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정보학과 실무] 4차 산업시대 조경공학수업의 변화

글_이두열 오피니언리더(EM디자인 소장, 경희대학교 조경공학 강사)
라펜트l이두열 소장l기사입력2018-07-05
4차 산업시대 조경공학수업의 변화
-경희대학교 조경공학 수업을 중심으로-



_이두열(EM디자인 소장,
경희대학교 조경공학 강사)



미래에 관한 많은 글과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지금, 변화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무엇을 변화시켜야하고 어디서부터 시작이며 어디까지가 조경의 영역일까?’라는 범위에 대한 재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으로는 영역을 한정해 분야를 나누는 것조차도 탈영역과 융합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고민이 되어 버린 듯하다. 각각의 조경전공 대학별, 개인별 장점을 특화하고 융합할 수 있는 범위가 그 답일 것이다.

4차 산업을 기계와 인공지능의 융합이라 본다면 이를 조경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초 기술이 되는 ①조경공학 ②프로그램 운용 ③프로그래밍(이하 코딩)을 조경학과 융합해 나갈 수 있도록 기초를 내실 있게 쌓아 놓아야 한다.

이미 인접분야인 건축과 토목 등은 오래전부터 공학과 코딩을 정규과목에 편성해 놓았고, 심지어 미술 분야인 산업디자인과 공공디자인학과도 AR, VR, 코딩을 전공과목에 2~3년 전부터 포함시키기 시작했으며, 산림분야도 산림토목을 통해 공학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당장 2020년 BIM 확대시행도 눈앞에 과제이지만 산지형 공원과 단지 조성에 필수적인 현황측량, 토공, 우·배수설계를 수행하는 다수의 프로그램이 보편화된 지금, 조경공학 분야에서는 기술조차도 단지토목으로 치부하여 외주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조경공학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사용과 개발은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미래의 기초 기술에 뒤쳐진 만큼 변화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가속도가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의 우리 먹거리와 방향을 예측하고 적합한 경로를 선정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변화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이기에 사려 깊은 계획이 없다면 잘못된 길로 우회할 수도 있고, 또한 너무 먼 미래만 바라보다 당장에 빈약한 성과에 의욕을 상실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도 신기술보다는 전통의 방식만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총을 거부하고 활을 고집하다 모두가 위기에 내몰리는 형국을 누군가는 대비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호소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첫 번째 고민은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는 구성원들의 불만족일 것이다. 이 때문에 먼 길을 가기위해서는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성과를 동시에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일 테다. 강의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학생들이 바라는 단기적 성과는 기사취득과 공모전 입선, 취업, 진학에 도움이 되는 내용일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조경영역의 확대와 경제적 소득을 증대하며 미래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거시적 안목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일 것이다.

이에 최근 관심사인 조경BIM(이하 LIM)과 AR, VR, IoT, 드론측량, 인공지능 등을 기존 조경 수업들과의 융합을 통한 발전 방안을 장·단기로 구분해 개인의 소견을 이야기 해보려 한다.

최근 2~3년간 조경분야도 건축, 토목분야의 변화에 발맞춰 LIM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공공기관에 의한 정규용역이 발주되고 있으며 금액도 점차 증가추이에 있다. 이에 일부 대학과 대학원도 IT관련 수업을 신규로 개설하며 변화에 발맞춰 나가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으로 세월이 흐르고 경험이 축적된다면 조경분야도 미래를 선도하는 4차 산업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된다.

미래에 관한 답을 과거에서 찾아보면 ‘과연 우리는 3차 산업기술에 얼마만큼 충실했는가?’ 라는 또 다른 의문을 갖게 된다. 여기서 3차 산업을 과학기술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이라 본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우리는 3, 4차 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즉, 기초가 없는 4차 산업의 도입은 겉만 화려한 CG기술에 지나지 않을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인 공학과 코딩을 외주로 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면 조경의 노하우를 프로그래머에게 제공하고 프로그래머는 코딩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제작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결과물의 권리를 분배한다면 별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업그레이드 단계에서는 재생산의 절대적 지위는 코딩에 능통한 프로그래머가 갖게 된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이런 점 때문에 인접분야에서는 전공학생들에게 코딩교육을 통해 결과물을 스스로 도출해 내려하는 것이다.

다음은 모델 작성기술로 LIM과 AR, VR, 드론측량 등은 공통적으로 3D모델을 사용하며, 기술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델은 단순CG의 가식적 모델이 아닌 사실성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기본 전제로 한다. 물론 게임의 배경이나 영상 등은 굳이 사실적 모델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용자가 선호하는 허상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에서는 현실과 유사한 경관예측, 물량산출이나 수리·풍동분석, 토질분석, 구조물의 안정성 등 사실적 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결과 값을 도출할 수 없다. 또한 사실성만 있고 공학적 지식이 수반되지 못한다면, 드론촬영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항공촬영 결과물로는 대상지 경계 유무와 높이와 면적의 측정 등 영상과 사진 외에 당장 사용할 곳이 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반면 GPS측량과 수치지도의 좌표를 융합해 인공지능을 통한 촬영을 한다면 방대한 양의 조사 자료를 포함한 응용 가능한 사실적 3D모델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한 LIM을 통해  다양한 활용결과가 얻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해 보면 단기적 성과란 기존의 조경설계 방식에 컴퓨터 수작업에 의한 소규모 면적의 입체모델을 만들어 이미지 및 영상을 도출해 내는 일일 것이고, 장기적 성과란 토목과 건축의 BIM툴에 종합적 조경지식을 융합하여 보다 환경적이고 합리적인 모델을 코딩을 통해 자동화로 제작 및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업역의 확장과 경제적 이익증대, 작업시간의 단축, 창의력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 성과는 어둡고 긴 터널과 같아서 끊임없는 도전의식과 인내심, 지속적인 투자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2017~2018년 경희대학교 조경공학 수업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1주] 조경 신기술 소개(LIM, 3D제작툴, 조경VR, AR, NFC, 풍향 및 음영시뮬레이션)
[2주] 인터넷을 활용한 공간기초자료 수집 및 활용방법
         (수치도, 수계도, 지맥도, 환경성지도, 부동산·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V-Word자료, 산림임상도, 생태자연도, 지적도 등)
         공간관련 각종 법규 및 인·허가 절차해설
         (관광지,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 체육시설인가, 공원조성 기본계획, 산지전용 등)
[3주] 측량학 실습1
         (수치지도의 좌표개념, GRS & Bessel좌표, 삼각점, 지적도근점, 레벨원점,
         Total Station 장비소개, GPS측량 장비소개, 드론측량 방법 및 모델일 작성법
         다각측량, 레벨측량, 좌표측량, 측설, 기사시험 중 측량부분 문제풀이)
[4주] 측량학 실습2
         (Total Station 측량실습, GPS측량실습, 드론측량 실습)
         측량 내업
         (Cloud Point자료 처리방법, 측량자료의 3D모델 자동화 작성 기법)
[5주] 각종 토공설계 기준의 이해
         (각종 경사도 기준, 평면곡선기준, 종곡선장, 편구배, 각종 폭원기준 등)
[6주] 빅 데이터 기법에 의한 논리적 공간 디자인 방법
         (디자인의 요약, 규칙성, 변화, 융합, 디자인 요소별 특징)
[7주] 기초 코딩 프로그래밍 개론
         (A-Lisp, C#, V-Basic, Macro를 활용한 3D지형, 2D배식도→3D자동화, Add-On)
[8주] 수리학 이론1
         (기사시험-우수, 합리식, 투수계수, 개수로 역학, 침투계수, 수질기준)
[9주] 수리학 이론2
       (기사시험-관수, 펌프종류, 양정, 마찰손실, 수압, 관수, 수경시설, 정수기법, 수리계통도)
[10주] 입체지형 디자인1
         (CDS&C3D를 활용한 도로 및 단지 디자인방법, 지맥과 등고선에 의한 지형 디자인)
[11주] 입체지형 디자인2
         (종단, 횡단, 토공량, 비탈면기준, 시추주상도, 토량환산계수, 토공이동)
[12주] 건설기계의 이해 및 내역프로그램을 통한 단가 산출법 소개
         (트랙터 및 쇼벨계열 장비 단가산출, 건설기계의 조합, EBS프로그램, 기사시험-중기)
[13주] 구조물과 시설물 개론
         (옹벽과 박스구조물의 특징, 교량의 종류, 데크상세, 조형물 3D디자인 툴, 미래 시설물)
[14주] 조경재료의 이해, 종이스케치와 IT기술의 융합
         (압축, 전단, 휨, 뒤틀림, 단위중량 및 신공법 소개, 스케치를 활용한 3D모델링 제작법)
[15주] 영상편집
         (각종 영상 제작툴 소개, BGM 편집, 크로마키 기법, 영상합성, 자막처리)
[16주] 조별 영상자료 발표
         (조별 선정한 지역을 대상으로 작성한 공간의 영상 발표 및 평가)
위의 강의는 공학, 그래픽, 코딩, 디자인을 조경학과 융합한 강의이다.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약 20여개로, 분야야 상관없이 필요에 의해 선택되었으며 주어진 강의시간 내 자세한 설명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사전에 제작된 교육 동영상과 매뉴얼 배포, YouTube를 통한 강의소개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이는 수업기간은 물론 졸업 후에도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수업방식이다. 이런 과정을 토대로 학생들이 선정한 장소에 사실적 지형모델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2년간의 강의를 끝내며 아쉬운 점은 단기적 학습으로 가능한 소규모 면적의 3D모델 제작과  영상제작에는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는 반면 장기적 학습이 필요한 공학이론 및 코딩 교육에는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며, 학습 기자재 역시 강사 개인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높이기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수업 중 강의자료 및 학생들의 영상 리포트를 편집하여 정리해 보았으며, 영상의 많은 부분은 학생들의 노력의 산물로 가급적 평지가 아닌 입체지형을 디자인하여 평면 위주의 일반적인 그래픽과는 차이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영상중간부에는 점차 사라져 가는 종이 스케치와 컴퓨터 기술을 융합한 3D스케치 모델 방식을 학생들과 함께 시도해 보았다. 이처럼 융합의 시대에 과거의 방식과 현대의 방식의 장·단점을 논쟁하기 보다는 서로 간의 장점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변모하여 조경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를 바라며, 그 각각의 과목별 교육의 주체는 외부 인력에 의존하기보다는 학생들과 함께 기존 전공수업에 기초기술과 신기술을 융합해 발전시키려는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영상의 후반부는 한학기라는 짧은 기간에 만든 학생 작품으로 사실적 모델을 만들려는 진실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내용이며, 질적인 부분은 너그러운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두열
경희대학교 조경공학 강사
EM디자인 소장
조경학, 토목공학, 산업디자인학과 전공
VE, 프로그래머과정, 부동산 개발과정, 코스디자인과정 수료
서울시, LH, SH, 국회환경포럼, 산림청, 강원도, 동계올림픽 심의위원 역임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기술지원
측량, 단지토목, 도시개발, 스키·골프장, 공원, 도시재생 설계 및 인허가 관련 엔지니어링 근무

글·동영상 _ 이두열 소장  ·  EM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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