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선] 기후변화시대 폭염 저감을 위한 조경의 역할

글_오충현 논설위원(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라펜트l오충현 교수l기사입력2018-08-23
기후변화시대 폭염 저감을 위한 조경의 역할



_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생태계서비스연구소장)



금년 여름 우리나라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 최고온도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기록적인 폭염과 여름 가뭄으로 고생중이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름철 폭염은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여러 가지 대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 적응이 아니라 대응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조경계 역시 이와 같은 시대적인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해야 할 역할이 매우 크다. 조경 차원에서 기후변화 적응과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경차원의 기후변화 대책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목 수관면적을 2배 증가하기 위한 운동이다.

캐나다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넓은 잔디밭과 그곳에서의 일광욕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오존층 훼손으로 인한 자외선 량이 증가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원에 있는 잔디밭에 큰 나무를 식재하여 도시전체의 수목 수관을 2배 이상 증가시키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잘 자란 나무의 잎 부피 1㎥는 반경 25m내의 온도를 약 2.7℃ 낮추어준다. 그래서 도시전체의 수목 수관을 2배 이상 증가시키면 에어콘 없이도 도시온도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사람들과는 달리 일광욕보다는 그늘을 좋아한다. 하지만 공원에는 경관과 옥외활동을 위해 넓은 잔디밭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제는 이런 잔디광장에  그늘을 줄 수 있는 나무를 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넓은 아스팔트나 보도블럭 포장공간에 수목을 식재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가로수 역시 지금 보다 2배 이상 밀도를 높여서 보행자들이 나무그늘 속에서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강 둔치 등에 있는 비닐 그늘막 대신 덩굴식물을 이용한 그늘시렁이나 큰 나무를 심어 그늘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옥상도 녹화하여 옥상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나무를 심을 때 토양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나무를 심은 후 시간이 흘러도 나무의 수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강 고수부지에 있는 나무들이 대표적이다. 한강개발 사업을 하면서 모래와 자갈이 다져진 땅에 나무를 심다보니 시간이 흘러도 충분히 나무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나무를 심을 때는 식재된 나무들이 충분히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환경을 개선한 후 식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간판을 가리는 등의 문제로 강하게 전정을 해주는 관행도 이제는 피해야한다. 가로수가 충분한 수관을 형성하여 시민들이 시원한 그늘에서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조경차원의 노력은 도시의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책이다.

이제는 조경을 통해 폭염과 미세먼지와 같은 기후문제로부터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도시의 수관면적을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하여 도시의 온도를 낮추고 시민들이 나무그늘에서 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줄 수 있도록 조경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_ 오충현 교수  ·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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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y@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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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내음 백번 동감합니다.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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