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대한 다양한 담론

순천대 수목진단센터, ‘정원문화의 이해와 산업동향’ 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12-01


순천대 수목진단센터


순천대 수목진단센터는 ‘정원문화의 이해와 산업동향’ 세미나를 지난 16일(목) 순천대학교 B3 생명대1, 415호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수목진료 대상으로서 주거 및 생활권 녹지공간을 대표할 수 있는 정원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정원관련 전문가와 함께 정원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문석기 청주대 교수는 조경과 정원의 구분과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조경은 훼손지 복원을 위해 도입한 분야로,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상충되는 목표의 합리적 조화를 도모한다. 친환경적 계획, 설계, 시공으로 건설에 의한 환경파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며, 환경복원공사를 통해 환경 및 자연의 재생복원을 한다.


조경은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건축, 토목과 동등한 지위의 ‘건설조경’과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한 자연환경보전사업을 하는 ‘환경조경’, 그리고 최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마을만들기·마을재생사업, 「수목원ㆍ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정원 등 ‘생활조경’으로 구분했다.


문 교수는 “조경의 먹거리는 ‘건설조경’에서 시작해 ‘환경조경’으로 확대됐고, 이제 마을만들기에 개제된 ‘생활조경’을 그 위에 더하고자 한다”며 “셰일층에서 오일을 뽑아내듯 이제 조경도 생활공간 속에 녹아있는 자원들을 섬세하게 뽑아내야 할 때이다. 조경의 셰일층은 마을이라는 생활공간”이라고 전했다.


안영애 안스디자인 대표는 정원의 산업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제안했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정원이 발달한 국가는 열대나 한대보다는 계절의 변화가 있는 국가이다. 그러나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함에도 1억에 못 미치는 인구규모, 16%(2005년 기준) 뿐민 1차 산업종사자의 수, 37.5%(2016년 기준)의 단독주택비율로 정원발달의 여건이 좋지는 않다. 인구가 1억 미만일 경우 외부의 경제적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에 내수 활동만으로는 어려우며, 단독주택 비율도 영국 84.8%, 네덜란드 76.2%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안영애 대표는 “작금의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은 공동주택 선호에 대한 사회적 여건개선과 ‘아름다우나 관리가 어려운 정원’에서 ‘관리가 즐거운 정원’으로 의식전환이 필요하며, 수출을 병행해야 지속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른 정부의 역할로 ▲새로이 조성되는 녹지에 정원개념 반영 ▲시설/행태와 연계한 다양한 유형의 정원조성 ▲정원박람회 및 가든쇼와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 ▲다양한 소재개발 및 기술지원 ▲방송을 통한 민간정원 소개로 주거의 새로운 패러다임 유도 ▲유통의 현대화 ▲우리나라 특산종에 대한 국제특허 등을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국외적으로도 ▲해외시장개척 ▲다양한 방법을 통한 한국정원 조성 ▲기 조성한 한국정원의 지속적 유지관리 ▲국내 개발 소재를 활용해 해외정원조성 등을 제시했다.


손관화 연암대 교수는 정원의 대중화를 위해 “정원이 업무공간, 상업공간, 공공정원, 공동정원을 넘어 주거공간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이 주거공간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비싼 지가와 불경기 등을 대비해 아름다우면서 저렴한 정원 개발 ▲초화류 식재 디자인 개발 ▲다양하고 저렴하며 한국 기후에 맞는 초화류 생산 ▲화원, 가드닝숍, 가든센터 등 편리한 유통을 통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공동주택 내 공동정원을 지원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누구나 따라하고 싶도록 정원박람회나 전문정원, 휴양지 등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순천대 수목진단센터



오진숙 정원작가는 정원가로서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나누었다.


정원가는 정원을 가꾸고 관리하는 ‘가드닝’과 공간을 디자인하는 ‘가든디자인’을 한다. 그러나 정원산업과 문화로 확장한다면 더욱 다양하고 폭넓다. 정원가는 꽃을 심거나 키우고, 물을 주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정원을 관찰하기도 하고, 정원을 가르쳐주기도 하며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 


오진숙 작가는 “어떤 정원가가 되길 원하는지 고민하고, 많은 길들을 걸어갈 때 정원문화가 퍼지고 정원산업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원가로서 사는 것은 어렵기도 하다. 첼시 플라워쇼에 참가한 작가들에게는 1년간의 수입이 보장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원박람회에 참여한 후 다음 행보가 불투명하다. 클라이언트는 작은 스케일에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며, 단가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정원문화가 형성되고 확산되기까지 100년이 걸린 영국,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역을 정원으로 생기를 불어넣은 독일, 실험적인 정신과 예술성을 인정하는 프랑스의 정원이라면 우리나라 정원의 모습 또한 생각해봐야 할 때”고 말을 맺었다.


김태수 박사는 최근 건설사 공동주택의 조경특화전략을 분석했다. 주거환경은 거주자의 감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이며 건설사들은 저마다 경관 차별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추구하고, 연령별 맞춤 테마를 구성해 공간을 조성하고 있으며, 라인건설의 ‘EG the 1’은 아이와 엄마를 위한 공간으로 키즈팜, 맘스정원, 키즈카페, 여성친화공간 등으로 특화한다. 호반건설의 ‘호반 베르디움’은 자연의 건강함과 숲이 만드는 자연의 하모니를 테마로 넉넉한 녹지공간을 조성하며,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단지별 다른 테마로 래미안 스타일 가든을 조성한다. 색감과 구성, 배치를 통해 래미안임을 표현한다. 우미건설의 ‘린(Lynn)’은 대형목과 다층식재를 선호한다. 우수한 수형의 소나무 및 포인트목을 식재하고, 넓은 중앙광장을 조성하며 자연스러운 경관을 추구한다.


이러한 건설사의 조경특화전략은 품격 있는 외부공간을 조성할 수 있으며, 매매단가 상승효과와 중복하자를 방지하는 등 경제적 효과도 있다. 아울러 약용, 학습 등 거주민의 심신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영진 순천대 수목진단센터장은 “최근 주거 및 생활권 녹지환경에 대한 질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지만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으로 생활권 수목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도심 가로수, 아파트, 근린공원, 정원의 생활권 수목의 관리가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고 현대인의 건강을 증진하는 길일 것”이라고 전했다.



순천대 수목진단센터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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