘 쉼터이자 조망대. 이곳에서 바라 본 숲은 오래토록 간직하고 싶은 절경입니다.





호수가 있기에 숲도 더욱 운치 있고 빛이 납니다.







잔잔한 호수는 정원을 위한 거울입니다.















붉게 물든 단풍과 함께 가을 분위기에 젖은 궁원이 더욱 서정적이고 여유롭게 느껴집니다.





교량위에 설치된 그늘 쉼터(퍼걸러). 이곳은 사방이 빼어난 풍광으로 포위된 장소.



저물어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순로를 따라 출구로 향하는 일행.



맨 뒤는 항상 정복 차림의 보안요원이 따릅니다.





역사성과 건축적 의미가 높다는 다옥의 부속시설.



좌측은 다옥의 대나무 울타리.



다시 출발점에 도착.



본관 앞에 식재된 매화나무.



교토의 정원에는 잘 다듬고 가꾼 소나무가 한결 같이 입구를 지키며 장식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이번 답사의 마지막 날이고, 이조성은 오늘의 마지막 답사지입니다.

이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에 의해 1603년에 건립된 곳으로, 그가 교토에 머무는 동안 이용하던 임시 거처였습니다. 천황이 머무는 황궁 즉, 교토교엔이 도시의 중심이고 바로 옆이 2조. 그래서 방향만 숙지하면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토요일 오후라 교토교엔은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많네요.



우람하게 자란 녹나무 노거수.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로 큰 인기를 누리는 교토교엔의 명물입니다.



교토는 인접한 강물을 시내로 끌어와 유용하게 활용합니다. 샛강은 도시의 녹지와 생태축 기능은 물론,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도 인기입니다.







입구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안내판이 자랑스럽게 걸려있습니다. 한편 입구광장에는 공연을 위한 무대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입구광장을 지나 니노마루 정원이 있는 중문으로 들어서면 우람하고 잘 생긴 소나무가 자태를 유감없이 뽐냅니다.





어느 한 곳 나무랄 데 없이 잘 가꾸어진 정원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 유명한 조원기술자 ‘코보리엔슈(1579-1647)’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니노마루 정원’ 전경.





연못의 축석기법과 석교, 그리고 주변으로 배치된 자연석의 묘미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빛이 맞지 않아 많은 기록은 포기. 화사한 봄날 햇살이 좋으면 이곳에서 30분 이상을 머무르게 됩니다.











이곳은 당시 최고의 권력자를 위한 장소입니다. 그래서 겹으로 해자를 설치하는 등 완벽한 요새로 구축되었지요. 거대한 성벽구조물이 두부처럼 재단되어 아름다운 경관물로 비춰집니다.











건축물을 중심으로 주변은 잔디밭과 각종 정원수로 가득합니다.



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망루 기능의 높은 곳은 전망대와 같이 쓰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모습.



수목으로 가려진 담장이 운치를 더해주네요.



부지외곽의 경계담장은 상록수가 주로 식재된 완충녹지에 의해 전혀 노출되지 않습니다.





순로를 따라 좁고 긴 부지에 조성된 전통정원. 생울타리 뒤로 보이는 건축물이 다옥과 다정입니다.











영업을 하는 찻집인데 꽤 매력적인 정원입니다. 이전에는 자유롭게 드나들었는데, 찻집 입구에 촬영금지라는 안내 글귀가 있습니다. 그래서 차 값을 투자하기로 했지요. 다실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좋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 후, 작업에 착수하였습니다. 자유롭게 실내외를 누비며 20분을 지나고 의자에 도착해 보니 이미 냉차로 변하였습니다. 어차피 차가 목적이 아니라서 아깝거나 아쉬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초부터 그곳 분위기를 담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

다른 외국에서도 이런 경우는 허다합니다. 오래전 두바이에서 버즈 알 아랍 호텔을 보고 싶어 지불한 금액이 점심 뷔페를 포함한 100불이었습니다. 입장권만 별도로 팔지는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값 비싼 입장권을 구입한 것이지요. 최근 발리에도 6성급 리조트들이 생겼는데 투숙객이 아니면 입장을 제한합니다. 결국 비싼 부대시설을 예약하고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라도 입장이 된다면 얼마나 다행입니까.







내가 앉은 자리에서 본 정원.



가을 소풍 나온 학생들.











찻집 주변의 정원은 모두가 잘 정돈되고 가꾸어진 명품입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조림수종인 삼나무. 성장을 억제시키는 전정을 하여 멋진 정원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정원이나 식물원에는 장미원이 필수적입니다. 일본의 정원이나 공원에서는 벚나무 테마원이 필수적으로 등장합니다. 다양한 특성을 지닌 품종으로 육종된 벚나무는 어디에서나 상당한 지위를 누리며 보호받고 있습니다.



역시 일본정원에는 소나무가 으뜸입니다.

이조성을 끝으로 답사 일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해외답사에 따른 소개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0회 째가 된답니다. 이는 곧 저가 휴대폰을 갖게 된 역사이지요.

아직도 저는 스마트폰이 서툽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를 통하여 분야와 소통하는 제가 한편으론 기특하고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앞으로 ‘경관일기’를 얼마나 더 지속하게 될 지 장담은 못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생각입니다.

초창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습니다.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부족한 내용을 미화시켜 주심에 황송할 따름입니다. 분발하여 보다 알찬 내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무들과 교감하며 주말을 보내는 와룡산 자락의 용치산방에서...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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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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