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시 조경가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사)한국조경협회, ‘도시재생 세미나’ 개최
라펜트l전지은 기자l기사입력2018-11-02


(사)한국조경협회(회장 최종필)은 도시재생 세미나 2nd ‘도시재생에서 조경의 역할, 현장사례를 통한 실제적 이야기’가 지난 11일(목) 마포문화비축기지 T2 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최종필 (사)한국조경협회 회장은 “조경이 도시재생에서 큰 열학을 할 수 있고, 조경의 참여가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조시재생 정책에서 참여에 아쉬운 점이 있다, 세미나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과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의 발제가 있었다.

안상욱 이사장은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 센터를 결합하고 실무를 할 중간지원조직에 환경조경인들이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와 주민 사이에 있다.

안상욱 이사장은 사람중심의 진보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용성, 주민참여, 약자중심 배분, 공동체 구축 등을 키워드로 하는 ‘커뮤니티디자인’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공동체 지원, 마을계획수립, 마을재생, 도시재생의 단계별 환경조경계의 역할을 찾아야 하며, 특히 “도시재생뉴딜사업 이전 단계에서 마을공동체를 기르는 것이 낙후된 지역에 대한 재생의 기반이 되며, 이 단계에 환경조경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주체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해가는 ‘갈등조정가’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상욱 이사장은 “질, 규모를 따졌던 환경조경프로젝트의 환상을 빨리 지우고 환경조경의 미래는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윗세대는 많은 부분을 젊은 환경조경가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며,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 일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금 대표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조경가에 대해 설명했다. 퍼실리테이터란 여러 사람이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함께 일을 할 때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도록 일의 과정을 설계하고 참여를 유도해 질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즉, 사회적 성찰을 촉진시키는 촉진자로서의 전문가의 역할이다.

지역내 자투리공간 사용, 골목길, 어린이공원 등 과거 시민단체에서 했던 일들이 이제는 행정부처의 사업으로 이루어진다. 커뮤니티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이에서 조경가는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김연금 대표는 “커뮤니티디자인은 과정에서 주민을 참여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협력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주민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 스스로 이익을 검토하도록 하는 중개인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천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의 대상은 공무원에서 이해관계자로, 과업의 범위와 내용이 명확했다면 과정 중에 함께 찾아나가는 것으로, 마스터플랜의 결과중심적 계획과 디자인은 사회적 정당성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계획과 디자인으로, 장소를 지배하는 계획은 주민 스스로가 장소를 관리하도록 하는 계획으로, 전문가적 지식과 과학적 정보는 커뮤니티의 길 위에서의 경험으로, 전문분야별 분화된 접근은 통합적 융합적 접근으로.

아울러 “하나의 프로젝트를 넘어 조경분야 전체가 퍼실리테이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필 (사)한국조경협회 회장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대표



이어지는 토론에서 또한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조경가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김도훈 안산시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은 “마을계획과 역량강화, 즉 사람들과의 협업과 팀플레이,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 일들은 융복합에 강한 조경가들이 잘 한다. 건축, 토목과 달리 조경의 영역에서는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이 단계에서의 조경가의 참여가 중요하며, 이후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재생 분야에 발맞춰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 주로 공간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경향이었다면 최근에는 공간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재생시키려고 한다. 공간과 사람을 잘 매칭 시켜 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뉴딜사업은 사회운동가들이 많이 참여해 전개하다보니 공간에 대한 이해가 높지는 않다. 비어있는 오픈스페이스를 생활 인프라로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놓치는 부분도 왕왕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공간뿐만 아니라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조경분야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문가가 지역에 대한 조정자의 역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방식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민간협력 참여방식을 도입하고, 시민참여를 전후방으로 확대하기 위해 도시계획 수립전과 계획 후에 적극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시민단체와 기초의원, 전문가들이 참여한 주안단체들의 주도, 주체적 참여와 함께 문제해결중심의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욱 ㈜라트로퍼레이션스 대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신청 전 도시재생전략 및 활성화계획 수립 단계부터 조경가가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위사업보다 상위계획에서 조경가가 참여해야한다는 것이다.

오기영 수원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생태공원과장은 발주부서로서 “중앙부처의 조경직제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녹색도시과를 조경과로 분리해 조경전문가가 배치되어 전국의 공원녹지를 관장해야하며, 산림청의 녹지조경팀, 정원팀을 조경과로 확대 개편해 전국 지자체와 업무지원체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에는 조경직제를 신설해 생태계보전협력사업, 레인시티사업 등을 강화하고, 광역 및 기초지자체 조경전문직을 배치해 전문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지자체 도시 특성에 따른 발주기관의 관련부서와 기획부서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재생을 통한 그린인프라의 확충과 조성을 위해 조경전문가가 주요 기획부서에 배치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용역구조개선에 대한 내용도 논의됐다. 도시재생사업은 주민과의 논의 과정을 담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대가기준이 적절치 않아 비용부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시계획부분은 참여형 엔지니어링 대가가 만들어졌지만 조경은 없는 실정이기에 열정페이로 활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상욱 이사장은 중앙집권형 계획 설계 체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장중심이고 주민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하기에 지역에서 새로운 젊은 엔지니어들의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현장에 상주하는 조경엔지니어링들이 몇 군데씩만 있더라도 컨소시엄 형태로 역할을 나누면 해당 지자체, 주민과의 소통의 긴밀성 측면에서 현재 시스템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단장은 “건축분야에서는 지역의 빈집을 매입해 들어가 관리하면서 일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우리들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종필 회장은 “도시재생사업을 수의계약으로만 하려다 보면 어려움이 생긴다. 기본계획에 관련된 것들을 국토개발품셈이나 실비정산가산방법 등으로 적용을 하는 등 관에서 인정만 해준다면 정상적으로 발주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행사의 말미에 “어린이, 지역주민 등 비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그들이 알고 있는 좁은 범위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잘 읽어서 전문가들이 좀 더 발전시키는 노력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과거 하드웨어 중심으로 도시계획적 접근을 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람중심으로 접근한다. 조경분야가 활약할 수 있는 영역이 커졌다"며 조경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글·사진 _ 전지은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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