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어디일까?

신현실 북경대 세계유산센터 선임연구원
라펜트l신현실 선임연구원l기사입력2018-05-09
세계유산의 중심에 서다 :
제5편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어디일까?


_신현실 북경대 세계유산센터 선임연구원



인류의 과학발전은 물질문명의 비약적 발달을 가져왔다. 이러한 현상은 혁신적 기술 확산과 경제효과, 미래의 유산을 창조하는 순기능도 컸지만 오히려 자연환경과 인간의 정주공간을 위협하는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 더구나 국가간 분쟁으로 인한 유산의 파괴와 빈번한 자연재해 발생은 한 지역이나 일개 국가의 힘으로 감당하기 역부족인 경우가 허다했다. 이제까지 지구환경은 항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도전을 견뎌내야만 했던 것이다.

인류환경 보호의 가장 위대한 결실인 세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1972년)에 의해 세계유산 목록이 정해졌고 세계유산협약 제1조와 제2조에 의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범주가 정의되면서 인류는 범세계적 차원의 유산보호 혁명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45년이 흐른 지금, 세계유산은 국제기구 중에서 가장 많은 193개국의 협약당사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167개국이 자국의 등재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총 유산의 수는 1,073건(2018년 5월 기준)에 달하게 되었다.     

이를 세분화하면 전 세계적으로 832곳의 문화유산, 206곳의 자연유산 그리고 35곳의 복합유산이 분포하고 있는 셈이다. 또 위험에 처한 유산이 54건에 이르고 등재 취소된 유산도 2곳이나 된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아울러 보호·관리하는 유일한 국제협약이기도 하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은 개별 국가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다. 이처럼 매우 소중한 자산이 퇴락하거나 소실된다면 세계 모든 사람들의 유산이 빈곤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유산의 일부는 그 독보적인 특성으로 인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점차 증가하고 있는 위험으로부터 특별히 보호될 가치가 있다(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 이를 위해 유네스코위원회는 전 세계 대륙을 중심으로 5개의 유네스코 지역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2012년까지 집계된 각 대륙별 세계유산 자료를 살펴보면 유럽주가 약 41%, 아시아주 25.6%, 미주17%, 아프리카주 13%, 대양주는 2.9%가 분포한다. 이 통계수치를 보면 유럽 및 아메리카 대륙에 세계유산의 약58%가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978년 유네스코 위원회는 제 1차 대회 때 12건의 세계 유산을 지정했고 2012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제36회 세계유산대회에서 총 962건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당시 문화유산 745건, 자연유산 188건, 복합유산 29건이 157개의 협약 당사국에 분포했다. 양적으로 보면 비약적 발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 및 미주를 중심으로 한 유산등재 추세가 두드러지며 그 유형은 문화유산에 편중되어 있다.


출처 : 손극진(2012), 세계유산 현황 및 진전

국가별 세계유산 등재현황을 보면 유럽의 이탈리아와 아시아의 중국이 우열을 다투며 유산등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당사국들의 세계유산 신청목적은 자국유산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관광명소로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비약적 등재시기인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세계유산 보유량 TOP 5 국가들의 유산등재 현황을 살펴보면, 세계유산 보유수 2위인 중국이 10년 동안 가장 많은 등재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이례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 요인으로는 첫째. 기존 서방 국가 위주였던 유산의 가치 평가 기준이 점차적으로 다양화 되었고 둘째, 유럽의 문화유산 일변도의 등재 현황과 달리 중국은 유산의 균형적 등재라는 목표를 세우고 자연유산의 꾸준한 자원발굴과 가치평가를 통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노력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 결과 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자연유산과 복합유산 측면에서도 두드러지는 등재성공사례를 보였다. 현재까지 전세계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2% 정도이나 중국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의 비율은 약 29%에 달하고 있다. 

현재는 1073건의 세계유산 중 832건의 문화유산과 206건의 자연유산, 복합유산은 35건에 달하며 위험에 처한 유산은 54건에 이른다. 

현재 세계1위의 유산보유국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은 문물의 보호 목적에서도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내세울 만큼 적극적인 유산활용을 통한 수익창출 효과를 중요시하고 있다. 여러 국가가 인접한 유산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중국 영토내의 유산으로만 지정된 건수는 총 51건이고 문화유산 35건, 자연유산 12건, 복합유산은 4건이나 등재 돼있다. 그 뒤는 이탈리아가 바짝 쫒고 있는데 총 47건에 문화유산 44건, 자연유산 3건이고 복합유산은 아직 없다. 3위는 스페인으로 문화유산 37건, 자연유산 3건, 복합유산 1건으로 총 37건에 달한다. 4위는 프랑스로 문화유산 36건, 자연유산 3건, 총 39건이다. 5위는 독일인데 총 36건의 등재유산 중 문화유산 35건 자연유산 1건을 보유하고 있다. 상위권에 해당하는 유산등재건수를 지닌 국가 중에 대영제국과 북아일랜드 연합국은 위험에 처한 유산을 포함하고 있어 유산의 등재보다 보호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교훈을 주고 있다.

협약 당사국 중에 콩고나 리비아, 솔로몬제도 등은 등재건수가 한건도 없다. 이들 국가는 유산등재를 위한 국력도 미약한 실정으로 여건마련을 위한 선진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총 12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1곳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대표되는 자연환경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지형과 지질 또한 그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서 보이듯이 우리도 세계유산 선진국 대열에 서기 위한 준비를 서두를 때다.

이를 위해서는 유산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한 관련 부처의 정책개발, 역사와 학술적 측면, 유산의 발굴과 가치 평가 등 유산등재를 위해 유산전문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여러 분야에서 융복합적 기술의 집약이 절실하다.

얼마 전 서울에서 우리나라 세계유산 협약 가입 30주년을 기념한 국제세미나가 개최됐다. 각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우리나라 인사들도 보였다. 연로하신 그 분들의 열띤 강연과 토론에서 우리나라 세계유산의 미래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세계유산협약 가입 3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신현실


국제세미나 참석 세계유산 전문가들 ⓒ신현실


국제세미나 세계유산 전문가 토론 ⓒ신현실


우리나라 세계유산 현황과 역사 안내 ⓒ신현실

글·사진 _ 신현실 선임연구원  ·  북경대 세계유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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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h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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