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의택 가천대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 디렉터

가드닝과 생태체험으로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06-29
지난 6월 10일, 11일 ‘제7회 강동 친환경 도시농업·원예박람회’에서 선보인 이벤트 정원 ‘히코리와 토토의 정원’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즈의 마법사를 테마로 한 이 정원은 (주)예건과 가천대학교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이 산학협력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가천대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은 지속적인 게릴라가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모임으로, 다양한 활동으로 게릴라가든과 도시농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보기만 해도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홍의택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의 디렉터(가천대 교수)와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홍의택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의 디렉터(가천대 교수)

가천대학교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가천대학교의 게릴라가든 팀은 2009년에 가천대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팀입니다. 2010년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뚝섬에서 100여명이 참여하는 게릴라가든 성과 및 아이디어 전시회를 했고 종로, 인사동, 서촌, 경리단 등에서 게릴라가든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습니다. 현재 가천대학교 게릴라가든 프로젝트 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지속가능한 구조로 시스템을 갖춘 팀으로 판단하고 있고요, 나아가 대학 안에 조직되어서 학생, 교수, 강사는 물론 졸업생들도 참여하는 자생적 소셜디자인프로젝트 팀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천대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의 활동들 ⓒ홍의택


‘맛있는 정원’ 때문에 ‘제7회 강동 친환경 도시농업·원예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맛있는 정원’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게릴라가든을 일부 행사나 아주 작은 규모의 팀들이 부정확하고 불규칙한 모임과 운동을 하고있는 게 사실이고 메시지도 사실 약합니다. 또한 게릴라 프로젝트란 특성상 홍보를 대대적으로 한다거나 협찬을 모색한다거나 사이트나 정기 모임을 구축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참여하는 구성원 그 중에서도 핵심 활동가 그룹을 유지시키는 것은 더욱 어렵지요.

그래서 저는 지속가능한 게릴라가든의 동력을 유도하고 또한 이런 생태적 소셜디자인의 가치를 가르치고 경험하는 방안으로 학교 안에 게릴라가든용 정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약 100여 평의 예술대학 공원을 ‘맛있는 정원’이라는 생태체험 프로젝트를 통해 텃밭을 일구고, 플랜터와 모종을 배양하고 채종을 하고 다음 게릴라 가든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농사, 가드닝, 채종, 모종, 게릴라가든 이란 긴 프로세스를 가진 게릴라 가든 팀은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맛잇는 정원’은 게릴라가든용 식물만 기르지 않고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채소와 과실, 열매채소를 기릅니다. 이 농산물을 대학은 물론 지역의 구성원들과도 나누고 부정기적으로 가든파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이 소셜네트워크에 노출되었고 예건관계자 분들이 오랜 시간 관심 있게 봐 주시다가 이번 강동구 도시농업 박람회에 참여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2017년 신입 멤버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여 재미있는 이벤트 정원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간 과정에 예건의 디자인, 개발실 분들의 조력이 지속적으로 있었고요. 매우 즐겁고 유익하며 행복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게릴라가든 프로젝트팀의 맛있는 정원 활동 ⓒ홍의택


예건과 콜라보 작업을 하셨는데...

강동구 전시를 위한 예건과의 프로젝트 콜라보는 매우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예건은 정원, 조경 분야에 노하우도 많고 특히 정원분야의 지식이 많은 기업입니다. 그런 면에서 도시농업이나 가드닝의 이해도는 일반 기업과 상당히 가르지요. 그러면서도 규모와 R&D 능력을 갖춘 보기 드문 기업입니다. 거기다 우리 가천대학교 게릴라가든 팀은 디자인전공자들이라 이런 프로젝트에 능숙하고 더욱이 행사로 하는 게릴라가든 팀이 아니라 평소에도 가드닝과 생태체험, 노력과정을 통해 사회적 메신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도시농업, 가드닝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풍부한 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산학연계와 달리 고유의 전문성과 역량이 서로 합쳐지는 동반적 프로젝트 기획이 가능했고 그런 균형 잡히고 호혜적 파트너쉽이 이루어지고 매우 현실적이고 경쟁력 있는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오즈의 마법사’를 테마로 한 이벤트 정원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보편적인 도시 농업 박람회나 가드닝 행사를 방문해 보면 전시콘텐츠와 관람자 유틸리티, 커뮤니티의 소통방법에 다소 난맥상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강동구도 예외는 아니라고 판단하구요. 저희는 게릴라가든이나 도시농업을 직접 하는 팀이기 이전에 산업디자인전공자로 다양한 공간연출 디자인을 경험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전공자들이기 때문에 강동구 도시농업 박람회에 참여할 때 다른 프로젝트 팀들과는 다소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접근했습니다.

우선 방문자 중심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견지했습니다. 우리가 가진걸 보여주기 이전에 방문하는 시민들의 여러 형편과 과정, 감각적인 정서를 고민했습니다. 그런 결과 도시농업을 소개하는 정보 또는 체험보다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 편하게 방문하고 사진을 찍고 공통의 이야기 거리를 찾고 즐거운 기억을 선사하자, 그런 과정에 도시농업, 가드닝 등이 우리의 삶과 순간을 아름답게 또는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경험을 선사하자였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어포던스 디자인이라고도 하고 ‘넛지 디자인‘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현장을 찾을 대상을 분석했고 어린이와 가족, 세대 층과 지역성을 고려해 공통의 이야기 거리를 찾아주고 가드닝, 농업에 어울리는 트렌디한 스토리를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팀 안에서 잭과 콩나무, 헨젤과 그레텔, 오즈의 마법사가 제안되었고 이 안에 요즘 트렌드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와 이미지를 가진 판타지인 오즈의 마법사를 주 테마로 하여 전시 캐릭터를 구성하였습니다. 

더욱이 지혜를 원하는 허수아비, 따뜻한 심장을 구한 양철인간, 용기가 필요했던 겁쟁이 사자의 캐릭터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데 많은 생각과 이야기 그리고 메시지를 공유하는데 적합한 배경을 가졌다고 생각해 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 하여 <오즈의 마법숲>이란 스토리를 만들고 굴림차를 타는 허수아비, 농사짓는 양철인간, 예건의 반려견 제품을 이용한 ‘토토의 정원’, ‘춤추는 홍학과 오즈의 맙소사 군대’, 네발달린 화분 등으로 ‘겁쟁이 사자의 뜰’을 구성해 전시하였습니다. 좁지만 무지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제7회 강동 친환경 도시농업·원예박람회’에서 선보인 이벤트 정원 ‘히코리와 토토의 정원’ ⓒ홍의택


작업 중 에피소드가 있다면?

본 계획에 있었는데 잘 작동하지 않은 계획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강동구 주민 중에 도로시를 찾아 참여 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와 협력해 주시는 새봄커뮤니티라는 소셜벤쳐 이사님이 강동구 어린이를 한명 추천해 주셔서 도로시로 초청을 했는데요. 이 1학년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가 너무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얌전한 어린이였습니다. 아마 도로시를 맡은 어린이가 이 복잡하고 소란스런 어른들의 행사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지 않았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현장에서 게릴라가든을 시행하려 했는데 우리 학생들이 새벽에 게릴라가든을 수행하기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우리보다 행사에 참여하는 여러 업체 분들의 밤샘작업과 꼭두새벽 출근으로 게릴라 가든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이 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것의 이점이 있다면?

우리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는 ‘사회참여와 공헌정신, 세계시민으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이런 도시농업박람회의 참여는 단순한 산학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공헌, 시민정신, 도전정신 등을 경험하기도 하고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활동으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소셜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고 다양한 정부와 기관에서 거버넌스 디자인을 수행하고 있어 이런 강의실 밖의 교육은 21세기 인재 나아가 대한민국이 아닌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으로서의 인재를 기르고 가르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정원/도시농업의 매력은?

도시농업은 단순하게는 도시민의 여가생활과 문화적 콘텐츠 같은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좀 들여다보면 생명 중심, 생태우선 같은 철학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 학생들은 도시농업과 가드닝, 게릴라가든에 대해 처음에는 매우 낯설어하고 귀찮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게릴라가든을 수행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현장성을 경험하며 생각이 많이 바뀝니다. 샐러드를 먹고 피자를 굽는 가든의 파티는 즐겁지만 물을 주고, 풀을 뽑고 거름을 주는 노동의 참여는 불편해 합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고 졸업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체감하는 무게가 달라지면 이 과정이 얼마나 숭고하고 즐거우며 고마운 시간이었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졸업생들이 연락을 해오고 참여하지 못해도 문자나 댓글로, 그리고 작지만 후원금으로 성원을 해줍니다. 교육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1학년이나 대학생들에게는 얼마나 재밌고 즐거운 일이, 호기심 자극하는 말초적 환경이 많습니까. 그러나 먼발치서 바라만 봐도,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훗날 다른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니 저의 이 작업은 지금 이 순간에 코멘트를 남기기 어렵습니다. 

김민호(가천대학교 4학년 창업 휴학, 아날로그 동아리화장, 게릴라가든 강동 프로젝트 팀장, 강동구 오즈마법사 양철인간 디자이너) 학생은 정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맛있는 정원은 노동이자 나눔의 현장입니다. 그리고 저는 가드닝, 파머스마켓,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의 창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정원은 저에게 미래의 창입니다. 그리고 강동 전시는 시민들에게 저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보고 소비하고 즐기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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