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도시공원을 노인을 고려한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충현 논설위원(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라펜트l오충현 교수l기사입력2018-04-18
도시공원을 노인을 고려한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_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725만 7288명으로 전체인구의 14.0%를 차지하면서 고령사회로 처음 진입하였다. 이는 2000년 고령화 사회 진입 후 17년 만이며, 기존 통계청 전망보다 1년 빠르게 진입한 것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 도달기간이 프랑스 115년, 미국 73년, 독일 40년, 일본 24년에 비해 17년으로 매우 빠르다. 앞으로 전체 인구 중 노년층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 또한 현재 전망(2026년)보다 앞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5.3명이다. 하지만  저출산 및 기대수명의 증가 등으로 인해 65세 이상 고령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노인을 부양하는 생산가능 인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인 인구 부양에 대한 부담이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년부양비 및 노령화지수(통계청, 2017)

우리나라 인구의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층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생애주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및 노년층의 사회적 기여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한편, 노년층의 질병과 빈곤, 고독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동시에 노년층 대상 복지정책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노인복지에 관한 제도와 정책이 개선되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노인의 삶의 질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노년층 자살률의 경우 10만 명당 55.5명(2014년 기준)으로 OECD 평균 20.9명(2011년 기준)에 비하여 매우 높은 수준이다. 상대빈곤율의 경우도 49.6%로 OECD 평균 12.6%에 비하여 매우 높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전체인구의 14.6%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령인구비율과 노년층의 특성과 욕구 변화를 반영하고, 노년층의 빈곤과 건강, 사회적 관계망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92%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노인인구 역시 도시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0%이상이 수도권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노인인구 역시 38%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에 대한 보편적 복지 제공을 위해 도시공원을 활용하여 여가 활용·사회참여 등을 지원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별 고령인구 및 비율(통계청, 2017)

우리나라의 도시공원은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과 같은 생활권 공원과 특별한 목적을 가진 주제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공원유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인인구 증가에 대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공원은 있지만 노인을 위한 노인공원은 별도로 구성되어 있지 못하다. 근린공원 등이 이런 기능을 대체해 줄 수 있지만 노인층의 활동범위 등을 고려할 때 어린이공원을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공동 목적의 공원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유(老幼)공원 등으로 명칭을 개편하고, 공원시설에 관한 사항도 어린이와 노인을 동시에 고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근린공원 역시 공원시설 등에서 노인을 고려한 시설 종류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층을 배려한 다양한 유니버설 시설들의 도입도 필요하다. 

노인들의 경우 연령보다는 신체의 건강정도가 옥외활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건강한 노인들의 경우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과 같은 적극적인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고, 신체가 불편한 노인들의 경우 쉬거나 기댈 수 있는 정자나 벤치 등의 공간이 필요하다. 활동이 가능한 치매노인의 경우에는 안전하게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공간에서 적절한 산보를 할 경우 치매노인들의 공격행동은 감소되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도시공원을 노인의 옥외활동을 배려한 공간으로 조성하여 노인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사회적 교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를 위해 조경계에서도 관련 법제도 개선 등 우리사회의 현실을 적극 반영하는 도시공원이 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는 실천이 필요하다. 
_ 오충현 교수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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