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역, ‘정원이 있는 미술관’으로 탈바꿈

서울시-서울교통공사, 1년 간의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 완료…개장식 개최
라펜트l김지혜 기자l기사입력2019-03-15


녹사평역 지하4층 정원 / 서울시 제공


지하철 ‘녹사평역’이 공공미술과 자연의 빛, 식물이 어우러진 ‘정원이 있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당초 지하 2층에 있던 개찰구를 지하 4층으로 내려 승강장을 제외한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역사 전체 공간이 시민에게 완전 개방됐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년여 간의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지난 14일(목) 새롭게 변신한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을 첫 공개했다.  


리뉴얼된 녹사평역은 남산과 미래 용산공원을 잇고 이태원, 해방촌, 경리단길을 연결하는 서울 핫플레이스의 중심으로, 그 자체로 하나의 미술관이 되는 ‘지하예술정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역에 진입해 승강장이 있는 지하 5층까지 층층이 내려가다 보면 독특하고 아름다운 기존 구조를 적극 활용해 곳곳에 설치된 예술작품과 지하정원을 만날 수 있다.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綠莎坪)’이라는 녹사평의 의미가 모티브가 됐다.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의 공간은 ▲세계적인 작가와 국내 중견‧신진 작가 총 7명의 공공 미술작품 지하 식물정원 시민 이용시설(갤러리,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텅 비어있던 지하 4층 원형홀은 600여 개 식물이 자라는 ‘식물정원’이 조성됐다. 단순히 눈으로 보고 힐링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정원사들이 상주하면서 화분을 가꾸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정원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일반건물 기준 지하 11층 깊이(지하 4층 원형홀)에 조성된 정원은 낮에는 천장의 유리 돔으로 들어오는 자연의 빛이 이곳 풍경에 특별함을 더할 전망이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위로와 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넓은 면적에도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 방치됐던 대합실(지하4층)에는 ‘숲’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기다린다. 천장에는 뜨개질로 완성한 알루미늄 와이어가 녹색식물 터널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한 켠에는 마치 남산 소나무 숲길을 걷는 것 같은 설치예술작품이 눈길을 끈다. 가장 깊은 공간인 승강장(지하5층)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색연필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미술작품이 딱딱한 플랫폼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전환했다. 


방치됐던 공간을 활용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갤러리(지하 1층)와 세미나실(지하 4층)도 새롭게 조성됐다. 전시나 예술프로그램, 강연회, 발표회 등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녹사평역의 트레이드마크인 깊이 35m의 대형 중정(메인홀) 안쪽 벽면 전체에는 얇은 메탈 커튼을 걸어 정중앙 천장 유리돔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을 반사, 역사 내부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담아내는 거대한 캔버스로 만든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빛이 움직일 때마다 마치 다른 공간에 와있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공 미술작품은 지하 1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빛-숲-땅’이라는 층별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숲을 지나 땅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댄스 오브 라이트 숲 갤러리 녹사평 여기... 흐름(流) ▲담의 시간들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 등 7명의 작가가 녹사평역만을 위한 총 6개 작품을 볼 수 있다.  


시는 녹사평역 공공예술정원 개장과 함께 녹사평역부터 용산공원 갤러리까지 용산기지 주변지역을 워킹투어하는 ‘녹사평산책’이 14일(목)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용산기지와 주변지역의 삶과 도시인문적 요소를 살펴보고 용산공원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녹사평산책은 용산공원 갤러리와 연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워킹투어로 녹사평역 지하 1층에서 출발하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yeyak.seoul.go.kr) 사전 신청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3월 중에는 매주 1회(목요일) 운영되며 4월부터는 주 2회(목‧토요일)로 확대 운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14일(목) 진행된 개장식에는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안규철 공공미술위원장 등 총100여 명이 참석했다.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서울은 미술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eoulismuseum)나 녹사평역 프로젝트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NoksapyeongArtProject)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녹사평역은 일상적인 공간인 지하철역을 시민들이 공공미술을 접하고 머물고 싶은 장소로 바꾼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새로운 시도”라며 “신진예술가와 청년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곳, 예술로 가득한 새로운 장소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단순히 지하철역에 미술작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쓰임 없이 텅 비어 있던 지하철역 공간 활용 방식 자체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다. 미술작품이 마치 배경처럼 기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녹사평역 내부 구조를 따라 미술작품과 시민공간으로 채워 역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자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서울은 미술관'의 하나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추진했다. 텅 비고 차가운 교통시설을 자연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문화명소로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17년 공모를 통해 녹사평역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해 작년 8월 착공에 들어갔다. 


녹사평역은 용산 미군부지에 조성될 용산공원이 개방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역으로, 도시공원과의 연결성, 역사의 규모,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지로 선정됐다. 



녹사평역 지하4층 정원 / 서울시 제공


숲 갤러리 (Forest Gallery) / 서울시 제공


숲 갤러리 (Forest Gallery) / 서울시 제공

_ 김지혜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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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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