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조경분야의 역할 중요해″

‘2018 서울 물환경 심포지엄’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8-08-01


‘2018 서울 물환경 심포지엄’이 지난 26일(목) 서울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물환경정책과 심포지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LID에 있어서 조경분야의 중요성이 제기됐으며 조경분야의 더욱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는 설계단계에서 LID 기법을 도입하는 것을 ‘체질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체질화가 되지 않으니 시설중심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설계하고 이후에 LID를 적용할 수 있는 시설물을 집어넣기 때문에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조경설계분야에서 또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분야에서는 LID의 필요성은 인식이 있지만 아직 체질화 되진 않은 면이 있다. 설계에 대한 접근방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는 타분야와의 네트워크나 협력 속에서 디자인방식이 논의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계획분야에서 가이드라인을 정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조경분야는 가이드라인 이상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디자인 사례들을 발굴해야 한다. 이는 연구를 위한 예산지원 및 아이디어 공모전이나 디자인경진대회를 통해 이룰 수 있으며, 녹지공간에 부분적용 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시스템 속에서 고민하는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비단 설계분야 뿐만 아니라 행정에서의 LID 설계에 대한 이해도가 요구되며,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광욱 한국수계환경연구소 박사도 대상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통해 구현한 모델링이 요식행위로밖에 쓰여지지 않음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꼭 필요한 곳이 아닌 활용하기 쉬운 공간에 LID가 적용되는 일이 많이 때문이다.

김이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공원녹지분야, 건축분야, 도로분야 등 다분야 협력, 협업을 위한 설계 기법을 개발하고, 지속가능성 평가도구를 개발한다. 아울러 미세먼지, 습도조절, 어메니티 등 Indoor LID.GI 기술을 확대 개발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LID로 발전해나가야 한다”며 ‘협력’에 입을 모았다.

이지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연구원은 해외 조경가들의 LID에 대한 인식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싱가포르 Kallang Riverside는 23.5ha의 규모의 물순환도시 개념의 마스터플래닝으로, 조경분야가 주도적으로 계획했다. 시스템이나 제도적인 장치는 수자원공사, 환경청, 공원청, 도로공사와 협업해 물순환 적용이 가능한지 어느 정도의 효과가 예상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통합적으로 동시에 진행하게 됐다.

호주도 빗물정원을 많이 설계했지만 기술적 측면으로만 다가가다 보니 주민들이 관심이 없고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주민들이 원하는 식생을 조사한 후 널리 알려진 식물을 식재하니 주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져서 관리비가 줄어들고 주민 자체적으로 오너쉽이 형성되어 참여가 증진되고 있는 사례들이 보여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지혜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건설사나 기술을 가진 분들이 주도를 하는 측면이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주민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이호 한국건설연구원 박사도 “대부분의 LID는 국가건설기준에 의하면 조경분야에 속해있다. 투수포장마저도 조경포장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조경분야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라며 조경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일부 빗물관리확충사업의 사례를 보면 빗물이 관리될 수 있는 저상녹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식생을 많이 넣고, 바닥면과 식수대의 연동부분만 5㎝ 정도만 낮추면 빗물이 그쪽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정도로만 허용한다”며 “조경분야는 사실 식생을 조성시기 초기부터 과하게 설치하는 면이 있다. 미국은 관리를 위해 50% 이하로 적정 식생량을 두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60% 이상으로 과한 설치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초기빗물’의 이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초기빗물이 유입되면 식생과 토양의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기능을 통해 초기빗물을 처리할 수 있고 거기는 영양분 기능을 할 수 있기에 초기빗물을 배수하고 깨끗한 빗물이 들어오도록 하는 설계방식은 지양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연금 대표는 조경분야의 적극적 관심 유도를 위해 심포지엄과 같은 공론장을 만들어 LID를 적용하는 조경가의 실천 사례 공유 및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반영운 충북대 교수, 김이호 한국건설연구원 박사, 김이호 한국건설연구원 박사, 이지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연구원, 현경학 LH토지주택연구원 박사, 정광욱 한국수계환경연구소 박사

이날 ‘LID 인증제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는 서울시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김이호 박사는 “LID와 그린인프라 기술 및 시설의 인검증제도 마련이 필요하며, 조경, 하수도, 도로, 건축분야 등 국가건설기준을 정비해야 국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기술 및 시설의 품셈 마련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경학 LH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물순환인증은 다목적적인 것이기에 녹색건축물인증, 환경영항평가, 생태면적률, 비점오염원 시설 기타등등의 인증제도와 겹치는 부분은 피할 수 없다”며 “규모 있는 대상지에 사업을 시행하고 여러 효과를 드러낸 후, 제도적인 문제들을 상호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정부나 시민단체에 역으로 제안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또한 인증제도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지혜 연구원은 “싱가포르 물순환 인증제도는 그린건축물 인증제도에 속하는 항목이 많으며, 개발 목적에 따라 어느 인증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 달라진다”며 중복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영운 충북대 교수는 “시설뿐만 아니라 계획에 대한 인증이 중요하다. 개발사업에 물순한 기본계획이 들어오면 그 계획에 대한 평가하고 인증하면 훌륭한 인센티브를 주는 형태의 진일보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예를 들어 빗물, 하수에 관련된 유출부담금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장산업지역 등에 특화된 가이드라인과 인센티브제도, 사업단지 관리계획,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선행되어야 물순환 사업과 시설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시민의 인식개선에 대한 내용도 논의됐다.

김연금 대표는 “빗물순환이라는 것이 추상적이라 시민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추상적인 단위에서의 LID가 필요성을 넘어서 구체적 단위에서의 인식개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실천적 방안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후에 주거환경개선 등과 연동이 될텐데 이를 LID와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도시재생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주민교육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지혜 연구원은 싱가포르의 ‘ABC(Active, Beautiful, Clean) Waters’라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사례로 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의 목적 자체가 기술적 효율보다는 시민의 의식을 바꾸자는 것으로, 액티브, 뷰티풀, 클린이라는 개념으로 옥상정원, 플랜트박스, 빗물정원, 습지 등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감한 사업들을 수행했으며, 시민들의 LID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갔다. 이지혜 연구원은 “제도적인 엔지니어링적인 접근도 좋지만 틀을 조금 바꾼다면 다른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서울시의 사례공유 및 홍보 ▲다양한 분야의 LID 설계를 위한 교육 등에 대한 내용들도 이어졌다.

한편, 물순환 심포지엄은 ‘2018 물순환 시민문화제’의 행사 중 하나로, ▲빗물축제(Rain Festival) ▲물순환 박람회 ▲빗물학교 등의 내용이 함께 진행됐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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