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돈덕전・선원전 20년 복원사업 스타트

문화재청, 2038년까지 덕수궁 3단계 복원
라펜트l이오주은 기자l기사입력2018-06-29
문화재청은 최근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일제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해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연구하고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 덕수궁 복원도. 문화재청은 선원전과 돈덕전을 신축해 2038년까지 덕수궁을 복원한다.

광명문, 제 자리로 이전

일제강점기에 옮겨진 광명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기 위해서 문화재청이 2016년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같은 건물지 1동을 확인했다.

건물지는 12기의 적심시설을 가진 정면 3칸, 옆면 2칸의 건물지로, 경운궁(덕수궁의 옛 이름) 중건 배치도(1910년) 상의 광명문지와 그 위치와 배치상태 그리고 평면형태가 같은 것으로 판명됐으며 발굴결과를 토대로 실제 이전을 위한 실시설계도를 완료했다.

‘광명문 제자리 찾기 공사’는 19일 기공식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한 곳으로, 당시는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된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의 전각들은 훼철(毁撤)됐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되어 덕수궁이 둘로 쪼개지게 됐고,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으며,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또한,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돈덕전, 대한제국 관련 자료관으로 재탄생

돈덕전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 축하의 의미)예식을 하기 위한 서양식 연회장 용도로 지어졌으며, 고종을 만나기 위한 대기장소나 외국사신 접견장소, 국빈급 외국인 방문 시 숙소 등으로 활용됐고, 1907년에는 순종이 즉위하는 곳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순종이 거처를 창덕궁으로 옮긴 후에는 덕수궁 공원화 사업 때문에 훼철됐고 이후에는 아동 유원지로 활용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문화재청은 돈덕전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는 지난해 마쳤으며, 지금은 복원을 위한 설계를 하는 중인데 연내에 공사를 시작하여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다 복원되면 대한제국과 관련한 자료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선원전, 2038년까지 3단계로 복원 추진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중요한 건물이었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불타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 옛 경기여고 터)로 옮겨 1901년 7월 11에 복원됐다.

그러다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한 후에는 모두 없어져 다른 건물이 들어섰다가 해체되는 과정을 겪어왔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여고 용지로 쓰이다가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됐고,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 중에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맞교환하기로 합의돼 2011년 우리나라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왔다.

선원전 권역인 정동부지는 2011년까지는 미국대사관, 경기여고 등의 부지로 사용됐으며, 이후 교환된 부지 사이에 경계벽이 설치되고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이 지난해 말 완공되면서 복원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전(眞殿)인 선원전(璿源殿), 빈전(殯殿)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혼전(魂殿)인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54동), 배후림(상림원), 궁장(宮牆) 등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진전(眞殿)은 역대 왕의 어진(御眞, 초상화)을 봉안한 건물이고, 빈전(殯殿)은 왕이나 왕후 승하 후 그 시신을 모셔둔 곳, 혼전(魂殿)은 발인 후 부묘(종묘에 신주를 옮기기) 전까지 신주(神主)를 모셔둔 곳을 뜻한다.

올해는 선원전 발굴조사를 위해 미국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국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 철거가 먼저 이뤄진다.

철거 전에 지난해에 완공된 ‘고종의 길’과 철거 건물들을 개방할 계획인데, 선원전이 해체된 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던 역사적 장소라는 의의에서 국민들이 철거 전에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공개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공식 이후 ‘덕수궁의 제 모습 찾기’를 진행하면서, 일제에 의해 훼철되고 변형·왜곡된 궁궐의 위상을 회복하고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_ 이오주은 기자  ·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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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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