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7세계가드닝월드컵 당선자 김지현 대표

전통과 현대의 조화, ‘나비의 초대’ 2등상 영예
라펜트l신혜정 기자l기사입력2017-11-17
'2017 세계 가드닝 월드컵'이 지난 10월 7일부터 11월 5일까지 일본 하우스텐 보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세계 가드닝 월드컵'은 2012년 쇼가든 부문에 첼시의 여왕 황지해 작가가 세계 10대 작가로 초청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가든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 발판이기도 한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결실을 얻어낸 작가가 있다. 바로 다옴정원의 김지현 대표이다. 가드닝 부문을 통틀어 유일한 한국인 출전자이기도 한 김지현 대표는 테라스 가든 부분에서 8팀 가운데 2등상의 영예를 얻었다. 

수상작인 '나비의 초대'는 동양의 풍수지리사상과 오방색, 행운을 상징하는 나비를 담아냈고, 그 안에 '파티'라는 현대적 감성으로 녹여냈다. 김지현 대표를 만나 수상작 '나비의 초대'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김지현 다옴정원 대표

최근 ‘2017 세계 가드닝 월드컵’에서 테라스정원 부문에서 피플쵸이스2등상을 수상 받으셨는데요,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에는 도전 정신에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될 때까지 하자는 각오로 했는데, 상을 받을 거라고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분들의 작품들이 모두 뛰어났기 때문에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했습니다. 그 와중에 상까지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특히 저를 믿고 언제나 좋은 말씀으로 지도해 주신 홍광표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수상작 ‘나비의 초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최근에 문화재수리기술자 조경부분을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정원의 사상을 반영시킨 정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상작 '나비의 초대'는 파티를 주제로 한 테라스 가든으로 풍수지리사상과 오방색, 명당지, 행운을 상징하는 나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오방색을 다섯방향으로 동쪽(파란색), 서쪽(흰색), 남쪽(붉은색), 북쪽(검정색), 중앙(노란색)으로 표현합니다. 정원에 놓여 있는 나무, 물, 돌, 꽃 등이 이러한 색상과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방 북쪽의 오죽(검정), 남쪽의 단풍(붉은색), 동쪽 석지를 두고(물-파랑), 서쪽 흰색 자갈과 디딤돌(흰색), 중앙 노란색 꽃을 두고 풍수로 명당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정원의 테마인 나비는 한중일 복과 행복을 의미합니다. 의미를 담아 복과 행복이 넘치는 정원, 복과 행복의 의미인 나비가 초대하는 정원으로 조성했습니다. 또한, 나비는 자연에게 있어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꽃에서 꽃으로 식물의 번식을 도우며,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시작됐고, 자연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과제이기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정원을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유명한 건축가 르꼬르뷔제의 모듈러 다이어그램을 적용시킨 나비모양 플랜트 박스는 꽃의 색에 따라 변하는 나비를 형상화 합니다.

수상작 '나비의 초대'

수상작 '나비의 초대'

특별하게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동양의 전통사상을 담아낸 정원이지만,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파티의 개념을 접목 시켰습니다. 세계적으로 모임, 파티, 축제는 지역과 사람 간의 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각광 받고 있고, 정원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교류를 위해 좋은 파티 장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집 앞 정원에서 가족이나 친구, 혹은 어느 누구와도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생각하며 이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도움을 청할 일이 한국에서 정원을 완성하는 것 보다 몇 배나 힘들었습니다. 다른 참가자 분들은 대부분 2인 1조 팀이거나 남성분들이 많은 반면, 타지에서 참가한 한국인 여성이 나홀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응원을 아끼시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는 'No.1'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계속 정원을 만들고 싶고, 힘들어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정원을 만들 때 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이 즐거운 일이 앞으로도 많이 생기길 바래봅니다.

이제 정원은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각 나라 정원에서 좋은 점을 배우고 싶고, 정원대회나 정원박람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원 연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램도 있습니다.

끝으로 조경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경가는 힘들지만 너무 멋진 직업입니다. 조경분야는 많은 부분을 공부해야 하고 알아야 합니다. 꼭 조경에만 한정 짓지 마시고, 미술,요리,영화,여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서 좋은 정원을 위한 아이디어가 생기고, 조경적 성과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여자인 조경학도분들은 여자라서 시공은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도전해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저도 요즘 일을 더 배우고 알기 위해 현장에서 감독을 해보고 있는데, 막상 해보니 여자라도 가능한 일이였고, 설계의 관점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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