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일기] 말라가 식물원과 도시공원

강호철 교수의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14
라펜트l강호철 교수l기사입력2018-10-02
세계 도시의 녹색환경과 문화 & LANDSCAPE’ - 214


스페인 편 - 16
말라가 식물원과 도시공원





글·사진_강호철 오피니언리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이 도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현지에 도착하여 수소문하게 되었답니다. 지도를 구해 살피는 게 최우선이지요. 마침 식물원이 있다기에 조사한 결과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변두리에 위치하였습니다. 혼자 택시로 이용하기는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네요. 그래서 가족이 함께 식물원 답사를 결정하였습니다.













식물원은 한적한 도시외곽의 산록에 위치하여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30여분 만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열대성 기후대에 속한 식물들이 펼쳐지네요. 이곳은 식물원이기보다 수목원에 더 가까운 분위기입니다.













거목으로 성장한 야자수가 곳곳에 버티고 있으며 부지 외곽으로는 유도화가 울타리로 식재되었습니다.

원내 가로에는 야자수가 식재되어 운치를 더해주네요. 독립수로 식재된 올리브나무의 노거수도 눈길을 끕니다. 표찰도 제대로 부착되어 식물을 관찰하는데 어려움이 없답니다.





마침 식물원 경내에서 야외 결혼식 행사가 있네요. 정장차림의 축하객모습이 매우 정갈하고 품위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한결 같이 화사한 복장에 모자를 쓰고 패션쇼를 방불케 하네요. 거대한 숲속에서 진행되는 예식이 퍽 인상적입니다. 숲속이 어두워 폰으로 촬영은 한계가 있네요.













식물원의 상당면적은 열대우림 지역으로 거대한 숲으로 자리합니다. 야자수와 상록활엽수가 어우러진 울창한 숲속에서는 하늘이 보이지 않고 어둡네요. 맹수나 파충류가 나타날 것 같아 두렵습니다. 그러나 몇 백 미터만 이동하면 곧 산책로가 나오고 화사한 꽃밭이 반기네요. 숲속에는 등고선을 따라 수로가 연결되어 더욱 풍요로운 숲이 유지되나 봅니다.













울창하고 거대한 밀림 지역을 지나면 경사진 척박한 땅이네요. 무척 건조하고 메말라 보입니다. 이곳에는 선인장과 다육식물들이 모여 있습니다. 환경여건을 고려하여 장소에 걸맞는 테마원을 배치하였네요. 부지의 서측 끝에 위치한 정자가 있는 쉼터까지 왔습니다. 동에서 서로 횡단한 셈이네요. 사이프러스가 도열한 한 가운데 위치한 연못과 정자는 이 식물원의 전망대이자 상징인데 아랍 분위기가 풍깁니다.





정자와 사이프러스.



작은 연못에는 수련과 노랑어리연이 개화되어 운치를 더해줍니다.











3시간에 걸쳐 식물원을 한 바퀴 살폈습니다. 정문 가까이 있는 카페에서 잠시 휴식하며 기념품 가게에도 둘러봅니다. 옛날에는 외국에 나오면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갖고 싶었는데, 이제 저를 유혹할 만한 물건이 쉽게 등장하지 않습니다. 나이 탓도 있겠지요. 좋아하는 음식이 변하듯이 구매하고 싶은 품목과 취향도 변한답니다.



식물원은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면 궁금하고 큰 아쉬움으로 남았겠지요. 택시로 이동하다 거리가 너무 매력적이라 저 혼자 내렸답니다.









도시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도로의 가로환경이 저를 택시에서 하차시켰지요. 곧 바로 오던 길을 따라 숲길을 걸어봅니다. 어린나무도 아니고 노령목도 아닌 가장 수세가 왕성한 야자수가 너무도 건강하게 보입니다. 필자가 경험한 가장 운치 있고 기능적이며 매력적인 보도로 평가하고 싶네요. 유럽의 잘 가꾸어진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나 일본의 삼나무 거목이 즐비한 숲길 못지않은 참 멋진 보행로입니다. 이런 길을 두고 택시로 이동하다니...



길이 갈리며 가로환경이 활엽수길로 바뀌었습니다.













주택가 인접한 소공원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많네요. 택시에서 내려 시내와는 반대 방향인 식물원 쪽으로 1㎞정도 올라 왔습니다. 날씨는 덥지만 이런 환경이라면 하루 종일 걸어도 좋겠네요. 적절한 그늘이고 통행 차량도 적어 걷기에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됩니다.



로터리에 식재된 조형 올리브나무.





야자수 거리를 이동하며 만난 주택가 소공원과 주차장.











도로 양편의 보행환경 못지않게 중앙 분리녹지대의 모습도 빼어납니다. 단순하지만 정교하게 다듬어진 수목들이 눈길을 끌지요. 야자수 거리는 대략 2㎞ 정도인데 아쉽네요. 더 걷고 싶습니다. 보도의 폭은 4m 남짓하지만 2열 식재되어 생육에도 좋고 그늘도 만족스럽네요.











램프시설로 이어진 육교와 가로환경.












비슷한 분위기로 인식되지만 수 십 컷의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야자수의 2열 교호 식재된 보행로가 아주 기능적이고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중복된 이미지를 여러 컷 소개하게 된답니다.













외곽에서 도보로 이동하며 만난 도시경관이지요. 모르는 길이지만 방향만 잡고 이동하며 새로운 모습들을 눈여겨 살핍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초행길을 개척하며 즐깁니다. 이는 필자가 터득한 매우 유용한 힐링 수법이지요.

긍정적 측면의 방랑자 신세로 답사에 임해 보길 권유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너무 조급함에 익숙한 처지랍니다. 그래서 여유로움을 쉽게 즐기지 못하게 되지요.










택시에서 내려 3시간 정도를 방랑자 모드로 즐기며 걷다보니 이미 시내에 들어왔네요. 구도심과 바다 사이에는 제법 큰 규모의 공원이 조성되어 완충지대 역할을 합니다. 오래된 공원이라 도시숲으로 표현함이 적합하겠네요. 오전에 답사한 식물원의 열대우림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공원의 중앙으로 간통하는 안전하고 여유로운 숲길이 최고의 매력이지요. 도심에서 가까워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거대한 숲속에는 다양한 조형물과 테마가 있는 명소 공간이 숨겨져 있지요. 도심에 위치하기에 더욱 이용 효율이 높고 보배로 느껴집니다. 공원은 위치가 중요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 울창하고 건강한 숲으로 육성되어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공원계획은 보다 미래지향적 안목으로 접근되어야 하겠지요.











산책하거나 운동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입니다. 야자수와 바나나가 많아 열대숲으로 인식됩니다. 이곳에서 바다는 100여 미터 거리랍니다. 대단한 숲으로 이루어진 도시공원이 부럽기만 하네요. 우리나라 남해의 물건리 어부방조림이 생각납니다. 이곳 역시 도시를 보호하는 방풍림 같기도 하네요.

글·사진 _ 강호철 교수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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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hul@gn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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