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한 조건은?

울산시, 고정희 박사 초청 강연 성료
라펜트l김지혜 기자l기사입력2018-10-21



그야말로 정원박람회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정원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국제적 행사까지 이어지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 서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인 고정희 박사는 '긴 호흡'과 '전문기관양성'을 강조했다. 


울산광역시는 지난 15일(월) 울산대공원 그린하우스에서 ′정원이 숨쉬는 울산′이라는 주제로 고정희 박사 초청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초청 강연은 (사)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회장 박태영)를 비롯, 시민단체, 시민, 관련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하여 정원과 정원박람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의견을 공유했다.


고정희 박사는 "국제정원박람회는 편의상 국제기구와 국제원예협회에서 인증 및 등록이 되어 있는 것이 좋으며, 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최소 6년 전에 신청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개최하려는 도시에서 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 박사는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의 정원박람회 


독일은 중앙 연방정부가 주관, 16개의 연방주가 모인 '부가(BUGA)'정원박람회가 격년제로 열린다. 또한 10년 마다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 성격의 이가(IGA)가 있다. 주 정원박람회인 LGS는 주 별로 임의로 결정되어 개최된다. 이가(IGA) 국제정원박람회는 부가(BUGA)를 2년마다 개최하던 중 다섯번째 마다 이가IGA로 개최하며, 연방차원에서 주최를 하되 각 도시들이 지원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독일 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의 원칙'에 입각해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식물 분야를 총 망라 한다. 수목, 관목, 초본류 등 모든 식물을 전시한다. 이는 정원박람회의 기원이 꽃, 식물, 원예를 주로 다루는 원예박람회였고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도이다. 


각 시대정신에 부흥하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정원박람회의 큰 테마를 설정하는 것도 특징이다. 시대의 큰 이슈를 다루며 '정원'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해결법을 찾을 수 도 있다. 


또한 독일 정원박람회는 시대에 따라 성격이 변화해 왔다. 특히 통일 이후 구 동독과 서독의 소득편차가 심했다. 이에 균형발전을 위해서 동독지역에서만 한동안 정원박람회를 개최했었다. 


2009년도 이후에는 기후변화, 도심 속 생태 등의 주제로 사회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주제로 개최됐다. 



부가(BUGA)사


독일은 정원박람회의 전문성과 통일성을 높이기 위한 유한회사를 따로 두고 있다. 이 회사가 부가(BUGA)사이다. 


부가(BUGA)사는 1951년 독일의 정원박람회가 처음 출범했을 당시부터 그 시작을 함께했던 전문가들과 함께 꾸려진 유한회사로, 연방정부에서 공동투자로 설립됐다.


정원박람회의 개최가 결정되면, 시와 부가사는 공동으로 시행사를 설립하여 정원박람회의 모든 행사들을 주관한다. 


또한 부가사에서는 시공, 운영관리, 마케팅, 스폰서, 철거까지 함께한다. 이후에는 해체된다. 


이렇게 자문기관을 따로 두는 독일의 제도는 정원박람회의 전체적 퀄리티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균일하게 만들어진다.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박람회의 총감독을 맡음으로서 일의 진행도 비교적 순조롭다. 


고정희 박사는 "정원박람회를 처음 개최하는 회사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자문기구는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이자 회사이다. 또한 부가사에서 파견하는 총감독은 모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말그대로 현장 '전문가'로서 더욱 일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피력했다. 



식물 디자이너


고정희 박사는 2013년 함부르크 벨헬름스 부르크 지역에서 건축박람회와 동시 개최됐던 'IGA함부르크 정원박람회'를 예로 들며, 식물 디자이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식물의 종류가 많고 그 관리가 어려워 10여년 전부터 새롭게 파생된 직업군인 '식물 디자이너'는 정원박람회에서 전체적인 '판'을 짜는 역할을 주로 한다.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지역의 환경과 각각의 테마 구역에 맞는 기본 식재계획을 하고 연출한다. 


특히 식물 디자이너들은 식물의 관리 계획과 변화과정 등을 염두하며, 10년 후의 변화까지 염두하며 식물을 식재한다. 


이는 박람회장의 전체적 통일감을 심어 줄 뿐 아니라 기본 식물 베이스를 잘 깔아줌으로서 꽃이 주가 되는 정원들을 더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고 박사는 "꽃으로 주는 임팩트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95퍼센트를 차지하는 수목들이 잘 심겨져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목들을 너무 밀집해 심어 수목이 시들시들한 모습을 많이 보았다. 좀 더 긴 시간을 염두하고 좋은 베이스를 까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국가 정원박람회를 위한 조건


고 박사는 성공적인 국가 정원박람회를 위한 조건으로 가장 먼저 정원과 조경의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수목을 식재하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 년이 소요된다. 그러한 모든 인프라 구축을 미리 해둘 필요성이 있다. 실례로, 독일 정원박람회의 신청서는 길게는 10년 전부터 제출되고 제안 승인이 나면, 바로 정원박람회를 위한 모든 준비에 들어간다. 


보다 긴 호흡으로 준비해서 일회성인 박람회가 아닌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박람회가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정원박람회를 위한 전문 인력확보도 중요하다. 고 박사는 우리나라는 아직 생소하지만 청소년기부터 실무 위주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부가(BUGA)사처럼 전문 기관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정원박람회에 대한 전문성과 품질을 높일 뿐 만 아니라 전국적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이밖에도 고 박사는 영국의 첼시플라워쇼, 프랑스 쇼몽 가든페스티벌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귀족적인 면모가 돋보있는 영국의 첼시플라워쇼의 경우 '올해의 식물'을 선정하며, 굴지의 회사, 유명한 인물들과 정원 작가들이 협업한 정원들을 매년 선보인다. 


느와르 강변에서 개최되는 프랑스의 쇼몽 가든 페스티벌은 지원 및 선발된 정원들이 선보이며, 별도의 수상은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주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 정원을 선보인다. 


고정희 박사는 "울산은 초행이지만, 태화강국가정원을 지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향후 울산대공원에서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다"며, "정원박람회가 울산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공공의 과제가 되어 다 같이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얼만큼 투자했느냐에 따라 그 만큼의 결과와 지속성을 도출할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들과 정원전문가들의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서 울산의 정체성을 확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_ 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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