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섬과 여름의 나라, 인도네시아 - 8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15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2-19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인도네시아편,
린자이 산기슭을 다녀오다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어제 저녁도 와인향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고, 오늘 새벽은 역시 고운 목청의 산새소리에 상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우리 숙소는 어제 많은 사진들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도 카메라에 저절로 손이 갑니다. 어쩔 수 없네요. 밤새 쏟아진 스콜에 샤워한 청초한 모습들이 저를 유혹합니다. 우선 베란다에서 꽃과 향기를 만나고 곧바로 뜰로 향합니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해변의 식당.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 사방이 바다와 정원입니다.







아침 햇살과 이슬을 머금은 정원은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어제의 모습 그대로이지만 또 기록하게 됩니다.



숙소를 출발하여 시내를 빠져나와 린자이 산으로 향합니다.









농촌 들녘을 지나면서 각 계절의 모습들을 동시에 목격할 수 있습니다. 분주하게 모심기하는 모습을 통과하면, 곧 바로 온 들판에 꽉 찬 벼가 무성하게 자라고, 이어서 추수하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린자이 산이 가까워지며 서서히 고도가 높아집니다. 열대의 식물들은 대체로 우리에게 생소하지요. 그중 익숙한 수종이 야자수와 바나나입니다. 그래서 이들 수종에 유난히 정감이 갑니다.









린자이 산록이 가까워지며 비탈길이 자주 나타납니다. 4륜구동의 전용차량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젊은 기사가 타고 있습니다. 필요시 수시로 차를 세우고 경관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장면들이 생소합니다. 전부 초면들이네요. 그래서 전용차는 시골 완행버스 보다 더 자주 자주 멈추게 됩니다.

계단식으로 개간된 경작지가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의 다랭이 논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고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린자이 산의 기슭에 도착. 고도가 높아서인지 금세 빗방울이 떨어지고 구름 속에 묻혀버립니다. 울창한 산속의 숲길에는 원숭이들이 반갑게 사람들을 맞습니다. 먹이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우리는 미처 선물을 준비 못해 미안해집니다.

당초 이곳까지 예측한 소요시간은 1시간 반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동하며 여러 차례 정차하기도 하였지만, 예상보다 길이 좁고 멀었던 탓입니다.







린자이 산은 산악인들에게 꽤 인기가 높은 명산이라고 합니다. 필자는 험준하고 높은 산 보다는 안전한 코스의 고산지대 트레킹을 즐깁니다. 그간 세 차례에 걸친 히말라야 트레킹을 비롯하여 알프스와 록키 등지를 수차례 경험하였지요.

린자이 산 등정의 출발점이 이곳입니다. 이 산에 대한 매력과 함께 트레킹을 권유한 사람이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의 오희영 교수입니다. 대학동기인 오 교수는 조경분야 최고수 산악인입니다.

린자이 등산을 위하여 최소 2-3박이 소요된다고 전합니다. 필자는 여건상 당일코스 3-4시간이라도 걷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우기이기에 일기가 불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운전기사와 아내는 국립공원관리소에 대기토록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출발점을 통과했습니다.

산악기상은 예측 불허임을 새삼 느낍니다. 출발한지 3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비가 내린 것이지요.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철수입니다. 산행을 포기하고 아쉬운 표정으로 되돌아온 저를 아내는 너무 너무 반깁니다.





출발점에서 곧 바로 철수.









고원지대를 내려오는 길은 험하고 멉니다. 중간에 커피농장과 바나나 농장도 보입니다.



농장 경계 울타리를 조성하기 위한 삽목 식재(뿌리가 없는 가지를 식재예정지에 꽂아 식재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 갯버들 등 버드나무科 수종들이 삽목 식재되기도 합니다.



울타리로 꽂아둔 말목에서 뿌리가 내리고 새싹이 돋습니다. 곧바로 산울타리가 되는 것입니다.









산악지대를 내려오며 펼쳐지는 다양한 모습의 전원풍광.







도로변에서 생선을 구워서 파는 가게.





















벼가 영글어가는 농촌의 풍성한 들녘을 감상하며 하루 일정을 마감합니다. 논 가운데 띄엄띄엄 자리한 농부들의 간이쉼터가 잘 숙성된 막걸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60년대 우리네 농촌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그래서 편안하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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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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