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림, 국가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인터뷰] 장영환 (사)한국사찰림연구소에서 경관사업단장
라펜트l기사입력2018-09-05
산사, 한국의 승지 승원이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우리나라 사찰에 대한 관심이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사찰림에 대한 보존과 활용에 대한 관심 또한 촉구되고 있다.

장영환 ㈜스마일그룹 대표는 조경식재, 시설물, 엔지니어링, 산림토목, 산림엔지니어링 등을 하는 조경 전문가로서 (사)한국사찰림연구소에서 경관사업단장으로도 활동하며 사찰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과거 전통조경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 취득을 위한 공부 중에 궁궐, 민가, 사찰 정원을 많이 다니다보니 사찰림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그는 “사찰림이 국가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그에게서 사찰림에 대한 가치와 활용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장영환 (사)한국사찰림연구소에서 경관사업단장(스마일그룹 대표)


(사)한국사찰림연구소에서 경관사업단장으로 계신다. 연구소 소개 부탁드린다.

한국사찰림연구소는 사찰림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구현하고 효율적인 보존과 산림경영의 효용가치 창출, 그리고 그의 공익성을 재정립하고자 설립됐다. 사찰림의 전문적인 보호체계와 사찰림의 DB구축, 그에 관한 정책연구를 수립하고,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와의 공존관계의 유익성, 그리고 사찰림의 경제성과 공익적인 효용가치를 연구한다. 이를 통해 사찰림이 사찰수행 환경 및 국민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 국가적 산림정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연구 홍보하고자 한다.

한국사찰이 가지고 있는 산림의 역할이 이 시대에 더욱 새롭게 인식되고 조명되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사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이들과 더불어 한국사찰림연구소가 설립됐다.

연구소에는 사무처, 산림교육단, 산림탐방단, 경관사업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경관사업단의 역할은 우리나라 사찰, 특히 조계종 중심으로 전통사찰의 경관사업을 하고 있다. 숲가꾸기, 사찰전통조경, 숲 내에 수목원 조성, 산사태 예방 등 산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하며 사찰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들을 한다. 과거 한국사찰림연구소의 종주스님와 만남으로 연이 되어 현재 경관사업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찰림에 대한 역사가 궁금하다.

불교 초기 경전에는 수행자를 ‘숲거주자’로 표현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사라나무 숲에서 태어나고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었다. 숲이 정사였고 거기서 수행을 했다. 또 두 그루의 살나무 아래에서 입적했다고 밝히고 있다. ‘화엄경’에는 사찰을 시냇물이 흐르는 울창한 숲이 있는 곳, ‘법화경’에는 지상에 재현시킨 극락의 입지조건을 수풀이 우거진 동산이라 했다. 따라서 불교는 숲의 종교라 할 수 있다. 

사찰림의 형성에 대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신라말 고려초 아홉 곳의 큰 산 아래 문을 연(구산선문) 선종은 참선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요시 하는 종파로서 수행자의 수도공간을 숲이 있는 곳으로 보았다.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사상의 영향으로 사찰은 경치가 아름다운 산중에 자리 잡았다. 고려 태조가 4월에 박술희를 통해 왕실의 후손에게 전달한 ‘훈요10조’의 두 번째 내용을 보면 ‘사찰은 도선국사가 산수의 순역을 보아 추첨해서 정한 것이니 함부로 다른 곳에 창건치 마라’라고 되어있다. 

불교를 장려했던 삼국시대 때부터 국가는 사찰에 땅과 나무를 주었고, 그때부터 사찰림은 지속적으로 보호 관리가 됐다. 과거에는 조계종 내에 산림국장도 있었을 만큼 불교계에서는 사찰림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종단에서는 수행기간인 안거기간에도 경내지 산림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사찰림을 지키고자 산감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사찰림을 지켜내기 위해 사찰림을 율목봉산과 향탄봉산으로 확정시켜 왕권의 보호아래 사찰림을 보호해왔다.

사찰림의 보호 관리에 대한 내용은 과거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승정원일기’에 보면 영조 21년 1745년 나라 전역의 숲이 헐벗게 되자 국용재(소나무, 참나무, 위패용 밤나무)를 조달하기위해 사찰숲에 주목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조선후기에 나라의 산림이 황폐했으나 사찰림은 잘 가꾸어 졌음을 알 수 있다.

‘통감부 임적조사’에는 1910년 통감부에서 최초로 실시한 나라전역에 걸친 임적조사결과 민간소유의 숲보다 사찰소유의 산림이 더 울창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총독부 임적조사’에 의하면 1943년 조선총독부 통계에 국유림, 사유림의 산림축적이 감소되었을 때 사찰림의 산림축적은 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1920년대에 금명보정, 용은완섭, 기산석진스님이 송광사의 사료를 수집 정리하여 1931년에 묶은 책 ‘조계산송광사사고’에는 ‘불사를 세우는 곳에서 반드시 나무를 심어 그 아름다운 경치를 보존하는 것이 불교에서 권하는 가르침이다’, ‘무성한 숲은 위엄을 더해주는 것이며, 나무를 빽빽이 심는 일은 덕을 더해주는 일’이라고 쓰여 있는 등 사찰림을 지키기 위한 금산, 봉산 등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사찰림 눈길 ⓒ장영환


사찰림에서 본 하늘 ⓒ장영환


무소유 대나무길, 쌍향수 ⓒ장영환


사찰림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사찰림은 국토 면적의 0.7%를 차지하고 있고 산림면적의 1%를 차지하고 있는 종교림 및 사유림으로 분류된다.

산림과학원에서는 2010 산림의 공익기능 평가에서 산림의 총 평가액을 109조 70억 원으로 연구했다. 이에 대해 사찰림의 기능은 수원 함양, 산림재해방지, 자연환경 보전, 목재 생산, 산림 휴양, 생활환경 보전 등 산림의 기능을 포함함과 동시에 수행의 공간이며 포교의 공간으로의 종교적 기능, 왜란, 호란, 전쟁,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도 보전 관리되어온 역사문화적 기능도 더해진다고 판단한다. 앞서 평가액에 대한 결과를 따른다면 사찰림의 공익적 가치는 종교적, 역사문화적 가치를 더해서 일반 산림의 가치평가액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 산림의 1%를 차지하는 사찰림의 평가액을 1조 900억 원 보다는 가치금액이 높다는 판단이다.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과 생태계 교란에 의한 생물다양성 확보, 휴양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 경제적 가치, 생태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의 8.3%, 도립공원의 15.5%, 군립공원의 13.6%를 차지하고 있어 자연환경이 양호한 생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사찰림을 제외해서는 국립공원의 존재 자체가 어려운 곳도 있다. 국제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산림생태계 경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그동안 종교적 기능과 사찰의 경제적 기능 중심으로서의 가치를 가진 사찰림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사찰림에는 역사문화재 2,817건 중 1,180건(42%)을 차지하고 있어 문화유산적가치가 매우 높다.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천연기념물 455건 중 식물이 263건 그중 28건이 사찰보유로 되어있다.

사찰림에 대한 요구도가 많아지고 있음에도 도로확장, 시설물 증축, 매도, 교환 등으로 사찰림의 면적은 줄어들고 있고, 최근 10년 내 관련부처의 사찰림 관련 연구보고서의 건수는 매우 미미하며 일부 사찰에 대해서만 연구되어 있다. 사찰림이 가지는 생태문화적 가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경계는 사찰림에 대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국내 사찰림을 통한 경제적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지정 등으로 산림에 대한 제한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단지 예전부터 이용되었던 스님들의 수행공간으로서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일부 사찰에서는 포교, 명상, 치유 등의 목적으로 템플스테이 공간으로, 일부 사찰에서는 차나무를 식재해 차 잎 생산을 위한 공간으로서 활용하고 있다.

요즘 ‘치유’가 대세이다. 최근에는 경제림으로써의 기능은 축소되고, 생태, 종교, 공익적 가치가 많이 부각되고 있다. 사찰림은 건강한 숲이다. 또한 장소마다 특화된 수목들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부안 내소사는 전나무길, 고창 선운사는 동백나무 등 사찰마다 고유한 수림대가 있다. 이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부분에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수목원이나 템플스테이 등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다면 ‘치유’의 공간으로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사찰림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데 있어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산지관리법,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산림보호법,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문화재보호법, 자연공원법, 등 우리나라 어느 법에도 사찰림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다.

단지 산리관리법 상 보전산지 중, 15종류의 공익용 산지(임업생산과 함께 재해 방지, 수원 보호, 자연생태계 보전, 자연경관보전, 국민보건 휴양 증진 등의 공익기능을 위하여 필요한 산지)의 한 부분에 포함되어 있다.

사찰림의 기능에 대한 가치가 매우 우수한 반면 사찰림의 정의가 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운 실정이다. 사찰림에 대한 활용 등에 명확한 법적해석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많는 이들이 사찰림 비전과 구상 수립, 담당 직제 구축, 정보공개, 산림 전문 인력 양성, 모델 사찰림 운영, 협업체계 구축, 지원조직 및 모임 결성, 연구소 설립, 불교수목원 조성,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재 사찰림에 대한 가치평가 기준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찰림의 다양한 가치를 정량화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일본에서는 산지에 산재한 사찰과 사찰을 찾는 참배길이 2004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1,200년간 훼손되지 않고 여전히 이용되며 117개 사찰로 이루어진 고야산 곤고부지 마을과 독특한 풍광의 오쿠노인 마을, 그리고 인간의 활동으로 변형된 논밭과 산림의 독특한 문화경관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산사, 한국의 승지 승원이 지난 6월 말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평가기준을 보면 건축물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 이번 등재된 사찰 중 송광사가 빠져있는데, 송광사의 건물들은 6.25때와 빨치산 토벌 당시 많이 소실됐다. 6.25때 국군 장교가 불상을 달라고 했는데 안줬다고 불내고 도망치기도 했다고 한다. 송광사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스님들을 가르치는 사찰이다. 이곳에서 국사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사찰의 건물도 중요하지만 역사, 사찰 주변의 명승, 그리고 전체적인 자연과 생태적인 부분인 사찰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송광사의 아름다움 ⓒ장영환

※사찰림에 관한 데이터는 전영우 지음, 모과나무 출판 『한국의 사찰숲』 참조.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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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8709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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