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출효자 다육식물, 그 비결은?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이상덕 소장‧이재홍 연구사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1-22
세계 화훼시장 침체로 국내 화훼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소비저조 또한 국내화훼시장 침체로 이어진 가운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식물이 있다. 세계 20여 개국으로 620여만 달러가 수출되는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그 주인공이다. 선인장은 30년 이상 수출을 지속해왔고 다육식물은 만 5년 만에 240만 달러 정도로 수출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든든한 수출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다육식물 생산농가의 70%는 경기도에 밀집해있으며, 경기도가 개량한 접목선인장은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수출역군이다. 수출액으로 따지면 화훼류 전체수출 중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2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다육식물이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중심에 있는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이상덕 소장과 이재홍 연구사를 만나 그 비결에 대해 들어보았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이상덕 소장과 이재홍 연구사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1994년 설립된 경기도 농업기술원 소속 연구소입니다. 정원은 10명이며 연구직이 7명, 나머지는 행정, 기술직입니다.

선인장 다육식물은 경기도가 생산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절반 가까운 양이 고양시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소도 고양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농가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이외에도 안성지역, 용인지역에도 다육식물 농가가 분포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설립 당시부터 선인장을 포함한 다육식물 전체를 다뤘으나 당시 소비자들에게는 다육식물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에 연구소 이름은 ‘선인장연구소’였습니다. 이후 다육식물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난 후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로 개칭되었고요.

연구소에서는 선인장 110품종, 다육식물 41품종을 개발했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해외에서 유전자원을 가져와 개발하고 연구하며 유통을 시켜왔던 것이지요. 현재 연구하고 있는 주요 품목으로는 비모란, 산취, 아스트로피튬, 게발선인장, 레브티아 등 선인장과 꽃기린, 에케베리아, 세덤, 칼랑코에 등이 있습니다.

연구소는 매년 선인장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하고 고양국제꽃박람회, 네덜란드 IFTF 등 화훼박람회에 참가해 해외마케팅을 통해 바이어들을 확보하는 등 지속적으로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훼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다육식물이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한국의 다육식물이 유독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20년간 해외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국내 주요작목으로 육성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국내 다육식물은 형태와 색상이 다양하고, 수명이 길며, 실내외 환경적응성이 뛰어나 인테리어나 조경에 많이 사용됩니다.

다육식물을 수입을 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입니다. 소비자들이 수입하는 것보다 각국의 농장에서 종묘로 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출폭발의 시작은 4년 전이며, 그때는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었습니다. 5년 전 중국방문 당시 다육식물의 종류가 20여 가지로 적고, 품질도 열악했습니다. 그에 비해 국내에서 재배되는 다육식물의 종류는 천 가지 이상입니다. 그래서 수출이 가능한 것이지요.

수출은 샘플수출이 먼저 나가고 소비자 반응이 있으면 다시 수출합니다. 지금까지도 계속 수출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처럼 수요가 늘 수 있는 여지들이 있기 때문에 상당기간 안정적으로 수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은 접목선인장입니다. 접목선인장은 20~30년간 꾸준하게 수출해왔고, 지금도 수출액이 연간 400만 달러에 육박합니다. 접목선인장은 해외에 없는 선인장입니다. 빨강, 노랑, 분홍, 검정 선인장은 자연계에 없습니다. 교배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특이하다 보니 꾸준히 해외수요가 발생합니다.

접목선인장은 70년대 말부터 조금씩 수출하다가 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이 시작됐습니다. 9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게 접목선인장 사업을 빼앗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굳건합니다. 접목선인장 외의 다른 다육식물도 수출대상국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전망됩니다.

국내 접목선인장이 인기인 이유는 생산기술도 물론 뛰어나지만 한국의 일조량, 광량, 주야 온도차가 천혜의 조건입니다. 수목에 단풍이 드는 것처럼 접목선인장도 엽록소를 제거해 식물체내의 색소로 색상을 내는데, 한국의 기후환경은 접목선인장의 색을 또렷하게 하고, 보기 좋은 크기로 성장하도록 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연구소가 있어서 계속 새로운 품종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선인장은 접목으로 증식하다보니 바이러스 감염이 쉽고 상대적으로 퇴화도 빨라, 품종을 한 번 만들면 3~4년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소에서는 품종을 계속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국내외 기호성 요인을 발굴해 신품종 육성에 반영, 꾸준히 개발하고, 고품질 생산기술과 환경제어 시설로 생산량을 확보합니다. 타국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계속 수출이 가능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접목선인장 비모란

지자체와 연구소, 농가와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인장 연구소 맞은편에 ‘선인장연구회’라는 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 직판장이 있습니다. 선인장연구회는 우리나라에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농가단체이며 회원농가는 152명입니다. 연구소는 그 농가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구회 회원들은 충북 음성이나 경북 상주지역까지도 회원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국내 농가수는 150곳 대비 6배 정도 수준, 1000곳에 가까운 농가들이 있습니다.

연구소는 회원에 가입된 농가들을 대상으로 연중 수시로 컨설팅을 나가고 주기적으로 나가서 기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다육식물이 다를 것 같은데, 나라마다 어떤 식물들이 인기가 있나요?

각국마다 선호하는 게 다르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접목선인장 비모란입니다. 1년에 20개국 이상은 꾸준히 수출을 하고 있어 저변이 넓습니다. 접목선인장은 색깔이 다양해 마치 꽃처럼 보여 인기가 있습니다. 보통의 절화는 1주일이 안가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데 비해 접목선인장은 물을 안주고도 6개월 정도는 충분히 감상할 수 있으니 꾸준히 인기도 있는 것이지요. 총 5가지 정도 색상을 수출하는데, 미국은 빨간색, 네덜란드는 주황색, 일본은 분홍색 등 국가적 특성이나 정서도 많이 반영이 됩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세덤류 등 소형 다육식물, 중국은 에케베리아(백분, 적‧옥색 등), 대만은 칼랑코에속 식물 등 털이 있는 종류, 태국은 꽃기린 등 꽃이 있는 다육식물을 많이 찾습니다. 아울러 중국, 일본, 대만 등 다육식물 매니아층이 형성된 국가의 경우 반입종이나 철화 등 희귀종의 수요도 꾸준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다육식물 신품종 육성 및 보급, 수출 산업화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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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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