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창섭 (사)한국잔디협회 회장

″잔디업계의 관행 타파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해야″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3-07
2017년 조경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라펜트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각오를 다지는 조경 단체들의 수장을 만나 올해의 역점사업과 ‘대한환경조경단체 총연합’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올해 취임한 손창섭 (사)한국잔디협회 회장은 “잔디업계의 부당한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시작으로 ‘잔디인증제도’를 들었다.
손창섭 (사)한국잔디협회 회장

올 한해 역점 사업은?

우선 협회의 자립기반을 다지기 위해 잔디관리 용역사업이나 잔디인증제도를 활성화해 수익기반을 실현시키려고 한다.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유통체계가 구축하는 과정에서, 협회는 믿고 살 수 있는 업체에게 인증을 해주는 것이다. 단, 인증 제품은 설계사나 인증 받은 제품은 속임이 없이 고품질의 제품이어야 한다.

또한 각 지방 회원과 합심해 한국잔디를 이용한 학교운동장 천연잔디사업을 이뤄내고자 한다. 그동안 학교운동장에는 대표적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썼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한지형 잔디가 여름을 견디기가 어려우며, 옐로패치, 브라운패치, 달러스폿 등 각종 병해가 발생하고, 관리인력이 상주하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골프장은 전문 인력이 있고 전문적인 관리가 되니까 상대적으로 초록의 기간이 긴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쓰지만, 일반 관공서나 가정에서는 관리가 어렵다. 보름에 한 번씩 약을 줘야하고 스프링클러를 매일 틀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수문제도 있어 무조건 모래밭에서 키워야해 시공비도 많이 든다. 전문 관리가 어려운 학교운동장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한국잔디는 답압에 강하고 내병성 강하며 한국기후에 적합하다. 관리는 1년에 1~2번 정도만 해주면 된다. 식재기반도 마사토를 사용하면 되니 쉽게 조성할 수 있다.

학교운동장 관리와 연계해 협회에서 진행하는 ‘잔디관리사 자격증 아카데미’ 수료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을 꾸려 지역의 학교를 관리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밖에도 회장단과 함께 발로 뛰면서 회원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회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잔디생산자가 기반이 되는 협회로 꾸려가려고 한다. 아울러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잔디협회 수익사업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대한환경조경단제총연합과 협회와의 관계구축은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건설업이 잘 되어야지 조경업도 잘 된다. 그리고 조경이 잘 되어야 잔디가 잘 된다. 현재 잔디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처음에 힘들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가지고 제대로 시공해 수요가 늘고, 가격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선순환의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 되는 과정에서 조경연합체 및 각 조경관련 단체와 유기적으로 협조가 이루어진다면 조경과 잔디업계 모두 소비 진작을 촉진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이룩할 수 있다. 서로가 win-win할 수 있다고 본다.


잔디관련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하셨는데, 잔디업계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좋지 않은 관행을 개선해 선순환의 구조로 바꾸는 잔디업계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

우선 줄떼식재의 관행을 평떼식재로 바꿔야 한다. 줄떼식재는 뗏장을 15~20㎝ 정도의 일정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식재해 1~2년 후에 잔디의 번식으로 잔디밭을 채우는 공법인데, 가격이 저렴하지만 사실상 잔디 대신 잡초가 우거지게 된다. 반면 모든 면적에 빈틈없이 뗏장을 까는 평떼공법은 가격이 비싸지만 잡초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일부 농가와 시공업체는 줄떼식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뗏장의 두께는 대부분 2㎝이나 농가에서 뗏장의 두께를 1㎝ 정도로 얕게 떠 1년에 1번 떠야하는 것을 2년에 3번까지 떼뜨기를 할 수 있고, 흙 사용량도 적으니 이익이 되는 것이다. 이는 시공업체에도 이득이다. 뗏장 무게가 덜 나가니 운송비가 저감되고 잔디가격을 더 남길 수가 있다. 시공상의 부정도 있다. 뗏장의 간격을 넓게해 표면적의 50%를 채워야 하는 공사에서도 대부분 25%~40%만 피복하는 것이다. 심지어 표면적의 15%만 피복한 곳도 많다. 시공업체는 시공 후 잡초가 무성해져도 책임이 없다. 또한 겉은 좋은 품질로, 속은 좋지 않은 잔디를 넣는 솎박이 문제도 있다.

반면 소비자는 잡초부터 병해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하는 일이 발생해 시공비보다 인건비가 더 들어가게 되며, 종국에는 잔디밭 무용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도끼로 제 발등 찍는 격이다.

잔디규격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뗏장의 규격은 대부분 18×18㎝나 30×30㎝이고 롤잔디는 40×60㎝, 40×100㎝이다. 이러한 규격으로는 면적 1㎡를 다 채우지 못한다. 해외의 경우, 잔디 규격은 50×50㎝나 50×100㎝이다. 1㎡를 빈틈없이 채울 수 있고, 뗏장 1장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두께를 얕게 뜨지 못한다. 

그동안 잔디보호매트사업을 하면서 관행을 바꾸는 시도를 해왔다. 최근 관공서에서는 평떼로 하는 마인드로 바뀌고 있다. 현재의 부적절한 관행을 바꿔가며 품질 좋은 잔디는 제값을 받는 일은 단편적으로 보면 피해를 입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잔디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론 양질의 잔디밭으로 유지관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잔디업계에서 튼튼한 기반을 다진 기업 ‘키그린’의 대표가 협회의 수장을 맡아 협회 회원들의 기대가 크다. 회사소개 부탁드린다.

키그린이라는 회사는 98년도에 IMF 겪고, 마이너스 상태에서 출발했으나 지금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다. 회사 초창기에는 골프장에서 전문적으로 잔디를 관리해주는 환경성 비료, 기능성 비료 Keygreen Series(친환경 잔디전용 비료)로 출발했다. 이후 2004년에 잔디보호 매트인 ‘시그마 매트’를 개발해 5개 특허 및 6개의 실용실안을 획득, 2006년부터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 특허를 출원했다.

당시 시그마 매트가 세상에 나오기 전, 당시에는 일본산 고무매트가 주류였다. 그러나 잔디가 러너(runner)를 마음껏 뻗을 수 없는 구조이기에 처음에는 잔디가 살아도 결국에는 죽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저희는 잔디의 집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새로운 매트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 한국 골프장의 80% 이상이 키그린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어느새 국내를 넘어 세계 1등 제품이라 자부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 2008년 6월 일본에 지사를 설립, 2010년 3월 일본 전역에 15개의 Distributors가 개설되어 시그마 매트를 보급하고 있다. 2009년 3월부터는 미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지에 수출하고 있으며, 2010년 6월에는 미국 전역에 대한 시그마 매트 A/S센터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 주에 KEYGREEN U.S.A를 설립했다. 2012년 7월에는 정부조달 우수제품으로 지정되어 서울시청을 비롯한 전국 관공서 및 공원에 매트가 설치됐다.


키그린 경영방침이 궁금하다.

키그린은 작지만 강한 회사를 지향한다. 남들이 할 수 없는 제품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용한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수없이, 수백 번을 겪었다. 잔디보호매트 시장 점유율을 키그린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가격은 정상적으로 받지만 내구성 확실하고, 재활용되는 제품으로 1~2년 쓸 매트를 10~20년 쓰기 때문에 보수비가 차감되며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또한 안정적인 것을 지향한다. 협회도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있어야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라면 투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고부가치이다. 남들이 만든 것 따라서 만들면 안 된다. 항상 창조적인 것을 한다. 키그린은 잔디보호매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대의 수요를 읽고 LID 제품 개발에 착수, 현재 완벽하게 보완하고 있는 단계이다.


협회와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로서 필요한 자세는?

어떤 일이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자세이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은 자신감을 갖게 하고, 이는 원만한 대인관계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항상 뚜렷한 목표를 세운다. 매년 연말에는 다음해 1년 계획을 세우고, 목표에 맞춰서 월별목표, 주간목표, 일일목표를 세운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에 맞춰서 생활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몸에 베어있다.


올 한해 조경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포부 한 말씀.

고인물은 썩는다. 소비자의 니즈를 계속해서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수백 번에 걸쳐서 개발했던 것처럼 키그린에서 만들었던 성공 신화를 잔디협회에서도 이어가고 싶다. 한국잔디협회 임기기간동안 협회의 지지기반을 닦아 잔디인들의 구심체로서의 역할을 해내는 작지만 강한 협회를 만들고 싶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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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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