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오늘과 내일이 다름에 대한 감사

주명돈 논설위원((주)한국종합기술 전무)
라펜트l주명돈 전무이사l기사입력2017-09-21
오늘과 내일이 다름에 대한 감사



글_주명돈 전무이사((주)한국종합기술)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후, 끊임없는 과학적 사고의 함양을 통해 그들 주변의 위협적 환경을 예측 가능한 형태로 변환시켜 자신의 안전성과 편익성을 강화해왔다. 특히 유기체 중심으로 구성된 복잡한 자연환경인자들을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무기적 인자로 변환시키려 노력해 왔었다. 이러한 인간의 노력은 로봇이란 새로운 종(?)의 탄생을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새로운 환경메커니즘의 창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불안정한 생존능력(사고의 능력을 제외하면 여타 동물 보다 뛰어난 것이 없다는 사실)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제한된 지식으로 인한 불안감의 증대)에 기인한 것으로 결국 과학적 사고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결국 자신의 안전과 편익으로 무장한 환경메커니즘을 지향하게 되는 것이다.

한 예로, 대부분의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필요성에 따라 동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자신의 집을 철근콘크리트로 무장하고 플라스틱 꽃을 거실 꽃병에 꼽는 것이다. 


영화 아이로봇


영국, 이든프로젝트

몇 년전 모 대학(건축과)에서 강의할 때, 매학기 첫 강의 시간의 주제는 ‘건축과 조경의 차이’였다. 이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은 ‘유기재료와 무기재료’로 귀결되었다. 결국 조경이 구성하는 환경은 생명성 있는 유기체가 중심이고, 건축(물)은 쾌적함을 전제로 한 무기체의 조합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시간에 따른 변화의 차이’정도 일 것이다. 언젠가 부터 인간은  5천년도 안된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137억 살 먹은 우주에 대항하여 종의 창조, 환경메커니즘의 창조라는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하려는 것이다.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물질적 풍요는 넘치되 정서는 메말랐고, 문화는 널려있되 감정은 고갈된 회색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도시는 우리가 잠깐 머문 뒤, 다음세대에 넘겨줄 공간치고는 너무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젠 보도블록 사이에 핀 들풀도 계획된 도면에 없으면 제초제를 뿌리는 우리들의 도시는 이미 자연의 순환과는 동 떨어진 어색한 풍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홍콩, 아파트

금번 녹색시론의 주제는 ‘자연의 충만함에 따른 오늘과 내일이 다름에 대한 감사’ 이다.

조경을 하는 우리는,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장소와 환경의 변화에 너무 고민할 필요도 없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허물어지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현란한 페인트색에 현혹될 필요도 없으며, 우리가 만든 공간에 나무를 심고 물을 흘리고 심겨wls 나무가 죽어 흙과 풀이 될 때, 그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에 대해 고마워하며 오늘과 내일이 다름에 감사할 줄 아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확실성의 불안감 역시 생명의 순환과정으로 이해되어 움직이고 변화하지 않는 생명은 그 생명이 다 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청송 주산지

글·사진 _ 주명돈 전무이사  ·  (주)한국종합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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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d@ke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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