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 안전보단 ‘자발적 놀이’ 환경 중요

세계적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찌히 초청 강연회 개최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06-28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면서 꿈을 꿀 수 있는 '1호 공공형 실내 놀이터'가 시흥시에 조성될 전망이다.

시흥시는 지난 27일(화) 오후 3시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세계적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찌히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시는 ‘놀이’의 가치 회복과 놀이를 중시하는 지역사회 여건 마련을 위한 노력으로, 어린이들의 자발적 놀이를 지지하는 놀이문화 확산과 '1호 공공형 어린이 실내 놀이터' 조성을 위한 준비를 2016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공공형 어린이 실내놀이터는 어린이가 주인이 되어 자발적 놀이를 맘껏 펼치는 놀이의 공간, 부모들은 놀이의 가치를 공부하는 배움의 공간, 시민들은 놀이를 매개로 재능기부 등 함께할 수 있는 참여의 공간이다.

이번 강연은 시흥시의 건강한 어린이 놀이문화 회복과 1호 공공형 어린이 실내놀이터 조성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김윤식 시흥시청은 “시흥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아동과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실천할 수 있도록 시민분들과 같이 고민하고 연구해 가고 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놀이를 통해서 전인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초청된 귄터 벨찌히는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어린이 놀이시설·놀이터 전문디자이너로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1987년 출간한 「어린이 놀이터」라는 저서는 어린이 놀이시설의 디자인과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팩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귄터는 그가 바라는 실내놀이 공간에 대해 강연했다. 놀이터를 디자인할 때 그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항상 어른들이 바라지 않는 길을 개척하며, 호기심이 많고, 만지고 느끼면서 배우고 싶어하며, 스스로 모험을 하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운다. 이런 아이들이 노는 장소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아이들은 흔히 어른들이 의도했던 방식과 다르게 행동하고 물건을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귄터가 주장하는 '놀이'이다.

그는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가지고 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는 필요하지 않다. 사실 놀이터가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디서든 노는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의 이런 특징을 살려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 것을 주장했다. 실내 놀이터의 경우, 화재의 위험성과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층이 중요하게 고려된다. 또한, 큰 소음에 대한 방음장치, 깨끗한 공기를 위한 식물 배치, 다양한 연령층과 신체조건을 고려한 창의적인 공간 등이 추가적으로 고려될 부분이다.

귄터는 "놀이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놀이터에 자유로운 공간을 주는 것, 그 공간에서 꿈꾸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 놀면서 건강해 질 수 있는 비결이다. 아이들은 이 속에서 놀면서 편안함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귄터 벨찌히 어린이 놀이시설·놀이터 전문 디자이너, 편해문 놀이운동가·순천 기적의 놀이터 총괄 계획가

이날 참석한 편해문 놀이운동가는 ‘바깥 놀이터를 지나’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편해문 놀이운동가는 현재 순천 기적의 놀이터 총괄 계획가를 맡고 있으며, 아이들 놀이 노래이야기 연구실 ‘씨동무’를 꾸려가면서 20년간 놀이에 대해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작년부터 시흥시와 함께 공공형 어린이 실내 놀이터 조성 준비를 진행 중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야외 놀이만을 고집하던 편해문 놀이운동가는 최근 들어 공공형 실내 놀이터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야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에 집값들이 너무 오르고 있으며, 두 번째로 최근 갑작스런 이상기후와 미세먼지 등으로 놀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고 있고, 세 번째로 이런 대안책으로 찾는 실내 놀이터는 비싼 가격으로 아이들의 놀 권리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문을 연 '기적의 놀이터'는 1년 동안 약 10만 명이 방문했고, 평균 30만 시간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내 놀이터 이용료가 1시간 당 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공공형 실내 놀이터는 1년 간 30억 정도를 어린이들에게 무상으로 보상하는 셈이다.

특히, 3년에 걸쳐 완공된 '기적의 놀이터'는 오랜 시간만큼 사전에 인력과 예산에 대한 계획이 철저하게 세워졌다. 그는 공공형 실내 놀이터 역시 유지관리를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편해문 놀이운동가는 "창의성과 4차 산업이 이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 스스로 놀이 방법을 만들어가는 놀이터가 생기는 건 자명하다. 기적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깨우치고 어머님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공공형 실내 놀이터에도 이런 개념들을 도입해 만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편해문 놀이운동가·순천 기적의 놀이터 총괄 계획가, 귄터 벨찌히 어린이 놀이시설·놀이터 전문 디자이너

김윤식 시흥시장


글·사진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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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nki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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