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오슬로의 보배, ‘비겔란 조각공원’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139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7-07-27
강호철 교수의 경관일기 독일&북유럽편,

오슬로의 보배, ‘비겔란 조각공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 세계적인 조각가 비겔란의 조각공원입니다. 우선 명칭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네요. 즉 두개의 공원이 하나의 장소에 존재한답니다. 알고 보니 32ha 규모의 프로그네르 공원(Frogner Park)내에 ‘비겔란 조각공원’이 있네요. 조각공원의 유명세에 밀려 본 공원의 이름은 유명무실한 처지가 된 셈이지요.









조각공원은 세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프로그네르 공원을 입장하여(무료) 하천을 건너는 다리 난간 양측에 수십 점의 작품들이 도열하고 있으며, 숲과 장미원을 통과하면 분수와 함께 또 하나의 조각군이 있지요. 다시 정면의 계단을 오르면 조망대 같은 둔덕 위에 원기둥 조각품(Monolith)이 우뚝 자리합니다. 그 뒤로 저 멀리 공간의 축선상에 한 점의 작품이 마무리하는 느낌을 주네요. 꼭 공간적 기승전결로 읽혀집니다.











































































조각공원의 진입부 교량 양측에 설치된 작품들입니다. 하나같이 청동이고 인간을 표현하였네요. 빛의 밝기와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분위기로 변화하지요. 그래서 하나의 작품을 반복하여 기록하게 된답니다. 개별 작품에 관한 제목과 설명은 생략합니다. 작품의 시각적 이미지를 가볍게 감상하세요.



단체 여행객들의 모습. 가이드에 의한 구체적 설명을 듣게 되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현지에 대한 자료조사나 예습을 소홀히 하게 된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답사에 임하는 필자의 경우는 현지에 대한 예습이 무엇보다 필수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두 번째 공간입니다. 광장 가운데 위치한 수경시설을 중심으로 조각작품들이 집중적으로 연출되어 있습니다.











기념 분천군상으로 1915년부터 1943년까지 약 30년의 세월 동안 열정을 쏟은 결과랍니다.  인생의 갖가지 모습들을 담고 있지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모놀리트(Monolith). 높이 17.3m의 거대한 화강암 기둥에 새긴 부조 작품이다. 작품의 무게가 무려 260톤이라고 합니다. 인간 군상으로 남녀노소 121명이 서로 엉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정상으로 기어오르는 모습들입니다. 1926년에 착수하여 완성까지 세 명이 꼬박 13년이 소요된 대작입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은 목공예로 특화된 곳입니다. 5성급 리조트에서 목공예로 제작된 사례를 보았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라 생각했었는데, 모작임을 확인한 셈이지요.



































모놀리트를 중심으로 인간사의 군상들을 표현한 작품군입니다. 꼭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생로병사를 연상케 하네요. 이 많은 작품들의 창의적 구상은 물론, 단단한 화강석을 정교하게 조각한다는 게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작품들을 대충 둘러보고 감상하는데도 지칠 정도랍니다. 실로 엄청난 양과 질에 압도당하지요. 그의 기발한 창의력과 끊임없는 열정에 숙연해지기도 하네요.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살아생전 각고의 열정으로 빚은 결과물이라 사리처럼 영롱하게 오래토록 빛날 것입니다.





평지에 위치한 교량과 분천군상을 지나면 전망대 같이 높은 언덕위에 모놀리트가 중심축으로 자리합니다. 이들은 공간적으로 같은 축선 상에 놓여있습니다. 언덕 뒤로 다시 공간이 이어지지요. 내려가면 뜰과 경사진 잔디광장으로 연결됩니다. 해시계의 좌대에도 정교한 부조물이 눈길을 끄네요.













조각공원의 귀결점이지요. 완만한 경사지 끝에 위치합니다. 걸어온 곳을 다시 뒤돌아본 모습입니다. 공원 입구에서 꽤나 거리가 되지요. 대부분 사람들은 모놀리트까지가 목표랍니다. 그래서 이곳은 북적이지 않고 한적하고 여유롭습니다.



공원부지는 이곳에서 끝입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며 공원도 살펴봅니다.

















공원은 매우 단순하네요. 울창한 숲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넓은 잔디광장과 조각공원이 주를 이루며, 약간의 수경시설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과 물놀이 시설이 있습니다. 한편 32ha에 달하는 공원구역에는 '비겔란 미술관'과 더불어 도시박물관과 시립박물관이 있답니다.



저택.



어린이 놀이터.











도심 가까이 입지한 공원이라 조각공원 지역은 주로 관광객들로 붐비고, 숲을 끼고 있는 여유로운 잔디광장은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의 몫으로 구분됩니다.

공원 입구 한쪽 외진 장소에 정과 망치를 든 비겔란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는 초기에 목조각을 배웠고 이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유학 시절을 보내며 로댕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프로그네르 공원 내 야외 조각원은 오슬로 시 당국의 지원을 받아 1915년에 착공한 이래 그의 제자들과 협업으로 일생을 바쳐 조성한 결과입니다. 그는 노르웨이가 낳은 영웅적 조각가이자 수도 오슬로의 자랑으로 사랑받고 있지요. 특히 시민들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공원의 자연과 더불어 연출되었기에 더욱 강한 예술적 향기를 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정 예술가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오슬로 시 당국과 기발한 끼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만남이 지금의 조각공원을 탄생시킨 것이지요. 그는 목숨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부여받은 공원조성에 몰두하였지만, 아쉽게도 준공을 앞두고 일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엊그제 다녀온 느낌과 분위기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공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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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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