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다육식물이 인기있을까?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견학

수출효자 다육식물 이해하기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3-02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의 다육식물들은 쑥쑥 자라고 있다. 라펜트는 세계 수출 1위인 다육식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를 찾아가 이상덕 소장, 이재홍 연구사와의 만남을 통해 선인장과 다육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견학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기사에서 다육식물의 개념과 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다육식물의 특성과 대표 종에 대해서 알아보자.


선인장의 꽃
선인장 꽃은 개화기간이 하루에서 이틀, 길어야 사흘을 못 넘긴다. 선인장 자체가 수분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자라는데, 꽃을 피우는 것은 수분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행위인 것. 그러나 자손을 만들려면 꽃은 피워야 하기에 빠른 수정을 유도해 개화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화려한 꽃을 피운다. 선인장의 꽃은 화려하되 짧은 기간 볼 수 있기에 아쉽다. 연구소에서는 꽃망울의 숫자를 늘려 3개월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꽃을 볼 수 있는 품종을 개발했고, 개발하고 있다.




선인장의 특징 ‘가시자리’
선인장의 가장 큰 특징은 ‘가시’일 것이다. 증산을 줄이기 위해 기공이 많은 부분이 없어지고 기공이 적은 줄기부분을 통해서 가스교환작용을 하는 것이다. 선인장류들은 대부분 줄기부분이 다육화 되고, 잎이 붙었던 자리는 가시로 남아있게 된다.

선인장의 가시를 들여다보면 줄기와 가시의 접합부에 솜털 같은 ‘가시자리’가 있다. 가시자리는 정확히 무엇이 퇴화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선인장에는 반드시 가시자리가 존재한다. 심지어 가시가 없는 선인장이 있을 지라도 가시자리가 없는 선인장은 없다. 따라서 가시자리로 다육식물과 선인장을 구분할 수 있다.




다육식물의 로제트화
대부분의 다육식물은 잎이 모여서 달리는데, 이 형태만 가지고도 장미를 닮았다 해 ‘로제트화 됐다’고 한다. 줄기가 길게 자라는 식물의 경우에도 로제트 특성을 유지한다.

줄기에 잎이 드문드문 달리게 되면 그만큼 햇빛과 온도에 더 노출이 되어 수분손실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잎이 모여 있으면 차광, 온도유지가 되어 수분을 더 효율적으로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로제트적 특성이 반영되면 꽃이 아닌데도 꽃처럼 보여 관상가치가 있다.






다육식물의 장점
다육식물의 가장 큰 장점은 환경적인 저항성이 크다는 점이다. 물을 조금 줘도 되며, 적은 양의 흙으로도 클 수가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있다. 지피, 건물옥상 등을 피복할 수도 있고, 벽면녹화용으로 개발되어 건물의 벽에 설치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작은 식물들을 데코레이션해 실내 조경,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은 다년생이 많아 관리만 잘하면 사람보다 더 오래도록 살 수도 있다. 크기가 작은 것들이 많아 한 장소에 다양한 식물들을 관리하면서 오랫동안 같은 취미를 가질 수 있기도 하다. 식물이 계절에 따라서 변하듯 다육식물도 온도, 광, 수분 등에 따라서 적당한 시기가 되면 빨갛고 노랗게 물이 든다. 계절에 다양한 모습을 관상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다육식물은 1만종 정도로 종류가 다양한 만큼 형태와 특징도 매우 다양해 끝없이 생산할 수 있고 시장을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이다.


마니아층들의 선호, 선인장의 ‘변이’

신천지금, 투쟁룡금

마니아층에게는 변이된 선인장이 인기다. 반입종이거나 생장점이 파괴된 종, 가시가 특이하게 변한 종들이 있다.

무늬가 들어간 반입종에는 선인장 이름 끝에 ‘금’을 붙인다. ‘투쟁룡’이라는 선인장에 무늬가 있다면 ‘투쟁룡금’이 되는 것이다.

보통의 선인장은 윗부분에 동심원상의 동그란 생장점 조직을 가지고 있어 공이나 기둥처럼 둥글게 자란다. 그런데 생장점이 어느 순간 끊어지게 되면 서로 자라려고 하기 때문에 둥근형태가 아닌 기괴한 형태가 되는데 이를 ‘철화(綴化)’라고 한다.


백망룡과 백막룡 철화


용신목과 용신목 철화

‘광자(狂朿)’는 미칠 狂에 가시 朿를 써서 그야말로 가시가 미쳤다는 뜻이다. 직선으로 뾰족하게 솟아야 하는 가시가 구불구불 꼬부라져 있는 형태를 띤다. 보통 ‘금호’라는 선인장에서 많이 나타나며 이러한 선인장은 광자를 붙여 ‘광자금호’라 부른다.

이밖에도 가시가 강하게 나와 있다고 해서 ‘강자(強朿)류 선인장’, 가시가 흰 ‘백자(白朿)’, 가시가 없는 무자(無朿) 등 가시의 특성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광자금호, 무자금호


강자류 선인장 호두, 백자금호

선인장이든 다육식물이든 다섯 가지 정도의 변이가 일어나는데 변이가 일어나면 가격이 10배 이상 비싸진다고 한다. 변이는 보통 1만개에서 10만개 정도에 하나씩 나오며 어떤 변이가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선인장·다육식물 이야기
접목선인장의 대목, 삼각주



대목으로 접목할 수 있는 선인장 종류는 5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래도 증식이 잘되고 다루기가 가장 쉬운 것은 삼각주라는 선인장이다. 해외에서는 나무처럼 키우고 용과라는 열매를 얻는다. 연구소에서는 다 크기 전에 잘라서 대목으로 사용한다.

삼각주는 밀림지역에서 그늘이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정글에서 덩굴처럼 자라는 식물이라 햇빛이 강한 날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일소현상이 일어나기에 30% 정도의 차광이 필요하다. 처음 접목을 했을 때는 뿌리를 내릴 때까지 차광은 하나를 더 해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온실 안에는 곳곳에 터널들이 만들어져 있다.

게발선인장



엽상경 한 마디마디가 게의 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주로 겨울철에 꽃이 피고,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유통이 많이 된다. 연구소는 시장동향을 살펴가며 엽상경의 모양, 색깔, 꽃의 형태, 개수 등을 결정해 새로운 품종을 만든다.

세덤



다육식물 중에 가장 월동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식물이다. 세덤 속에 들어가는 식물을 일반적으로 세덤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대표적인 세덤류는 돌나물, 꿩의비름 등 10종정도 있다. 식물도 작고 분식도 잘되기 때문에 실내외 할 것 없이 활용도가 높다.


꽃기린



꽃자루가 기린목처럼 길게 올라왔다고 해서 꽃기린이다. 꽃기린은 연중개화하기에 관리상태만 좋다면 계속 꽃을 볼 수 있다. 20종 이상의 품종이 있는데, 색상도 빨강부터 하양까지 다양하다. 특히 ‘파노라마’라는 품종은 생육단계에 따라서 색상이 바뀌기도 한다. 처음에 꽃이 피면 초록색이고 시간이 지나면 분홍색으로 바뀐다.

원산지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해외에서는 5m, 8m까지 관목처럼 자란다. 꽃기린은 줄기를 잘라서 번식하기에 줄기수가 적으면 아무리 예뻐도 농가에서는 소득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연구소에서는 분지가 많이 생기고 꽃이 많이 달리는 특성을 부여해서 품종을 만들고 있다.

접목선인장 아스트로피툼



가시는 없고 가지자리만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종류만 있는데, 우리는 색깔이 있거나 한다. 아스트로피튬은 자구가 잘 생기지 않아서, 접목선인장용으로 자구를 만들어서 농가에서 증식할 수 있도록 새로운 품종을 만들고 있다. 훗날 상품화가 된다면 기존 비모란이나 산취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식물.

용설란



멕시코에서는 용설란의 줄기부분을 잘라 전분을 추출해 데킬라를 만든다. 용설란에 관한 중요한 역사이야기가 있다.

1905년 4월 초, 1,033명을 태운 배가 제물포항을 떠난다. 그리고 5월 중순, 멕시코 유카탄반도 살리나 크루즈(Salina Cruz)에 도착한다. 멕시코 이민자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대부분 용설란의 한 종류인 에네켄(Henequen) 농장에서 무자비한 학대 속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게 되는데, 농장에 팔려간 조선인 노동자들을 ‘애니깽’이라고 일컫는다.

에케베리아

국내든 해외든 다육식물 중 가장 큰 유통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에케베리아이다. 원산지는 멕시코이고,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원종은 40여종이 있다.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건 세계적으로 300여 종으로 모양이나 색깔 자체가 에케베리아 속 내에서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상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육식물 중에 관상용으로 가장 많이 유통된다.

연구소에서 만들어서 수출에 활용되고 있는 게 12품종 정도 된다. 본 품종은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종으로 등록되어 있다.



루비벨벳 벨벳인데 루비 색깔이 난다
그린서프 옆에 측지가 많이 생겨서, 마치 파묻힌 모양이 만들어진다



미뉴에트 식물이 예쁘고 경쾌한 느낌이 난다
레드립스 빨린 입술 같다



모닝듀 연구소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에케베리아 신품종. 아침 이슬처럼 동글동글하다
그린데이 기존 정야라는 작은 식물을 대형으로 상품성 있게 만들어본 품종


레드글로우 식물 안에 불을 켜놓은 듯한 느낌이다
테라로사 흙으로 빚은 장미꽃 같다



크림티 마치 버블티를 연상시킨다
핑크팁스 끝부분만 핑크가 된다



에게리아 앞뒷면이 빨갛게 물이 든다.
아이시그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에케베리아의 대표품종. 시장출시 초창기에는 식물 하다 당 50만원이었다. 4년 전부터 총 수출금액의 10% 이상을 아이시그린이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를 함께 견학한 이재홍 연구사는 “연구소에서는 한해에 5품종 이상씩 만들어내고 있고 매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농가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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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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