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재현 산림청장이 말하는 ‘숲 속의 대한민국’에 대한 반박 글

글_심우경 고려대 명예교수, 심청 효 문화연구원 준비위원장
라펜트l심우경 명예교수l기사입력2018-10-31
김재현 산림청장이 말하는 ‘숲 속의 대한민국’에 대한 반박 글



_심우경 고려대 명예교수,
심청 효 문화연구원 준비위원장



김재현 산림청장이 말하는 ‘숲 속의 대한민국’
부산대학교, 도시조경포럼 200회 맞아 기념 특강 개최 
라펜트l기사입력2018-10-26

″도시의 미세먼지, 삶의 질과 관련하여 도시숲 조성 및 관리 법을 만들려고 노력″

부산대학교 조경학과는 도시조경포럼 200회를 맞아 기념 특강 시리즈를 준비한 가운데, 19일(금)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 본관 대회의실에서 김재현 산림청 청장의 특강을 개최했다. 

김재현 산림청 청장은 '내 삶을 바꾸는 숲'이란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특히 김 청장은 “숲은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야한다. 숲이 우리의 삶과 연결되었을 때 더 빛을 발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산림청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사례와 같이 SOC사업으로 ‘바람길 숲’ 조성을 할 전망이다. SOC사업이란 사회간접자본, 생활 편의를 위한 기반 시설들을 말하는데, ‘생활SOC’는 ‘사람, 이용’ 중심의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 동네를 더욱 살기 좋게, 편하게 만드는데 투자한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관점에서 본 숲, 국토의 관점에서 본 공익림 관리, 경제림 육성, 산림 경관벨트, 남북 산림 등에 대한 견해와 더불어 산촌 그리고 도시의 관점에서 본 숲까지 ‘숲’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또한 김 청장은 지난 1년간 문재인 정부에서의 활동으로 '남북산림협력'을 언급했다. 이에 북한의 산림 복원 시 많은 디자인적 요소들이 필요하며 이는 앞으로의 조경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지금까지는 도시와 관련된 정책들을 거의 하지 않았었다. 이제 도시의 미세먼지, 삶의 질과 관련하여 도시숲 조성 및 관리법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조경분야와 긴밀하게 상의하고 있다"며, “생태복원은 앞으로의 제일 큰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데 산림 전문가들은 수목의 생태적 기능에 강한 반면 계획 수립에는 약하다. 조경 전문가들은 관리, 계획 쪽에 강하다. 양쪽이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가 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위 기사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70세 넘는 퇴직교수가 자꾸 나서는 게 보기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잘 못을 알고도 침묵을 지키는 것은 위선이고 비겁한 사람일 것이다. 교수들이 점잔 빼느라 잘 못을 알면서도 바른 소리를 못 내고 있는 것은 교수자격이 없는 무리들이다. 한 사람의 교수가 되는 데는 개인의 노력. 투자도 있겠지만 국가의 엄청난 지원도 있었기 때문에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쓴 소리를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조경계에 어느 교수가 쓴 소리를 하는지는 독자들이 잘 알 것이고, 조용히 있으면 중이나 가며 점잖다는 평가와 함께 각종 상복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것이 아니다. 

우선 산림청장을 초대해 특강을 하는 부산대학교 도시조경포럼에 대한 개인의 소견이다. 산림청장을 초청한 것은 작금 조경업과 산림청과의 관계를 생각했어야 할 것이다. 산림청은 국가에서 국토의 65%인 산을 잘 관리해 필요한 목재생산을 비롯해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라고 1년 예산 2조원과 2,000여명의 산림청 직원 외 연구소, 산림조합 등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이 다 알고 있고 기대도 크다.  

그런 조직에서 수익 창출은 수원저장. 야생물 서식지. 여가공간 등 자연[숲]이 주는 공익적 이익 외에는 미미하며 조경수 판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조경수 생산은 산림청 고유 업무가 아니다. 목재 자급율도 10% 미만이며 기후변화로 소나무. 참나무류가 사라지고 있는데 대체수목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면서도 산에 녹화를 성공적으로 끝냈으니 이제는 도시조경을 차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각 부서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편리할 대로 운영되는 것은 엄청난 세금을 낭비하고 중복투자 등의 혼란을 야기 시킴은 분명한 사실이다. 산을 성공적으로 녹화해 할 일이 없으니 도시조경을 하겠다는 판단은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처사다. 임무가 끝났다면 당연히 문 닫아야지 왜 남의 영역을 넘보며 혼란을 야기 시키고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알고도 방관하고 있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산림청장은 산림청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사례와 같이 SOC사업으로 ‘바람길 숲’ 조성하겠다고 했단다. 바람길 숲은 얼핏 들으면 오염된 도시공기를 교외의 맑은 공기로 순환시켜 도시공기를 정화하고 문제가 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겠다는 취지에 동의하겠지만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는 혹독해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을 막아주는 ‘장풍(藏風)’을 중요시 했고 전통마을의 골목길이 구불구불하고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에 내벽을 설치했던 조치도 찬바람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지혜였다. 바람길은 독일의 경우 공업단지에서 발생되는 오염된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50여년 전에 도입한 기법이지만 에너지 절약형 도시를 가꾸는 데는 현명한 방안이 아님이 증명된 폐기처분된 기법을 우리나라 건축가들이 아파트 단지에 도입하고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숲을 부쳐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의 녹지는 허파역할을 한다는 기능은 다 아는 사실이고 지구의 허파는 아마존강 유역 산림이고, 런던의 하이드파크를 ‘런던의 허파(Lung of London)’라는 애기도 진부한 사실이다. 산업화로 인해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에 몰려들며 도시화가 발생되고 한정된 도시의 비싼 땅에 녹지를 보전할 수 없어 열악한 환경에서 근로자들이 살면서 건강이 쇠약해져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니 근로자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영국의 산업도시 버큰헤드 시 의회에서 1843년 법을 제정하여 버려진 땅에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공원(public park)이 1847년 개장한  버큰헤드 공원(Birkenhead park)이다. 이 공원조성의 영향을 받아 1858년 뉴욕에 100여만평의 중앙공원(Central Park)이 설계되며 조경가가 등장했고 이어 1900년에 세계 첫 조경학과가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 조경학과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따라서 조경학이라는 신학문이 사회의 요구에 따라 등장했으며, 미국 갤럽조사 발표에 의하면 장래 30대 유망직종에 조경업이 들어가 있고, 조경가가 건축가 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게 선진국들의 현실이다. 

즉 소규모의 사적인 정원조성에서 대규모의 공공적인 공원조성이 필요함에 따라 조경업 등장한 배경이다. 한국에서도 1970년대부터 조경업이 도입되면서 40여개 대학교에 조경학과가 설립되어 수많은 졸업생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다시 소규모의 옛 정원조성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아우성이니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현실이고 여기에 산림청이 나서고 있으니 언어도단이다. 

더욱 가관은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는데 방문행사의 주요한 이벤트로 기념식수를 했는데 모감주나무가 식재된 것이다. 행사 장면을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보면서 너무나 의아했는데 왜 하필이면 모감주나무였을까? 상징성이 화합이라 선정했다는 배경은 들었지만 모름지기 대통령의 기념식수는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기 때문에 수령(樹齡)이 긴 나무여야 하고 남북한 국민들에게 친숙한 나무여야 하는 것은 기념식수 수종선정의 기본 원칙일 것이다. 모감주나무는 중국산으로 우리나라 안면도를 비롯하여 서해안 몇 군데 군락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는 모감주나무 종자가 바닷물에 떠날라 와 자리 잡고 있을 뿐 국민들 대다수가 잘 모르는 나무이고 수령이 길지도 않은 소교목으로 기념수로는 적합하지 않는 나무였다. 북경 천안문 광장 주변에 가로수로 식재된 것을 보고 여름에 꽃이 귀할 때 노랑꽃이 피어 주택가 2차선 정도의 좁은 가로에나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뜬금없이 대통령의 역사적 기념수로 식재된 것을 보고 동행한 산림청장이 추천하지 않았나 의심된다. 

그리고 북한 산림녹화를 위해 남북한이 힘을 보태는 것은 좋으나 난방. 취사에 필요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고 식재해 봐야 5,60년대 우리나라 민둥산 같은 결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식재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북한주민들의 에너지 문제를 태양열. 풍력. 지열 등의 재생에너지로 해결해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같이 중화학공업 정책으로 외화를 벌어 연탄. 석유. 가스 등을 수입하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주니 산에는 제2천이가 발생하여 자연스럽게 녹화가 된 것이다. 산림청이 조림했다는 리기다소나무, 아카시나무는 외래종이기 때문에 도태되고 찾아보기 힘들지 않는가.

또한 도시숲(urban forest)이라는 용어는 캐나다에서 처음 쓰며 조경가는 나무를 모르고, 임업가는 디자인을 모르니 그 사이에 새로운 영역으로 탄생한 것이지 산을 관리해야 하는 산림청 소관이 아님(mountain forest)을 알아야 할 것이다. 

글이 길어졌지만 상기의 내용은 나만이 아는 사실이 아니고 대부분 교수들은 다 아는 사실들인데 왜 나만 욕먹으며 떠들어야 하는지 허탈 웃음이 나온다.
_ 심우경 명예교수  ·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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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si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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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포 교수님 고견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후학들을 위해 많은 질책과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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