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 전통조경학회 회장, ‘사람이 길이다’ 출연

전통조경의 중요성과 학회의 역할 소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3-29

“우리 조상들은 정원을 개인적으로 취하지 않고 열어두었다. 조경은 공원, 정원을 조성하는 분야이다. 공익을 위해 공원을 만들 듯, 한반도의 정원화, 전국토의 공원화가 필요하다”

이창환 (사)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이 스마트미디어N이 만드는 방송 ‘사람이 길이다’에 지난 1월 14일 출연, 전통조경의 중요성과 학회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이창환 회장은 한국전통조경학회를 ‘우리 선조들이 작게는 정원, 크게는 삼천리금수강산인 한반도를 어떻게 가꿔왔는지에 대한 이론적 연구와 역사적 문헌을 찾아서 학술적으로 정립하고, 차후 계속적으로 한반도가 삼천리금수강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ㆍ관리하는 연구조직’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전통조경학회는 1980년에 설립돼 올해로 37년 됐다. 회원은 약 1천명으로 조경뿐만 아니라 역사학자, 철학가, 사상가, 음악가, 미술가, 의사, 간호사 등 다양하다.

이창환 회장은 한국의 전통정원에 대해 “우리민족은 자연과 접촉하며 주변경관과 더불어 사는 자연친화적인 민족으로, 정원을 주변경관과 더불어서 가꾸니 독특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7세기에 백제인 노자공이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문화에 정원문화를 전했으며, 17ㆍ18세기까지 한반도의 정원문화가 앞서있었기에 “유럽의 문화가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됐듯 아시아의 정원문화는 한국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회는 일본정원, 중국정원 못지않게 우리 정원이 가치 있다는 것을 세계에 홍보하는 일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환 회장은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신청서작성과 실사수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유산 지정에 있어 ‘조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식물과 식재문화, 생태, 환경, 문화가 종합된 예술이 조경이다.” 창덕궁과 후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후원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창덕궁 후원은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자연이며, 후원의 수목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다. 이를 정조가 시로 읊기도 했다고. 

‘문화유산의 스토리텔링’도 강조했다. 조산왕릉 세계유산등재 작업 당시 만난 해외의 1,500명 학자들은 세종대왕의 업적은 물론 좋아하는 것에까지 관심이 많았다고. 기록에 의하면 문종이 세자일 당시 앵두를 말로 챙겼다고 한다. 보통 앵두 같은 입술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한의학에 의하면 입술은 심장과 연결되어 있어, 세종은 왕비를 간택할 때 입술을 보았다고 한다. 왕비는 심장이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 또한 심장이 튼튼했기에 굉장한 담력으로 민족의 글자를 창제하지 하지 않았을까요?” 문화유산에 이야기가 담긴다면 ‘재미’가 더해진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국토 전반에 걸쳐 정원이 훼손됐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식생문화가 고증이 조금 덜 되어 식생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며, 창덕궁 후원의 원형이 담긴 ‘동궐도’ 수준으로 수목을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형복원은 세계유산 등재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학회의 역할 중 ‘대북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창환 회장이 유네스코 관련 만월대 발굴을 이유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산에 풀 한 포기 없었다고 한다. 학회는 ‘삼천리금수강산을 어떻게 보전해서 후세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목표로 하기에 헐벗은 북한의 산을 녹화하는 일은 중대한 사안이다.

“남한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많은 녹화가 이루어졌지만 전통을 담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문화를 가지고 녹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보다 가치 있는 국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소나무, 단풍나무, 목백일홍, 오리나무 등 수목에 얽힌 이야기와 수목원에 대한 이야기, 선조들의 자연관과 지혜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했다.

이창환 회장은 정부와 시민 모두에게 “우리 민족은 꺾꽂이 문화가 없었다. 개미 한 마리 밟지 않으려 짚신의 새끼를 굵게 꼬았던, 자연을 사랑했던 민족이다. 선조들의 자연존중사상을 본받아 수목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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