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베를린 다렘식물원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37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7-19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독일&북유럽편,

베를린 다렘식물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필자가 도시답사를 하면서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식물원입니다. 베를린에서 5박을 하게 된 이유도 이곳을 고려하였기 때문이지요. 특히 가족도 식물원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식물원은 베를린 중앙역에서 전철로 25분 정도 소요되는 한적한 전원지역에 자리합니다.

다렘식물원의 역사는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왕실에서 필요한 채소와 과일 등 식재료를 공급하던 소규모 공간이었지요. 이후 지금의 달렘(Dahlem)지역으로 옮기게 되었고 왕립학술원과 베를린 대학에서 관장해 오다 1910년 오늘날의 모습으로 대변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이곳은 베를린 최초의 국립식물원으로 위상을 지키고 있는 것이지요.









식물원에 입장. 입구를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돈되고 가꾸어진 모습이 눈길을 끄네요.









화사한 꽃들과 함께 담쟁이덩굴로 피복된 본 건물이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화사하게 개화한 다양한 초화류와 지피식물을 관찰하며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머뭅니다.





청초한 꽃들은 이미 봄부터 지금(7월 3일)까지 이어 오고 있겠지요. 지금도 너무 밝고 싱싱합니다. 담쟁이가 피복된 배경 건물 때문에 똑같이 인식되겠지만,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새로운 이미지로 저를 유혹하네요. 그래서 멋진 장소를 만나면 쉽게 떠나지 못하고 공간의 유혹에 빠져들게 된답니다.





43ha(약 13만평)에 달하는 식물원은 다양한 테마의 소공간들로 가꾸어져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온실이랍니다. 메인 온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온실들이 연계되어 있지요. 매우 독특한 구조와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단위 온실마다 온도나 습도 일조량 등 제반 환경여건이 다르지요. 한대에서 난대 아열대 열대 기후대까지 세계의 식물상을 볼 수 있답니다. 지구촌 식물을 두루 관찰할 수 있는 곳이지요.















온실에서 또 다른 온실로 연결된 동선이 매우 깁니다. 일반 방문객들은 한 두 온실 정도로 만족할 것입니다. 오늘은 학생들의 현장학습도 있네요.





옥외 배양지에서 작은 식물체들을 망사를 씌워 재배하는 모습.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Great Pavilion 주변은 야외 카페와 이태리식 정원이 있습니다.















경사진 부지에 연못과 조각을 배치한 매력적인 이태리식 정원이 이 식물원에서 최고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외국의 식물원에서는 눈길을 끄는 환경조형물이나 옥외 조각품들이 필수품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변과 어우러지는 상큼한 예술품은 공간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지요.



경사지 작은 연못에서는 잠자리 나비 야생화 등 다양한 수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정겹게 다가옵니다. 





곳곳에 휴식 장소가 제공됩니다. 서양 담쟁이의 경관성과 녹음효과가 높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의 서식환경을 부여하고 있는 모습.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이름의 ‘식물원 미술관’입니다. 시민들에게 식물의 특성과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식물원의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며 승화시킨 선진 생태문화 공간이지요. 역시 선진국이 갖추어야 될 요소가 소득이나 경제적 수치가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 주는 듯 합니다.















다양한 모습과 환경으로 조성된 락 가든.







숙근성이나 지피식물을 전시한 표본원 같네요.



육묘를 위한 공간으로 출입이 통제됩니다.







부지 면적에 비하여 식물원이 넓게 느껴지네요. 전체 부지가 평탄하여 구릉지와 습지 등 많은 지형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탐방로 곳곳에서 관리하는 분주한 손길이 인상적이네요.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대부분 외국의 식물원이나 대학에서 연수나 파견 나온 사람들이지요. 수십 명은 될 것 같네요. 홀로 또는 두세 명이 뙤약볕에서 제초와 전정 등 단순작업으로 보이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방문객들이 호사를 누리는 것은 이분들의 끊임없는 땀과 노력 덕분이겠지요. 외국의 식물원은 수집과 전시에만 몰두하는 듯한 분위기의 한국 수목원 개념과는 사뭇 다르답니다.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정원을 보여주지요.













다양한 공간들이 나타납니다. 원시림 같은 풍성한 자연, 세심하게 손질된 정원, 대규모 온실, 화사한 부위기의 장미원, 연구실 분위기의 도서관과 실험실, 운치 있는 카페 등 아주 다양한 모습과 기능들이 공존하지요. 그래서 선진국들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식물원 등 문화공간에 더 많은 투자와 집착을 하게 된답니다. 이런 게 도시의 품격이자 자존심으로 여기는 일상적 가치가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해봅니다.

















머물고 싶은 장소들이 많네요. 저는 이런 곳에서 휴대한 주먹밥으로 요기하지요. 시간도 돈도 절약하는 필자만의 지혜랍니다.













지루하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잊은 채 3시간 반을 살폈네요. 한 바퀴 돌아서 입구에 도달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만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규모나 시설은 물론, 연구와 관리 시스템이 매우 체계적이라 느껴지네요. 한편 탐방객들도 꾸준하고 만족도가 매우 높아 보입니다.









맑은 햇살의 유혹이 또 발길을 멈추게 하네요. 힘찬 모습의 상징조각도 인상적입니다.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물원내 카페의 분위기. 사람도 기계도 무리한 작동은 금물이지요. 그래서 필자는 이곳에서 시원한 생맥주로 충전을 하였답니다. 역시 맥주맛은 흘린 땀에 비례하여 꿀맛이네요.



식물원답사와 주유(생맥주)를 마치고 전철역으로 복귀하며 만난 마을 앞 도로.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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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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