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 이사람] 박지순 가톨릭대 평생교육원 교수

손끝에서 창조되는 공간예술, 독일 플로리스트·플로랄스타일리스트 교육과정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11-19
최근 정원카페가 유행이다. 일부러 정원이 있는 카페로 찾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비단 카페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병원, 사무실, 일반 상업점포까지 식물을 테마로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이학학사가 꽃을 사랑하게 되어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를, 조경으로 박사를 땄다. 현재는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평생교육원에서 FDF독일플로리스과정, IHK독일플로랄스타일리스트과정 그리고 프리저브드플라워과정을 가르치며 파주에서 플라워숍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에서 ART & NATURE꽃예술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박지순 교수 이야기다.

그녀가 보유하고 가르치는 이 기술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된다. 플로리스트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도 ‘없어지지 않는 직업’에 랭크되어 있다. 식물에는 각기 다른 질감과 형태, 색이 있고, 손끝에서 디테일이 창조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꽃을 공부하길 원하지만, 특히 조경전공자들에게 더욱 꽃을 권하고 싶다고 한다.

박지순 가톨릭대 평생교육원 교수

손끝에서 창조되는 꽃의 향연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평생교육원에 2010년 개설된 강좌는 FDF독일플로리스트와 IHK독일플로랄스타일리스트 국내과정이다. 급변하는 유행에 발맞춰 세계에서 요구하는 플라워 디자이너를 양성, 세계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함과 동시에 우리의 디자인을 수출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운다.

화예가 특화된 여러 국가 중 영국이나 프랑스와 달리 독일과정이 인정받는 이유는 독일은 자연을 떼어다놓은 것처럼 스타일링 하며 실내외 ‘공간’을 장식한다는데 있다. 요즘 추세와도 맞다.

FDF독일플로리스트는 그야말로 플라워 디자인 전문가이다. 식물의 형태, 교차, 색채, 비율 등의 기본적 내용부터 구조물이나 홀더를 이용한 화훼장식부터 부케까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진행된다. 도면 그리는 법도 함께 배워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형태가 반영된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 기초와 심화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독일 교수진을 초청해 국내에서 2주간 세미나를 받고 독일플로리스트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자격취득 후에는 Shop 창업이 가능해지고,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많은 수익을 얻기도 한다.

IHK독일플로랄스타일리스트는 국내과정을 거치고 난 후 독일에 가서 3주간의 세미나를 거치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때 독일의 큰 행사인 ‘IPM 국제식물박람회’와 맞물리는 일정으로 간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는 T.A.(Teach Assist) 자격으로 수업지도가 가능하다. 최근 들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꽃을 공부하기 위한 사람들이 한국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어서 더욱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자격증들은 국제화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된다. 자녀 유학길에 함께 올라 현지에서 직장을 가지면 자녀 교육비를 반으로 절감할 수 있고, 호주나 캐나나 등에 본인이 직접 유학을 하거나 이민을 갈 경우에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박지순 교수는 필요한 경우 독일과정을 이수한 수강생들에게 동양꽃꽂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서양꽃꽂이와는 다른 스타일인 동양꽃꽂이는 서양에서도 독특함으로 어필한다. 국내에 동양꽃꽂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중 한사람이 박지순 교수다.




공간을 아름답게 창조하는 예술

이전 정부에서 등장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명목 하에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관련 NCS과정은 대분류 인쇄·목재·가구·공예, 중분류 공예, 소분류 공예 안에 세분류로 ‘단위화훼장식’과 현재 개발 중인 ‘공간화훼장식’이 있다.

단위화훼장식은 화훼를 주재료로 고객의 요구에 맞게 화훼장식물을 기획, 제작, 홍보, 판매, 배송, 관리하고 상품을 개발, 디자인해 미적 가치과 경제적 효용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25개 능력단위, 96개 능력단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능력중심의 채용이 중시되면서 수강생들은 NCS교육을 다 받은 후에 실습과정을 거치는데, 실습점수는 Shop을 운영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다. 실제 작업현장에 투입되어 실무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신설될 ‘공간화훼장식’은 화훼류를 주재료로 자연적·인공적 재료를 활용해 실내외공간을 다룬다. 고객의 요구와 트렌드에 적합하게 기획, 디자인, 시공, 유지관리를 수행해 미적, 기능적, 생태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18개 능력단위와 72개 능력단위요소로 구분될 예정이며, 기획부터 현황조사, 스케치, 기본구상, 계획, 설계, 재료구매 및 조성, 평가, 유지관리에 더해 결혼공간, 장례공간, 파티공간, 전시공간, 종교공간, 상업공간 등 공간별 다양한 화훼장식에 대해 심도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구성된, 그리고 앞으로 구성될 NCS 전 과정을 다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독일 플로랄스타일리스트뿐이다. 박지순 교수는 독일플로랄스타일리스트과정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으로 조경을 공부하며 보다 넓은 공간을 다루는 감각을 익혔다. 정원카페 디자인 의뢰를 받으면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는 물론, 식물선정과 관리까지 전부 디자인해주기도 한다.

박지순 교수는 “공간이 커질수록 조경전공자들에게 더욱 유리할 수 있다. 화훼장식 NCS는 향후 ‘친환경 화훼장식’으로까지 발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조경전공자들은 손쉽게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운영하는 카페, ‘LIMA COFFEE’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프리저브드 플라워와 하바리움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에는 프리저브드플라워과정도 개설되어 있다. 프리저브드 플라워라는 것은 생화를 특수 보존 처리 용액으로 가공해 1~5년간 생기있는 모습이 유지되는 가공화로, ‘보존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생화의 모습과 촉감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인기다. 일본에서는 Shop의 60% 이상이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채워지기도 한다.

박지순 교수도 프리저브드 플라워 장인이다. Shop과 카페를 운영하는 그녀는 “생화가 짓무르기 쉬운 여름철에 프리저브드 플라워가 공간장식에 제격”이라고 한다. 생화에 비해 수명이 길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작품을 상품화하기도 했다.

최근 또 인기몰이 중인 것이 ‘하바리움’이다. 식물표본을 의미하는 하바리움은 투명한 용기에 프리저브드 플라워 소재와 전용용액을 통해 식물표본처럼 만드는 기술이다. LED 조명을 함께 켜두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바리움은 장식품으로도 좋고, 화장품 회사의 판촉물 등으로도 이용된다. 나아가 백화점 쇼윈도에 커다란 하바리움을 만들어 옷과 함께 전시하면 광고효과가 크다. 하바리움 용기가 커질수록 전문적 디자인 기술을 요한다. 최근 유망사업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하바리움은 소재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용액도 중요하다. 화학을 전공한 박지순 교수는 성분명, 발화점, 빙점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인화성, 폭발성이 없는 용액만을 취급한다. 그러나 파라핀 등을 넣고 싸게 판매하는 제품들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구매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플라워숍 ‘리마 플라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가공화 전문가과정’ 민간자격증발급이 가능해졌다. 이 과정은 건조화, 보존화, 조화, 압화, 아이스플라워, 비누플라워까지 새로운 소재로 꽃을 만드는 수업이다. Shop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과정이며, NCS과정 중 가공화 과정 이수 시 학점을 줄 수 있게 된다. 



그녀가 운영하는 플라워숍, ‘LIMA FLOWER’


프리저브드 플라우와 하바리움


융복합적인 시각, 화예와 조경 그 사이

그녀는 에스빠스조경에서 상무로 있으면서 고양시 꽃박람회 주제관을 작업하기도 했고, AFDU(Asian Floral Designers Union Triennale) 창립멤버로, 3년마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다. 플라워숍 ‘LIMA FLOWER’와 카페인 ‘LIMA COFFEE’를 운영하고 있다. “화예와 조경의 그 사이에 블루오션이 있다” 이것이 작가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예전에는 절화에만 쓰이던 꽃들이 최근 조경에 많이 쓰이고 있다. 조경학과 커리큘럼에 꽃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물 만지는 걸 알고, 어떤 식물이 어떻게 어울리는 지를 다뤄준다면 식물 선택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작은 상품부터 큰 공간예술까지 사업적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동시에 후학을 양성하고자 하는 열정도 있다. “식물과 보존화 그리고 하바리움 등에 화예디자인을 넣어서 가치를 높이는 작품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업을 지속해나가고 싶다” 그녀의 포부다.


전시회 도록 및 박지순 교수가 공동 발간한 『동양꽃꽂이 이론과 실습』, 『배우기 쉬운 화훼장식』


플라워숍 ‘LIMA FLOWER’와 카페 ‘LIMA COFFEE’

LIMA FLOWER / LIMA COFFEE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사슴벌레로 28
T. 031-949-0311 / F. 031-947-0063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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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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