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큐슈의 원생림 - 完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32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6-23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일본편,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일정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후쿠오카는 그동안 여러 차례 답사기회가 있었기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올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찾게 되는 곳이 어제 답사한 오호리공원을 비롯하여 아크로스빌딩, 캐널시티, 타워, 아니면 녹화박람회장 등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 궁금하게 생각되던  큐슈올레를 답사키로 하였습니다.

제주올레를 도입하여 조성한 첫 사례입니다. 큐슈올레는 현재 19개 코스가 있다는데 우리가 선택한 곳은 쿠루메 코라산(Kurume Korasan)코스.



올레는 숙소 인접한 하카타역에서 전철을 이용하여 교외로 나가야 합니다. 제주올레가 일본으로 수출되어 얼마나 진화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새벽같이 체크 아웃한 후, 호텔에 모든 짐을 맡기고 떠났습니다. 이번 답사는 어제도 오늘도 걷고 또 걷는 게 기본이네요.



하카타역 복도의 꽃축제 홍보물.







하카타역에서 가고시마 본선(쾌속)을 타고 36분 이동하여 쿠루메역에서 하차. 다시 큐다이 본선으로 갈아타서 10분가량 이동하면 JR쿠루메 대학 앞 역에 도착합니다.

이곳이 올레의 출발점이랍니다. 한적한 분위기이지만 기차역 앞에 보관된 자전거가 인상적입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열차 통학을 하며 자전거를 이용하나 봅니다.



미타라이 연못.

기차역에서 출발하여 시내거리와 쿠루메대학 캠퍼스를 경유하여 근교산 기슭으로 이동하네요.





사찰인지 신사인지 옆을 통과하여 경사진 산길로 이어집니다. 많은 노인네들께서 도로정비에 한창입니다. 꼭 취로사업 같네요.





애기동백의 가지가 서로 붙어 있는 연리목입니다. 잘 생기거나 수령도 많아 보이지 않은데 의미를 부여하고 주변을 장식하고 정비하여 지역의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네요.





대나무 줄기에 황색의 줄무늬가 생기는 금명죽입니다. 맹종죽(죽순용)의 희귀 품종이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답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조경소재적 가치가 빼어난 대나무 품종이나 희귀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의 종은 줄기가 너무 굵어서 문양이 선명하지 않네요.



녹나무의 거목.





코우라대신사 경내. 소원을 기원하는 종이쪽지를 나무에 매달아 놓은 모습. 일본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 눈에 익은 올레의 화살표.



간세(조랑말 인형)라고 하는 진행방향 표식. 간세의 머리가 진행방향입니다.



도시를 둘러싼 근교산의 중턱으로 올레는 이어집니다. 골짜기 사이로 도시가 보입니다. 산책로나 숲, 주변 경관도 특별한 모습은 아닙니다. 주민들의 발길도 뜸한 분위기입니다. 많은 기대를 갖고 찾았는데, 제주올레에서 보고 익숙한 표식(간세, 화살표, 리본)외에는 새롭거나 반가운 모습이 없어 다소 아쉽네요. 일본 도시들의 녹색교통이나 보행환경은 세계적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데 비유하면 그렇다는 것이지요.











다양한 내용과 모습의 캠페인.







철쭉원 가까이 위치한 휴게시설.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쿠루메 철쭉’이 많이 보급되었었지요. 이곳 쿠루메지역에서 자생하거나 육종 또는 선발된 철쭉종들입니다.



철쭉원 옆 숲속에서는 야외 강좌가 한창입니다.



도시근교의 숲을 가꾸는 모습. 벚나무와 편백 삼나무 가시나무의 대묘들이 경관조림용으로 식재되고 있습니다.



편백 숲.



맹종죽의 방치된 모습. 대나무도 간벌을 통한 밀도조정과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해야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의 기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친절하게도 한글 안내판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벌써 한 바퀴를 돌아 주택가로 내려왔습니다. 대략 3.5시간이 소요되었네요. 지금까지 산길에서 만난 사람은 5명쯤으로 기억됩니다. 시간대나 계절에 따라 이용 빈도가 다르겠지요. 어떻든 우리주변의 근교산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 모습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시가지내에 걷거나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으로 이해되네요.





마을에는 상록성 난대 과수 비파가 익어갑니다.







지역의 꽃 홍보물과 녹색환경.



일본은 어딜 가나 꽃과 자연 그리고 자전거가 눈에 띕니다 .



쿠루메대학 앞 역에서 한 구간 떨어진 JR 미이역에 도착.





오전에 출발했던 대학 앞 역.



다시 후쿠오카로 복귀하여 하카타역 주변을 거닙니다.



가로수로 식재된 느티나무. 수형이 장대하게 퍼지지 않고 좁고 가렴하게 자라는 개량품종. 이미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육성되고 있습니다.



캐널시티로 가는 중 만난 소공원.





도시 곳곳에 조성된 소공원.



후쿠오카의 상징 캐널시티(Canal City Hakata). 180m 인공운하가 매력인 대형복합시설. 도시의 극장이란 콘셉트로 1996년 개장 이래 이 도시의 명소이자 상징이 되었습니다. 영화관 놀이공간 호텔 레스토랑 등을 갖춘 ‘엔트테인먼트 도시’란 별칭입니다. 지하1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행사가 연중 줄을 잇네요.

이곳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은가 봅니다. 건물주변 여러 곳에 크고 작은 자전거보관소가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교통수단으로 생활화된 자전거 문화를 짐작할 수 있지요.













채광과 자연을 적극 도입하여 옥내 옥외공간의 구분이 모호합니다.











이곳은 쇼핑과 문화가 공존하며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역동적인 분위기의 작은 도시입니다.



하카타역 광장의 이벤트현장. 화분에 식재된 나무들을 옮겨와 활용합니다.





도심 속의 친환경, 생태건축물로 널리 알려진 아크로스(Acros Fukuoka) 빌딩.

1995년 건립된 지상 14층 높이 60m의 복합문화시설입니다. 부지면적 136,000㎡에 건축면적 10,600㎡, 건축연면적 97,000㎡이랍니다.

건설 초기의 모습과는 많이 변하였지요. 남쪽 전면이 울창한 숲으로 보입니다. 이제 건축물의 윤곽선이 뚜렷하지 않고 수목들에 가려지고 묻혀 나날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되어갑니다.











스텝가든의 계단을 오르며 변화된 분위기에 젖어봅니다. 다양한 식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자연생태계를 연상케 하네요. 교목 관목 상록수 낙엽수 덩굴식물 지피식생 등 매우 다양한 소재들이 도시숲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생육하고 있답니다. 이정환 박사와 함께 목격된 수종을 중심으로 전체 목록을 정리해 보았지요.

그런데 나무들이 숲으로 변하여 사무실 창이 보이지 않네요. 건물의 실내는 채광과 경관은 물론, 통풍도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공공시설이 아니라면 민원이 가장 문제가 되겠네요.

인공지반에 조성된 도심녹지에서도 사계절의 변화와 건강하고 자연스런 생태계의 순환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부럽고 놀랍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변화된 모습과 식물들을 두루 살핍니다. 도시 내의 생태관찰원 같네요.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는 이곳에는 국제회의장과 심포니 홀을 갖추어, 오페라 공연과 피아노연주회가 열린다고 하네요. 35,000여 그루가 식재된 옥상정원을 통하여 도시의 녹색 이미지 창출과 더불어, 물과 에너지 절감형 생태건축의 모델로 주목받습니다.





도시의 숲으로 변신한 아크로스 빌딩의 전면부 모습. 무려 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수종들이 어우러져 계절의 변화를 읽을 수 있겠네요. 상록수도 많아 겨울에도 삭막하지 않습니다. 한편 울창한 숲에는 벌 나비와 여러 가지 곤충들도 서식하며, 동박새, 찌르레기, 멧새, 할미새, 박새, 직박구리, 밀화부리 등 조류들도 목격된다고 합니다.









5박 6일 동안의 일본답사를 다녀온 지 꼭 3주가 지나서야 경관일기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필자가 주말마다 자연과 만나는 학습장이자 충전장소는 숲속의 임도를 따라 산책할 수 있지요. 20년 인연이 닿은 정든 터전에는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뭇 생명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다시 올해의 정규 하계답사를 위하여 준비에 착수한지 오래입니다. 이번 답사는 6월 28일 출발하여 7월 27일 귀국하는 일정입니다.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의 도시들을 살피게 됩니다. 북유럽은 백야현상으로 컨디션 조절이 걱정됩니다. 그리고 워낙 물가가 비싼 곳이라 염려가 되네요. 열심히 걷고 땀 흘릴 각오와 다짐은 완료된 상태랍니다. 라펜트 독자 여러분께는 북유럽에서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2017. 6. 10 (일요일)
와룡산 언저리 용치산방에서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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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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