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조형물 아닌 프로그램으로 용산을 기록하는 예술의 장″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 ‘공원탐독1: 공공예술과 문화콘텐츠’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6-27

(왼쪽부터)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문경원 이화여대 서양화과 교수, 양철모 믹스라이스 대표, 이재준 이마크프레스 소장

‘예술’의 시각에서 본 용산공원은 어떤 공간일까? 서울의 심장부에 들어서게 될 243만m² 규모의 국가도시공원 ‘용산공원’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5월부터 시작된 ‘용산공원 라운드 테이블 1.0’이 이번에는 ‘예술의 장으로서의 공원’을 주제로 담론을 나누었다.

국토교통부는 다양한 예술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의 세 번째 이야기 ‘공원탐독1: 공공예술과 문화콘텐츠’를 지난 23일(금)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했다.

본 토론회는 예술을 조형물, 작품생산 측면이 아닌 하나의 실천적인 태도로서 접근했다. 토론자들은 ‘아카이브’라는 주제로 남겨야 할 것과 기록해야할 것을 고민하고, 예술로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용산’은 사라지고 ‘공원’만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경원 이화여대 서양화과 교수는 “용산은 현재의 모습에서도 자연적인 모습과 역사적인 모습들이 잘 남아있는 상태”라며 “예술이 어떤 것을 만들어서 기념물처럼 남기는 것보다 미래로 가기 위해서 현재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만들고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며 “플랫폼으로의 역할과 예술적 실천”을 강조했다. 그 예로, 10년마다 열리는 조각프로젝트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Sculpture Project Munster’,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생기는 파빌리온 ‘영국, 썸머 파빌리온 Summer Pavilion’ 등을 설명했다. 

아울러 “프로그램과 이벤트들은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철모 믹스라이스 대표 또한 상징적이고 남성적인 조형물의 난입을 우려하며, “맥락을 중요시하고 사회적 현상을 담아내려는 예술가들의 노력은 용산이라는 땅이 가진 지역적 맥락을 활용해 우리에게 정신적 쉼을 주고 주변 지역을 정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장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실천적 방법으로 이재준 리마크프레스 소장은 ‘보물찾기 프로젝트 용산성도’를 제안했다. 건축물이나 쓰러져가는 수목들을 용산의 ‘별’로 보고, 조경, 건축, 도시, 문화, 예술, 디자인 등 1천명의 신청을 받아 용산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아카이브 작업이다.

시민들 또한 예술가들에게 조형물 등 물리적 요소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용산의 기억을 기록하는 방법을 기대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대학원생은 “대상지는 오랫동안 미군 기지였고, 성매매 집결지도 있었고, 용산 참사도 있었던 장소로서 사회적 약자, 소외 계층들도 공유했던 곳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프로그램으로 남기는 방안”을 요구했고, 용산클럽 지역주민 또한 “예술품이 들어오는 것 원하지 않으며 자연 그대로 복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레이스온

공간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있었다.

이재준 소장은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역사, 문화, 사회, 도시 등의 스토리를 연계해 도시, 마을, 동네 그 자체의 풍경 그대로의 용산을 탐험할 수 있는 에코뮤지엄(야외박물관) 조성을, 양철모 대표는 새로운 정서와 감상을 체험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술가가 조형물을 한번 설치하고 끝나는 게 아닌 지속적으로 거주하면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레지던시 공간 조성도 제기됐다.

동두천 카투사 출신 학생은 “평범한 숲이 있는 공원이 아니라 공간을 즐길 수 있고, 능동적으로 같이 뛰어놀고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시각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을 가지고 많은 아이디어들을 수렴하고 행정, 예술, 시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연합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배성호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추진단 공원정책과장은 “미군기지 이전과 토양오염문제 등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에 국토부에서는 충분히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며, 미군들이 나가기 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투어를 기획하고 있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임시개방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주최, 한국조경학회·플레이스온이 주관하는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은 공원모색, 공원산책, 공원탐독, 공원서평 4개의 주제로 진행되며, 그중 공원탐독은 이번에 개최된 공공예술과 문화콘텐츠를 시작으로 공원운영과 관리전략(7/21) 역사문화유산 보존과 활용(8/25) 용산공원과 도시구조개편(9/22) 공원의 생태적 의미(10/20)까지 총 다섯 번에 걸쳐 다른 주제로 담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에 관한 소식 및 현장스케치는 홈페이지페이스북, 인스타그램(#yongsanpark_roundtable)에서 볼 수 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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