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상규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역점으로 조경분야 영역 확대할 것”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1-18
2017년 조경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오던 조경연합회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라펜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각오를 다지는 조경 단체들의 수장을 만나 올해의 역점사업과 가칭 ‘사단법인 대한환경조경단체 총연합’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올해 1월 취임해 새롭게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를 이끌어나가는 임상규 회장은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역점으로 조경분야 영역 확대를 모색하겠다”며 “후배 조경인들이 조경에 뿌리를 갖고 환경 및 산림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선배 조경인들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임상규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회장


2017년이 밝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조경인들에게 신년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조경인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12간지 중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동물인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를 넓은 창공으로 비상할 수 있는 조경인의 해로 만들어 갑시다.


1월부터 취임하셔서 협회를 이끌어나가게 되실 텐데, 10대 협회 조직 개편의 특징은?

본 협회 10대 조직은 6개의 분과위원회와 제도개선 및 협회발전을 위한 2개의 특별위원회, 자연환경보전사업 대행자 협의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는 새롭게 출범하는 (사)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가칭) 지원 및 업역 확대 업무 등 사무국 업무 증가가 예상되어 사무국 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며, 제도개선 및 협회발전 특별위원회를 적극 운영할 계획입니다. 


올 한 해 역점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연환경보전업 신설을 역점으로 조경분야 영역 확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자연환경보전업은 소생태계 조성, 훼손된 생태계 복원 등의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과 국정과제인 ‘생태휴식공간 확충’의 실천 과제로 자연마당, 생태놀이터 조성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들 생태복원사업들이 안정적인 제도 내에서 수행될 수 있도록 업의 신설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십여 년 간의 과정에서 보여 졌듯이 조경분야 새로운 업의 신설은 쉽지 만은 않은 일입니다. 전례를 교훈삼아 조경계 전반적인 협력구조 구축을 통한 보다 신중한 접근을 기할 것이며 업 신설 추진과 동시에 생태복원이라는 전문 영역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식 및 기술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그 중 한 가지는 모니터링 전문성 향상을 위한 모니터링 자문단 운영 계획입니다. 최근 환경영향평가분야에서도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후환경영향조사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생태복원사업 또한 사업의 효과 검증 및 기술 자료 확보를 위해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본 협회는 2016년에 환경부에서 발주한 ‘생태복원사업 모니터링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물인 ‘생태복원사업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 가이드라인’이 공시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생태복원사업에서 모니터링 자문 영역을 신설하여 자문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모니터링 과정을 내실화하고 정보 공유를 통한 감독기관, 관리주체, 사업자간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모니터링 자문 영역이 생태복원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꾸준한 홍보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사)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가칭)의 청사진이 그려졌다. 이 연합체의 역할과 비전은?

조경업종의 다양화로 산하단체가 늘어났으나 오히려 힘이 분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조경인들의 구심점이 필요한 시점에 총연합 탄생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총연합은 환경과 조경의 문제점 해소와 발전을 위한 소통과 화합의 단체로서 그 중추적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총연합은 먼저 환경, 조경인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조경분야는 건축, 토목에 비해 산업규모가 적고 정부부처에 직제가 없어 정책적으로 표류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건축과 토목의 하도급이라는 그늘에서 겨우 전문영역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그나마도 경기 침체로 인하여 인접 분야에 잠식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해 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총연합은 정책 입안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와 적극적인 정책 제안 등으로 조경의 영역을 확고히 하여 흔들리는 조경인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조경이 당면한 어려움과 이를 타개할 방안은?

복지 예산의 확대로 가장 소외되고 예산절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가 조경분야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조경, 환경, 산림을 각자 논하고 구분하는 것은 결코 해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조경기술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연관분야로 진출하여 새로운 업역과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업계가 어렵다고해서 좌절하거나 타 분야에서 업역을 침범한다는 적대심과 피해의식으로 너무 부정적인 사고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현 시기는 조경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가 다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조경분야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술력을 개발하고 분야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사고로 서로 협력하여 도약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지금껏 우리 조경분야는 종합적인 학문으로 그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모든 인류에게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즉 녹색갈증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 조경인들은 선제적 복지로서의 환경복지를 실천하고 인류의 녹색갈증을 해결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여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긍지로 지속적으로 사업모델을 발굴해 나가고 컨설팅 및 자문을 확대하여 전문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면 지금처럼 젊은 조경학도들이 방향을 정하지 못해 표류하고 전공을 멀리하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제 우리 후배 조경인들이 조경에 뿌리를 갖고 환경 및 산림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선배 조경인들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상황과 환경에 맞게 다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게 시대적 흐름이다. 현재 조경계에는 어떠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생각되는지?

프레임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합니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틀에 박힌 관점, 고정관념 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 국가, 사회에서나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있어왔고 변화를 주도한 것은 진보의 힘이었습니다. 우리 분야의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프레임의 차이는 ‘정통성’이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조경 분야는 대부분 보수적 프레임의 성향으로 40년간 이어져온 조경의 정통성이 무너질까 하는 마음에 변화의 시간들을 그냥 지나쳐온 것 같습니다. 대부분 대학의 조경학과 커리큘럼이 40년 정통성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도 그러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의 조경계는 진보의 프레임이 필요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분야는 부딪힌 현실에 맞서 조경계를 옭아맨 보수적 프레임을 바꾸어 진보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올 한 해 조경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국의 극작가 톰 스토포드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모든 출구는 어딘가로 들어가는 입구다.’ 즉, 출구로 나갔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바로 어디론가 새롭게 이어지게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어려운 이시기에 우리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조경분야 모든 단체들이 소통과 화합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입구를 찾아 나선다면 이내 곧 새로운 문은 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40년 한 길을 걸어온 선배 조경인으로서 또한 협회 단체장으로서 조경인 후배들을 위한 출구를 찾는데 노력할 것이고,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보다 더 좋은 길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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