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섬으로 진출하자″

[인터뷰] 김농오 (사)한국도서(섬)학회 회장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7-12-26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이상이 되면 관광의 패턴이 육지에서 바다로 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3,339여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관광자원으로서 급부상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한국 도서지역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섬 보호 및 개발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는 전문가들의 모임, (사)한국도서(섬)학회에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김농오 교수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농오 교수는 “갯벌, 염전, 해수욕장,포구, 어촌 어항 어촌마을, 항만개발을 친환경으로 유도하기 위한, 독특한 도서생태계 조사, 도서의 경관조사, 도서의 역사 등 인문사회적환경조사 등 조경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많은 조경인들이 저와 함께 섬으로 진출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농오 (사)한국도서(섬)학회 회장



(사)한국도서(섬)학회 회장님이 되셨습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정해져있습니다. 조경분야에서는 지금까지 한반도 내의 도시나 농촌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토조경사업 들에 직간접 참여하여 왔지만 바다 안에 있는 섬에 대한 조경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는 전국의 많은 조경인들이 저와 함께 한 배를 타고 섬 연구에 관심을 가지며 도서개발 분야에서도 조경인들의  영역이 확대되어 가면 좋겠습니다.



(사)한국도서(섬)학회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도서(섬)학회는 대한민국 3,339개 섬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 연구를 토대로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학회로, 섬에 관심이 있는 전국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섬에 대한 지리적, 인문사회학적, 생태적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섬 보존대책이나 개발방향에 대해 연구합니다. 해양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나 수산자원을 양식하고 상품화시킬 수 있는 연구분야도 있으며, 바다 안전망 구축과 더불어 4차 산업과 관련한 인공지능, 컴퓨터를 응용한 스마트 개념의 섬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이상이 되면 관광의 패턴이 육지에서 바다로 가는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이제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 이상향을 그려볼 수 있는 곳입니다. 현재 귀농귀촌 바람이 불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섬에 들어가 삶의 터전도 만들고 할 텐데, 이러한 곳에 조경이 참여해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유도한다면 보다 멋있는 섬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임기 내 역점사업 및 조경분야가 도서지역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은?


2020년이 되면 제4차 국토종합계획이 마무리되고 2021년부터 ‘제5차 국토종합계획’이 시행됩니다. 이 계획에 한반도뿐만 아니라 대륙붕이나 섬, 해안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회가 힘을 합해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 무인도가 2876개로 참 많습니다(유인도는 463개). 유인도서 중에서 인구가 100명 이하 거주하는 섬 246곳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인도화 되어가는 실정입니다,  임기 내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유인도 및 무인도를 어떻게 살려낼 것이냐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섬에 대한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섬은 교통이 좋지 않고, 선착장 하나 공사하더라도 공사비가 엄청 들어가기 때문에 열악한 지자체나 개인이 섬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인도화 되어가는 섬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합니다. 예컨대 가칭 해양기본법 혹은 도서기본법을 만들어 해안 연안 대륙붕 유무인도 섬들을 포괄적 종합적으로 관리 개발하고 해양주권 영토보전 국방 및 국민의 안전망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법 제도 행정체계를 갖춰나가도록 방안을 학회차원에서 모색해보렵니다.


우리 조경분야는 우선 섬의 생태경관 친환경디자인 측면에서 연구할 수 있습니다. 섬이라는 것 자체가 독특한 경관이기 때문에 섬 경관을 잘 보존하고 섬 경관 특유의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경관 가이드라인이나 경관조례를 연구해 개발을 유도하는데 있어 조경인들이 참여할 영역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독도에 대한 경관 등 학제적인 연구를 통해 독도가 처한 상황과 가치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학회 회장이자 교수로서 조경분야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조경분야에 대한 반성을 해본다면 그동안 설계분야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나 시공, 특히 관리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 및 다양한 생태적 환경에 수목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대로 시공을 하거나 관리 방안에 대해 연구해야 합니다.


특별히 도심지 안에서는 인공지반이 많기 때문에 특수공법이 많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대한 연구와 기술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른 분야 사람들이 조경시장에 많이 유입되는데, 디자인 실력은 좋지만 공법 같은 것을 더 개발해서 경쟁력 있는 조경시장을 확보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많은 졸업생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대학의 교과과정도 보강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이에 맞는 발전된 설계기법을 연구하고,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잘 다룰 수 있는 응용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한시라도 빨리 흡수해야 합니다.



조경인 및 조경학도들에게 한 마디.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택보급률 100% 시대를 맞아 건설업이 사양화되고 SOC 투자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건축, 토목, 조경 모두 발주량이 적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지관리 분야 리모델링 도시재생 등에 보다 더 연구하고 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년간 조경학회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북한녹화 연구부를 만들었습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서 북한녹화 연구도 조경인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고건 前총리에 의하면 북한에 60억 그루 이상으로 수목을 심어야 한다고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에 조림한 30억 그루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입니다. 단순하게 수목만 심는 것이 아니라 조경의 개념을 가지고 녹화하며 그 청사진을 조경인들이 그려야 합니다. 남북관계가 완화되고 북한녹화사업에 조경인이 많이 진출한다면 조경이 특수화되고 활성화될 것입니다. 조경인들이 발 빠르게 구체적인 녹화방법을 연구하고 청사진을 가지고 대비하면서 통일대박의 반사이익이 조경분야에 오도록 미리 구체적 실재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있어야 합니다. 세계화시대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전통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조상대대로 전해져오던 전통정원이야말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우리의 자산입니다. 그동안 발굴된 것도 있지만 발굴되지 않은 정원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찾아내고 복원하면서 명품화해 국제시장에 내놓는 방안에 관한 연구도 시급합니다. 2022국제조경연합회 국제회의가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었고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것도 제가 2015~2016년 2년간 한국조경학회 부회장으로 재임시에 김성균 학회장과 같이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협의를 시발로 조경학회가 국제회원과 연대하여 일궈낸 거사입니다. 이 국제행사가 성공하여 한국조경의 국제시장 진출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도록 우리 조경인들은 대동단결 해나가야 합니다. 호남지역의 가장 한국적인 전통정원들의 국제화 세계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이 전통정원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북한과 해양도서섬, 그리고 세계시장 한류열풍이 우리 분야에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기회의 땅을 생각하면서 이론과 지식으로 무장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웰빙, 웰에이징 한류바람타고 조경인들의 일감들은 아주 많이 늘어나리라고 봅니다.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철저히 기량을 연마해나가십시오.



지난 15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해양수산전문가대회'에서 패널토론 중인 김농오 회장(왼쪽 끝)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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