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소견서] 노재현 우석대 교수

(사)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출마소견서
라펜트l노재현 교수l기사입력2017-05-09
내년 (사)한국전통조경학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선거가 5월 12일(금)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회장 입후보자는 노재현 우석대 교수이며, 수석부회장 입후보자는 박율진 전북대 교수이다.

조경인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학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입후보자들의 출마소견서를 공개했다. 2명의 입후보자가 제출한 출마소견서를 통해 공약과 포부를 알아보자.

학회장 출마소견서


노재현 우석대 교수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원 제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차기 (사)전통조경학회 회장 후보로 등록하고자 하는 우석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노재현입니다. 올 우리학회 정기총회와 학술대회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늦은 시기에 열리는 것 같습니다. 봄꽃의 향연은 이미 스러지고 신록은 시나브로 푸름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호시절 회원 여러분의 가내 평안과 사업 건승을 기원합니다.

변화는 모든 것의 본질이며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변화 이전의 익숙함 그대로가 그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어머니나 고향과 같이, 우리의 ‘전통조경’과 ‘정원문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통’이란 익숙함, 편안함 나아가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으로서 비로소 그 존재 가치가 명확해지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었습니다. 어쩜 그 편안함과 익숙함에 매료되어 전통조경에 빠지나 봅니다.

우리 고유의 接化(접화)와 相生(상생)으로 점철된 조경문화가 좋아 무작정 15년간을 무던히도 전국의 원림 정원의 흔적을 쫒아 다녔고 그 기록을 졸고로 남기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스스로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전통조경을 앞서 개척하신 고문님을 비롯한 선배 연구자들의 고초와 혜안에 여러 번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제가 느끼고 배운 바를 실천하고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움텄습니다.

학회 창립 36년, 학회지 100호 발간을 목전에 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전통조경회의 회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 자체가 제겐 큰 영광이고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 반장 선거에 출마한 기억 이외에는 이런 일이 처음이고,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익히 아는지라 저 보다 더 소신 있고 능동적인 분이 중책을 맡아야 할 것 같은 생각에 2년 전 수석부회장 출마에 이어 회장 출마 또한 주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석부회장 출마는 회장 출마를 위한 학회와 회원에 대한 약속이라는 관행적 믿음과 주변 분들의 독려로 감히 회장 후보 등록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 학회 상임이사 15년, 총무이사 2년, 편집위원 12년, 편집위원장 2년, 그리고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총 6년의 부회장 기간 동안 우리 학회에 산적된 많은 난제와 고민을 조우하였습니다. 기쁨뿐만 아니라 좌절과 조소 그리고 반목과 질시의 눈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에 상응하여 가능성과 희망도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회 회장이 된다면, 기존 학회의 역점사업과 함께, 학회를 변화시키는 일과 향후 포부 등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면서 저의 출마의 변으로 삼고자 합니다.

첫째, 잘 아시다시피 전통조경의 입지는 하루가 다르게 왜소화되고 그 저변은 축소되고 있습니다. 문화융성을 표방하는 시대(?)에 유사 학회가 난립하고 전통조경이 구시대의 학문으로 여겨지는 등 곳곳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반면, 전통조경을 배우고 알리기 위한 동량들은 매우 부족합니다. 학회가 노쇠화 되었다는 예기는 한낱 푸념이 아닙니다. 학회의 젊은 새 일꾼이 필요합니다. 조경을 알고 또 알기를 원하는 회원의 학회 참여를 독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능하고 젊은 인재를 학회 참여시키고 조경은 물론 인접 분야 전공자도 학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구축하는 등 회원 배가운동을 꾸준히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재미있고 유익한 학회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전통)조경 전공자뿐만 아니라 주변 문화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흥미 있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통조경 및 정원문화 의식이 고양되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 인력의 저편을 넓혀지는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전통조경과 그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후진교육 사업을 개척하고 지속적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는 고문님을 비롯하여 선배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야 할 부분입니다. 더불어 유사 학회와 문화재를 비롯하여, 전통문화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이나 세력과의 상호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학제간 인지적 통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한국의 고유 원림문화와 정원유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이기 위해, 지금 정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해외답사 이외에 국내학술답사 프로그램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정원문화탐방 채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학회의 위상과 역할을 홍보하고 회원 상호간의 이해 증진의 폭을 넓히는 가운데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또한 이를 증폭제로 최적화된 학자와 기술자를 중심으로 학회 재정에 도움이 될 수있는 용역사업의 참여를 독려하겠습니다.

넷째, 국내외 전통조경문화의 발굴과 보존 활용 그리고 전통조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선양사업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반석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훼손되거나 묻힌 정원유적의 발굴과 이에 대한 의미부여를 통해 전통정원의 영역 확대 및 정원문화의 콘텐츠 확장과 활용에 일익을 담당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이미 타계한 고문님 등 본 학회 선구자들의 업적을 재조명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와 같이 제가 회장이 된다면, ‘함께 소통하는 학회’ ‘재미있는 학회’, ‘참여하는 학회’ 그리고 ‘할 일 하는 학회’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그리고 고문님 등 학회 원로들과 꾸준히 상의하여 상기 제시한 과제들이 실현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행동하겠습니다. 금번 5월 12일 이사회에서 회원 여러분의 어떤 선택이라도 전통조경학회를 위한 충정의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기쁨 마음으로 수용하겠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회원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하며 국립민속박물관 행사장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金九(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감히 되새이며 전통조경 그 문화의 힘이 우리 학회를 통해 번지고 실현되기를 간곡히 기원하겠습니다.

“나는 우리나라 世界(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富强(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願(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남의 侵略(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侵略(침략)하는 것을 願(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富力(부력)은 우리의 生活(생활)을 豊足(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强力(강력)은 남의 侵略(침략)을 막을 만하면 足(족)합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文化(문화)의 힘입니다. 文化(문화)의 힘은 우리 自身(자신)을 幸福(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幸福(행복)을 주겠기 때문입니다.”

2017년 4월 28일
노 재 현 拜上
_ 노재현 교수  ·  우석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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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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